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나눔] 여성살해,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 - 필리프 베송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D-29
@borumis 링크 감사합니다. 시간내서 봐야겠습니다.
저도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과 같은 책으로 감정적 영향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공유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아빠가 방금 엄마를 줄였어." 레아는 열세 살, 나는 열아홉 살이었다. 우리는 이 같은 성격의, 이런 규모의 재앙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분명히. 그런데 그런 일이 우리에게 벌어졌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생각해보면 어머니는 자주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택시 안에서 나는 그동안 그 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것을 깨달았다. 거기에는 분명 원인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어떤 징조라는 게 있었음을 항상 뒤늦게 깨닫게 되는 거 같네요..
맞아요. 꼭 지나고 나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나면 깨닫는 경우들이 더 많아서 너무나도 슬픈 것 같아요.
그쵸.. 아빠가 말하던 것도 그렇고.. 레아의 전화를 받을때부터.. 아이들도 어느 정도 예감했던 것 같아요.. 평소에 얼마나 심했을지 생각만해도 끔찍하네요..ㅜㅜ
나는 다가가 동생을 품에 안았다. 마침내 이 포근함에 기댈 수 있었다. 아니 그러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레아는 내가 하는대로 가만히 있어서 나무를 껴안는 것 같았다. 동생은 팔을 늘어뜨리고 나를 마주 안지 않았다. 이 무기력은 적대감이 아니라, 동생에게서 삶이 빠져나갔다는 뜻이었다. 어떤 움직임도, 어떤 감정의 가능성도 없었다. 생기를 잃고 껍게기만 남은 모습에서 동생이 겪은 폭력성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45p,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저도 오늘 읽은 부분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습니다...
네 삶이 빠져 나가고 껍데기만 남았다는 부분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ㅠㅠ
트라마우마로 인해... 동생에게서 '삶이 빠져나갔다.'는 표현이 가슴에 저릿하게 남네요
어떤 움직임도, 어떤 감정의 가능성도 없었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p45,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충격으로 인해 나도 모르는 행동이 자연스레 표출된다는 점이 얼마나 잔인하고 슬픈 일인지 이 문장을 통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책 잘 받았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읽고 함께 마음 나누겠습니다.
레아가 "칼로 찌르는 소리"(54쪽)도 들렸다고 한 대목에서 윽! 작게 비명 소리가 저절로 났습니다. 레아가 어떻게 그 비극을 감당해 나갈지 심히 걱정이 되네요...
그들은 안타까워했고, 끔직해하면서도 결코 관중석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연민에서 우러나온 행동은 아니었다. 어쨌든 연민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그것은 관음증이었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38쪽,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저도 이 문장을 수집하려던 참에 @지혜 님의 글을 발견했습니다. 이 문장을 읽으며 이 책을 이렇게 몰입해 읽고 있는 나도 '맨 앞줄을 지키고 선 관중'들과 다르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뜨끔했습니다.
몇 년이 걸릴까? 동생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깊은 심연에서 빠져나오려면? 그건 단지 시간의 문제일까?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42쪽,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잠시 그를 뚫어져라 보았다. 더는 화가 나지 않았고, 분노가 순식간에 사라졌고, 이제 그 무엇도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삶은 뉴스거리가 되었고, 경찰과 법원의 소관이 되었고, 이제 내게는 발언권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p41,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화자인 나가 어머니에 대해 꽤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그에 비해 아버지에 대해서는 비극이 일어난 후 고모로 부터 전해들은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대조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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