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나눔] 여성살해,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 - 필리프 베송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D-29
맞아요 저도 단두대 칼이 떨어지는 소리였다 하는 문장에서 감정히 고스란히 느껴지더라고요
어머니를 여의고 의도치 않게 엄마가 된다는 게 모진 운명에 맞서 승리를 거둔 것 같기도 하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75쪽,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그날 이후 나는 표면에서 벌어지는 일을 이해하기 위해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기억의 조각들은 다른 기억들과 이어지거나 서로 연결될때 비로소 단서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77쪽,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책을 펼치기 까지 손에 잡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한번 잡으면,, 다시 접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책입니다. 전, 그 누구보다도 레아가 마음에 걸려요. 어린 나이이기도 하지만, 엄마의 상황을 누구에게도 특히 오빠에게도 말할수 없는 상황과, 무너저 가는 엄마를 어쩔 도리 없이 보고만 있어야 하는 처지, 그리고 그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랐을 무력함,, 거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의 자리는 내 주었던 상황에서 이제는 아빠가 송두리체 처참한 자리로 니버려져야 하는 상황까지.. 얼마나 큰 충격일까 상상도 가지 않는 처지라서..마음이 너무 쓰이네요.. 베르디에의 뻔뻔함과 무력하게 집으로 돌아갔음 엄마의 뒷 모습을 상상하면 그 등이 얼마나 시렸을까... 생각하니. 화가나고 슬퍼요.
그렇게 어머니가 내지른 구조의 외침은 '놓치는 일'이 됐다. 나는 "폭행당한 여자보다 길 잃은 개나 부서진 차가 더 중요하다는 말씀이신가요?"라고 물었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p. 153,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가장 순진하게, 그래서 가장 잔인하게 레아가 대꾸했다. "그럼 당신들이 제대로 일했다면 우리 어머니가 죽지 않았을 거라는 뜻인가요?"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p. 154,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가정의 달이라는 5월에 가정 폭력에 대한 책을 읽는다는 생각을 하니.. 무겁기도 하고.. 행복해야 할 가정이 왜 이리 폭력이 난무한 곳이 됐는지 마음이 아팠습니다.
레아는 다시 입을 뗐다. "아버지가 찌르는 걸 봤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소리도 들렸어요. 엄마의 비명 소리가 아니라, 칼로 찌르는 소리요. 그런 소리가 나는 줄은 몰랐어요." 나는 소령과 눈이 마주쳤다. 동생보다 나를 더 염려하는 눈빛이었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54p,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내가 기억하는 한 아버지는 좌절하고 분노하며 비난하는 사람이었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p79,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우리를 둘러싼 삶은 계속되었다. 그것은 멋지고도 끔찍했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p93,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이렇게 쓰는 게 그 사람을 위한 변명거리를 찾는 것으로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 그에게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 어떤 변명도. 나는 어떤 설명을 찾았던 것 같다. 때때로 그것은 질식하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81쪽,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할아버지도 분명 우리처럼 충격과 절망에 빠졌겠지만, 동시에 중요한 건 아직 구할 수 있는 것을 구하는 것이라고 반사적으로 받아들였다. 우리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89쪽,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우리를 둘러싼 삶은 계속되었다. 그것은 멋지고도 끔찍했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93쪽,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레아는 그 이야기와 거리를 둘 준비가 된 것 같다고, 그러기를 바라고 있다고 느꼈다. 레아는 그럴 힘이 있었다.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아 다시 빠져들고 싶지 않았다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상처받은 사람들 특유의 순백의 확고함을 레아는 지니고 있었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102쪽,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가정 내에 비극이 발생했을 때 남은 구성원들이 어떻게 느끼고 행동할 수 있는지 그 일면을 보고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 사건의 일차적인 당사자인 "어머니"나 "그"에 관해서 뿐만 아니라 레아와 나에 관해서도 알 수 있어 한층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 느낌입니다. 레아가 어떤 학교를 다니는지,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는지 그리고 나는 왜 집을 떠나게 되었는지, 파리에서 무엇을 하는지 등을 알게 되니, 그들이 더욱 구체적인 인물로 다가와 그들이 겪게 된 비극이 더욱 끔찍하게 느껴집니다.
아름다운 미소였다. 괴물이 아름답게 미소 짓지 말란 법은 없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p.84,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우리를 둘러싼 삶은 계속되었다. 그것은 멋지고도 끔찍했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p.93,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22장까지 읽었습니다. 16장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요, '못났다 못났다 참 못났다'하면서 읽었습니다. 어머니는 자신의 소심한 성격과 단조로운 삶과는 정반대인 즉흥적이고, 불만과 짜증이 많고, 분노조절장애 수준의 폭발적인 남편을 두고 그들 사이가 서로 균형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아버지에게 순종했던 삶을 벗어나기 위해 일탈을 꿈꾸었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고, 아마 그래서 남편의 첫인상이 꽤나 멋져 보였을 수도 있었겠다...라고 이해해보기도 했습니다. 소령의 질문 과정에서 화자는 여러모로 어머니와 동생에게 죄책감을 느낍니다. 아버지의 폭력에 그대로 노출된 어머니와 동생을 외면하고, 어머니가 우울증 환자였다는 사실조차 몰랐으며, 아무것도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이 엄청난 고통의 무게를 열세 살 동생이 혼자 짊어지게 방치했다는 것에 크게 자책했을 거 같아요. 이 대목도 참 아프더라고요. 사실 화자 역시 고작 열아홉 살이잖아요. 외할아버지에 대한 얘기도 잠깐 나오는데요. 마음에 들지 않는 사윗감, 그럼에도 딸의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했던 자신의 선택을 얼마나 후회했을지 상상이 갑니다. 어머니가 2년 전 아버지와 별거했을 때 그대로 헤어졌어야지! 해는데, 과연 아버지가 순순히 이혼을 받아들였을까를 또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쵸.. 정말 아무리 너그럽게 봐줘도 정말 '못난놈'이란 생각밖에.. 정말 변명의 여지가 없네요.
@borumis 읽으면서 점점 화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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