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해의 장르살롱] 14. 차무진의 네 가지 얼굴

D-29
-주인공을 각성시키는 빌런- 악당의 변론은 하나이다 너라면? 그것은 나(빌런)는 너(주인공)과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주인공은 잠시 측은해 하는 눈으로 그를 바라본다 옳은 말이다 주인공이라면 더 심했을 것이다 아니 우리였다면 더더욱 잔인했을지도. 결과는? 당연하다 주인공은 빌런을 응징하고 빌런은 장엄하게 패배한다 빌런이 주인공에게 응징당하는 이유는 철학이 잘못되었다기보다 철학의 실행방법이 부조리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그것을 내세우며 칼을 휘두른다 "너는 그런 행동이 잘못된 거야! 나는 너처럼 생각해도 그렇게 행동하지 않아! 그게 너와 나의 차이야" 빌런은 쓰러지고 정의가 실현된다 : 작품 속 악당들이 등장해 소곤거린다 "너도 그를 죽이고 싶었잖아? 잔인하게" 그리고 같은 생각을 했다고 같은 부류 취급을 한다 이런 악당들은 가끔 현실 속에서도 등장한다 "너도 나랑 생각이 같잖아"그리고 불의를 행하도록 부추긴다 뭐 생각으로 몆백번쯤 죽이고 사회적으로는 같이 평화롭게 사는게 낫지 않은가?? 가스라이팅하는 악당들에게 정의의 칼을 휘두르며 말한다 "너는 그런 행동이 잘못된 거야! 나는 너처럼 생각해도 그렇게 행동하지 않아! 그게 너와 나의 차이야!"
-질투심이 많은 적은 가진 것도 많은 자다- 히데요시는 천하를 가졌지만 다도의 틀을 완성한 다도선생 리큐를 질투했다 태생이 문화와 거리가 멀었던 히데요시는 아무리 다도를 행해도 귀하기 귀한 다구에 황금 다실을 만들어도 미에 관해서는 리큐의 심미안을 따를 수 없었다 기백과 혈통은 권력이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는 천하를 가졌지만 가난했다 자신을 조롱하는 다이묘들의 시선은 우물처럼 깊었고 주변의 예술가들조차 그의 취향을 황금으로 치장한 천박한 것이라고 업신여겼다 : 이 장에서 소개된 <리큐에게 물어봐>는 무척 흥미로웠고 재미있었다 천하를 호령했지만 태생적으로 가질 수 없는 심미안에 대한 결핍을 히데요시는 어떻게 대처해야 했을까?? 가끔 영화나 드라마에서 졸부로 큰 부을 이루었지만 상류층에게는 업신당하는 계층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은 어떤 사회적 관계와 모습을 추구해야 하는걸까?? 뛰어난 자본 형성 능력에도 불구하고 히데요시와 같은 결핍으로 종종 악당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르도 아주 인상적인 인물이다 신의 능력을 가진 천재를 대하는 범인의 올바른 자세는 뭘까? 예전에는 모짜르트의 능력을 가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는데 요즘은 음~신의 능력의 모짜르트보다는 살리에르의 삶이 더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그냥 평범한 범인의 나를 인정한다면 늘 재정난에 허덕이던 모짜르트보다는 궁정악장으로 인정받는 살리에르가 더 평안하지 않았을까 하는? 난 예술가가 아니라서 최고의 작품에 대한 욕심이 없으니까~^^;;
-미친 짓, 없으면 시시하다- 살인이 벌어지는 장소에서 환희를 느끼는 스탠스필드의 감정을 표현한 소품이 바로 베토벤 음악과 이어폰이었다 악당의 광기는 몇 분간 인상을 찌푸리거나 칼을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닌다고 표출되는 것이 아니다 내뱉는 적절한 대사와 그것을 꾸미는 아이템이 필요하다 광기를 표현하는데 이러한 오브젝트는 참으로 중요하다 : 영화 <레옹>에서 게리올드만이 살인이 벌어지는 장소에서 환희를 느끼는 장면은 수십년이 지나도 또 그가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음에도 뇌리에 가장 강렬하게 박혀있는 장면이다 그의 이 절제된 미친 짓은 왠만한 호러물의 유령이나 괴물들이 수백명을 죽인다고 해도 그보다 강렬한 전율을 준다
안 그래도 최근 극장서 보고 왔는데요, 게리 올드만이 진짜 **란 사실이 매우 충격이었습니다. 하, 미치광이로밖에 안 보였는데 말이죠...
