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나눔] 여성살해,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 - 필리프 베송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D-29
개인이 겪은 불행한 사건은 그것이 아무리 치명적인 것이라 해도 각종 매체에서 지나가는 뉴스꺼리로 취급되기가 십상입니다. 당사자에게도 사건은 너무도 순식간에 지나쳐 가버리기에 시간이 지나서야 그것이 무엇인지 겨우 짐작할 뿐이고, 그것이 또한 무엇이 될지에 대해선 전혀 가늠할 수조차 없는 것이죠. 그렇게 맞이할 뿐. 고통은 천천히 다가옵니다. 뒤늦게 고통을 맞이하고 극복해야할 숙제를 가지게 됩니다. 어쩌면 이제부터가 살아야할 인생이 되는 것이죠. 산산히 부셔져 파괴된 삶의 조각을 모아 다시 일으켜 세우기를 같이 기도합니다.
은유 작가의 추천서 내용 중 "폭력보다 오래 살아남은 자의 증언은 문학이다."라는 문장을 여러 번 읽게 됩니다. 이 비참한 현실에서 문학이 존재(해야)하는 이유를 생각하게 됩니다. 마지막 책 장을 덮으며, 책 뒷 표지의 "삶은 완전히 부셔졌고 그래도 살아가야 하기에... 나는 오늘도 파괴된 삶의 조각을 모은다."라는 문장을 이 사회에 새기고 싶습니다. 반드시 읽혀야 하고 들려야 하는 목소리이기에, 그래서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깊게 깊게 새기고 싶습니다.
오은영 박사님을 좋아해서 '결혼지옥' 이라는 프로를 자주 봐요.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는 부부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가 보여줍니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부부는 서로 상대방을 탓하고 그들의 비난은 일정 부분 정당합니다. 저는 부부의 모습을 보며 때로는 혀를 끌끌 차고 때로는 안타까워 눈시울을 적십니다. 그러다 어느 날은 이 곳에 나올 수 없는 커플들을 생각합니다. 부부싸움에서 쏟아져 나온 막말, 사이 안 좋은 시댁, 펑크 난 카드 값 말고 어떤 부부에게는 부러진 갈비뼈와 함몰된 이마, 시퍼런 눈덩이가 있겠죠. 정신과 의사의 카운슬링 말고 경찰의 공권력이 필요한 사람들. 일단 살려야 되는 목숨들.
정말 좋은 책이니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현재의 출판 상황에서도 용기있게 출간을 결정하신 @레모 출판사 대표님께도 좋은 책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려요.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 책을 함께 읽으며 다른 분들이 남겨주신 글에 많이 위안을 받았고 몰랐던 것을 배웠고 작은 희망을 꿈꾸게도 되네요. 모두 감사합니다.
우리의 길은 조금 더 멀어질 것이다. 그때 내가 몰랐던 것은 우리 중 누가 바른길로 가는지였다. 바른길이 있다면 말이지만.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p226,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세상은 우리를 그저 부수적 피해자로 여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까 우리는 눈에띄어서도, 목소리를 내어서도 안되는 피해자가 되어야 했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p236,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보면서 내내 마음이 아프고도 저조차도 어찌해야 할 지 매번 고민하는 부분들을 맞닥뜨려서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저는 이 책을 보면서 마지막 장이 유독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이 부분이 최근(?)이라고 하기엔 반년이 지나긴 했지만,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ott가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정말 출간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우리가 피하고자 하는 부분들을 용기있게 바라볼 수 있는 문장을 우리가 접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저 또한, 책을 통해 보다 생각을 명확화(?)시킬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괜찮은지 물었을 때 답이 없다면 그 사람은 괜찮지 않은 거야.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177p,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제가 이 모임을 시작하면서 갑작스럽게 좀 정신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제대로 모임을 진행하지 못하고 남겨주시는 글들만 보고 있었는데, 어느새 마지막 날이네요. 작은 출판사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sns와 인터넷 서점에 리뷰를 남겨 주신 글들도 감사히 읽었습니다. 다음에도 문학의 사회적 기능에 대해서 수긍할 수 있을 그런 책들 소개하겠습니다.
완독했습니다. 담담한 독백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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