산 자들 읽기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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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 불쌍하다고, 잘 봐주려고 했었잖아. 가난하고 머리가 나빠 보이니까 착하고 약한 피해자일 거라고 생각하고 얕잡아 봤던 거지.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거든. 걔도 알바를 몇 개나 했다며. 그 바닥에서 어떻게 싸우고 버텨야 하는지, 걔도 나름대로 경륜이 있고 요령이 있는 거지. 어떻게 보면 그런 바닥에서는 우리가 더 약자야. 자기나 나나, 월급 떼먹는 주유소 사장님이랑 멱살잡이해 본 적 없잖아?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장강명 지음
그 증명서를 보고 너를 경력 채용하려는 회사가 나한테 평판 조회를 부탁하면 내가..... 아니, 됐어. 그런 걸 너한테 가르쳐줄 필요는 없지. 너는 모르고 나만 아는 세계도 있거든.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장강명 지음
"자존심이 밥 먹여 주는 거 아니지. 그런데 그때는 사람이 밥만 먹고 사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장강명 지음
내가 굴욕이라고 생각하면 굴욕이지만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게 굴욕이라고.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장강명 지음
망하게 하느냐, 살리느냐, 얼마나 정직해지느냐. 이것은 법원의 산수였다.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장강명 지음
해고계획이 회생계획이었고 회생계획이 해고계획이었다.
해고는 살인이었으므로 그들은 '죽은 자'들이었고, 해고자 명단에 오르지 않은 사람은 '산 자'가 되었다.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장강명 지음
어쩌면 회사는 생사의 기로가 아니라 그저 빨리 망하는 길과 천천히 망하는 길 사이에 있는 건지도 몰랐다.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장강명 지음
사장의 표정이 달라진 것을 지적하는 직원은 없었다. 위원장에 비하면 관리인은 보다 대체하기 쉬운 존재라서 그럴 터였다.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장강명 지음
어쩌면 위원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은 자기일지도 모르겠다고 사장은 생각했다. 두 사람은 이 상황에서 자유의지라 할 것이 거의 없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 두 사람 모두 타협을 하는 순간 변절자가 될 처지였다.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공장 밖에서, 장강명 지음
보는 사람들이 냉담해질수록 양쪽은 점점 더 절박해져 갔다. 급기야는 집회 전체가 거대한 종교 행사처럼 되었다. 구세주 대신 총고용을 빌거나, 휴거 대신 경찰 병력 투입을 기다렸다.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공장 밖에서, 장강명 지음
눈만 밖으로 내놓은 죽은 자들은 얼굴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붉은 수건 위 까많게 탄 피부에 핏발이 선 눈. 로봇이나 거대한 매미 같은 인상이었다. 그네들끼리도 구분이 안 갔다.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공장 밖에서, 장강명 지음
그 경로를 따라 상점들이 생겼다. 그것은 작은 돈의 법칙이었다. 구수동 사거리 북동쪽으로는 대형 마트가 들어섰다. 그것은 큰돈의 법칙이었다.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현수동 빵집 삼국지,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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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님의 문장 수집: "그 경로를 따라 상점들이 생겼다. 그것은 작은 돈의 법칙이었다. 구수동 사거리 북동쪽으로는 대형 마트가 들어섰다. 그것은 큰돈의 법칙이었다."
천명관의 고래가 생각난다.
고래 - 천명관 장편소설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시리즈 19권.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지금까지의 소설 문법과 그 궤를 전혀 달리하는 작품으로, ‘노파-금복-춘희’로 이어지는 세 여인의 굴곡지고 파란만장한 삶을 농염한 묘사와 압도적인 서사로 그려내며 단번에 평단과 독자를 사로잡았다.
그녀는 자신들이 마분지로 만든 배를 타고 강을 건너고 있다고 생각했다. 무사히 강기슭에 이를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현수동 빵집 삼국지, 장강명 지음
자신들의 가게가 목이 좋기 때문에, 문을 닫는 시각은 오히려 자신들이 정할 수 없음을 주영은 깨달았다. 목이 좋다는 것이 덫이고 함정이었다.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현수동 빵집 삼국지, 장강명 지음
장사는, 돈을 쓰려는 사람을 섬기는 일이었다. 그러려면 그들의 마음을 이해해야 했다.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현수동 빵집 삼국지, 장강명 지음
발바닥이 아프거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져 울음이 나올 것 같으면 악을 쓰는 게 유용한 요령이다. 얼굴을 찡그리면서 눈물을 땀인 것처럼 위장하면 된다. 몇 시간 동안 거울로 제 얼굴을 보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과 대화도 없이 땡볕과 아스팔트 열기 속에서 고행을 하다 보면 자기 자신이 존재한다는 감각이 희미해진다. 그럴 때에는 악을 써서 제 목소리를 귀로 들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현실감을 되찾아야 한다. 그렇게 악을 쓰는 건 일종의 대화이기도 했다. 나 죽을 것 같지만 조금 더 버틸게, 그러니까 너희도 버텨 하는. 신은 자신이 오래전부터 악을 써 왔다고 생각했다.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대외 활동의 신, 장강명 지음
신은 자신이 어떤 역할극을 수행하는 중이고, 그 자리에서 너무 순도 높은 진실은 피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저 학생들은 자신들의 상품성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몰라.'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대외 활동의 신, 장강명 지음
제가 놓친 게 뭡니까? 애초에 뭔가 괜찮은 걸 노려볼 기회가 저한테 있기나 했습니까? 처음부터 컵에 물은 반밖에 없었습니다. 그 반 컵의 물을 마시느냐, 아니면 그마저도 마시지 못하느냐였습니다. 다시 대학교 1학년이 된다 해도 똑같이 할 겁니다. 대외 활동이 아니었다면 저는 대학 생활 내내 빌빌대면서 허송세월했을 겁니다. 그렇게 빌빌댈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단 말입니다!
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대외 활동의 신,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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