@거북별85 @조영주 영상물에 나오는 악역 1위를 꼽으라고 하면 《레옹》의 노먼 스탠스필드를 꼽을 거 같아요. 2위는 《다크나이트》의 조커고요. 히스 레저의 조커를 볼 때는 ‘압도적이다’라면서 감탄했는데 게리 올드먼의 노먼 스탠스필드를 봤을 때는 ‘저 사람 진짜 미쳤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수많은 영화에 수많은 악역들이 있었을 텐데 저런 멋진 악역의 등장을 두 번 모두 극장에서 동시대에 봤다는 것도 대단한 행운인 거 같습니다.
그런데 《레옹》에서 스탠스필드가 베토벤 음악에 맞춰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 배경음악이 감독판에서는 디스코 음악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빌런 작법서’ 읽으며 처음 알게 됐어요. 아니, 왜...? (게리 올드먼이 나중에 베토벤 연기해서 그랬던 걸까요...?)
저는 일본영화 <큐어>의 최면거는 범인?이 젤 섬뜩했어요 순수악 같은 느낌 저 사람한테 걸리면 나도 꼼짝없이 살인을 저지를 것만 같은 기분 조승우 배우님도 뭔가 그 비슷한 연기를 했던 기억도 가물가물.....
조승우 배우님이 비슷한 연기를 했다면 혹시 지진희, 염정아 주연의 영화 <H>인가요? 거기서 조승우 배우가 연쇄살인범 역을 했는데.
맞아요 그 영화예요!
혹시 기억하시는 분 계실지 모르겠는데, 히스 레저의 "연기가 아닌 것 같은" "진짜 메소드가 아닌가 싶은" 연기 부분이 있습니다. 조커로 분장하고 방에 들어갔다가 나갈 때 발을 움직여서 문을 쾅 닫는 부분인데요... -_-;;; 저는 이 연기를 보고 처음에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날아갔다 돌아왔더랬습니다. "발 발로 문을 닫아? 저게 과연 대본에 있었을까? 저거 진짜 메쏘드 아냐?? 완전 조커 빙의??" 그러고 나중에 히스레저가 고인이 됐을 때 자꾸 그 장면이 떠오르더라고요...
오, 혹시 이 영상의 마지막 장면 말씀하시는 건가요? https://www.youtube.com/watch?v=xIUK0UDnyc4
맞심다.
지금 다시 보니 문을 닫는다기 보다는 연다고 해야 하나... 아니 근데 저건 그냥 열렸다닫혔다니까...아무튼!! 저겁니다!!
윌 그레이엄은 한니발 렉터의 상대로 하긴 적당하지 않아서, 그와 비슷한 상처를 가진 클라리스 스탈링이라는 캐릭터를 새로 만들어서 균형을 맞춰 가다니 좋은 해석입니다.
@거북별85 「상사화당」 정말 놀라운 작품이지요. 어떤 시대 배경이든 씹어 드시고 다시 작품 안에 새로운 컬러로 기 본 바탕을 만드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만약 장편화된다면, 마치 체급 차이가 엄청난 상대에게 곁누르기를 당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여우의 계절」 「인 더 백」 그 이상의 역사 장르물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장맥주 @무경 @모임 와아, 마침 <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 1928, 부산>은 장르살롱 다음 선정도서랍니다. 장 작가님 이 멘트가 마치 다음 살롱 예고편 같이 느껴지네요. 곧 <마담 흑조...> 방을 만들고 여기에 링크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오! 다음 책이 <마담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 1928 부산>이군요~^^ "좋은 이야기는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이야기 한 줄에 무한한 가능성이 담겨있다고 믿는다."무경 작가님 말이 많이 와닿습니다 ' 부산×역사미스테리'라니 멋집니다! 그런데 왜 '악마작가'라고 칭하시는지는 궁금하네요 ^^
곧... 이 모든 궁금증을 한큐에 풀어 드리겠습니다...! :-) 개봉 박두! <마담 흑조...> !!! @무경 작가님 운동화 끈 미리 매주시죠.
장르살롱 [마담 흑조...]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차무진 감사합니다, 차 작가님. :-) 부산이라는 로컬리티에 역사와 미스터리가 결합한 캐릭터 중심의 개성 뿜뿜 미스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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