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해의 장르살롱] 14. 차무진의 네 가지 얼굴

D-29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괴물의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그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 보게 될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선악을 넘어서> 중에서-
아폴론 저축은행 - 라이프 앤드 데스 단편집 차무진 지음
<스토리 창작자를 위한 빌런 작법서>의 프롤로그에서 '빌런'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나오는데 처음 듣는 이야기라 무척 재미있고 신기했습니다. 빌런이라는 단어는 라틴어 빌라누스에서 유래하는데 마을에 사는 농민을 뜻한다.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빌런이다. 중세 봉건 사회의 주축은 왕과 성직자, 귀족이었다. 그들은 문화를 장악하고 자본과 문물을 차지했다. 그들은 자신의 영지에 사는 농민들을 어떻게 바라볼까? 농민들은 그들에게 굽실거리며 비루하게 흙을 파먹고 살지만, 실상은 무서운 존재다. 그들이 한번 봉기하면 걷잡을 수 없을 재앙이 일어난다. 몇 차례의 농민 봉기는 유럽을 뒤흔들었고 사회 구조를 바꿔버렸다. 또 이들은 단발적으로 무서운 존재가 되기도 한다. 가뭄이 들거나 세금을 낼 수 없게 되면 땅을 버리고 사라졌다. 그렇게 사라진 자들은 도적이 되고 해적이 되었다. 약하지만 뭐운 존재가 바로 농민, 서민이다. 봉건 영토를 가진 귀족, 성직자는 농민을 적당히 먹고 입히며 사나운 짐승이 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했다.
저도 이 책이 나올 당시부터 사람들이 빌런 빌런~ 쓰기 시작해서 "빌런이 뭐지?" 하다가 이 책을 보고 나서 "아 악역이 빌런인가보다" 하던 막연한 수준의 의미에서 벗어났던 것 같심다.
저도 빌런의 어원부터 설명해주셔서 재미있었어요 제 기준 어느날 갑자기 사람들이 빌런이라는 단어를 쓰길래 그게 뭐지? 했었는데 이제야 확실히 알았네요
<스토리 창작자를 위한 빌런 작법서>는 방대한 여러 작품들과 차작가님의 해석능력에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읽게 하는 힘이 있더라구요 그리고 인문교양서라고 하기에는 또 글이 쉽고 가독성이 참 좋아요~~ 또 이와 비슷한 책을 내주셔도 감사하겠어요^^ 작법서 2탄 같은~!! 힘든 시기에 쓰신 책이라기에 가독성이 넘 좋아요~ 왠지 힘들때는 심연에 빠져서 가라앉는 어려운 작품들을 쓰시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아닌가봐요^^;;
글을 쓴다는 것은 너무 힘이 드는 일인 것 같아요. 여기에는 작가님들이 너무 많이 계셔서 조금 부끄럽지만 서평올립니다. 인스타에는 조금 축약해서 올렸어요. https://blog.naver.com/ayhj/223441569137
정말, 감동 감동. ㅠㅠ [인더백]을 이렇게 자세하게 서평해주신 분은 없었습니다. 머리 숙여 감사합니다. 저는 힘들때 마다 @나르시스 님의 이 글을 보고 힘을 낼게요. 고맙습니다.
-빌런은 주인공을 투영한다-에서 <양들의 침묵>속 어린시절의 렉터와 동생 미샤의 이야기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 p21 그때부터 식인 행위는 렉터에게 평온한 잠과 같았고 사랑하는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그 널뛰는 자의식을 완화하는 씻김굿같은 역할을 했다
미샤, 어린 미샤를 지키지 못한 상처때문에 무서운 인물이 만들어졌어요!!
매력적인 적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주인공과 빌런의 정서적 수준을 높이자. 그리고 서로 교감시키자. 빌런은 주인공과 동일해여 한다 같은 상처를 공유하고 있다면, 그 둘은 가장 치열한 대적자가 된다
아폴론 저축은행 - 라이프 앤드 데스 단편집 차무진 지음
교감을 시켜서 정서적 수준을 높인 후에... ... 죽이는 거군요!
-주인공을 각성시키는 빌런- 악당의 변론은 하나이다 너라면? 그것은 나(빌런)는 너(주인공)과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주인공은 잠시 측은해 하는 눈으로 그를 바라본다 옳은 말이다 주인공이라면 더 심했을 것이다 아니 우리였다면 더더욱 잔인했을지도. 결과는? 당연하다 주인공은 빌런을 응징하고 빌런은 장엄하게 패배한다 빌런이 주인공에게 응징당하는 이유는 철학이 잘못되었다기보다 철학의 실행방법이 부조리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그것을 내세우며 칼을 휘두른다 "너는 그런 행동이 잘못된 거야! 나는 너처럼 생각해도 그렇게 행동하지 않아! 그게 너와 나의 차이야" 빌런은 쓰러지고 정의가 실현된다 : 작품 속 악당들이 등장해 소곤거린다 "너도 그를 죽이고 싶었잖아? 잔인하게" 그리고 같은 생각을 했다고 같은 부류 취급을 한다 이런 악당들은 가끔 현실 속에서도 등장한다 "너도 나랑 생각이 같잖아"그리고 불의를 행하도록 부추긴다 뭐 생각으로 몆백번쯤 죽이고 사회적으로는 같이 평화롭게 사는게 낫지 않은가?? 가스라이팅하는 악당들에게 정의의 칼을 휘두르며 말한다 "너는 그런 행동이 잘못된 거야! 나는 너처럼 생각해도 그렇게 행동하지 않아! 그게 너와 나의 차이야!"
-질투심이 많은 적은 가진 것도 많은 자다- 히데요시는 천하를 가졌지만 다도의 틀을 완성한 다도선생 리큐를 질투했다 태생이 문화와 거리가 멀었던 히데요시는 아무리 다도를 행해도 귀하기 귀한 다구에 황금 다실을 만들어도 미에 관해서는 리큐의 심미안을 따를 수 없었다 기백과 혈통은 권력이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는 천하를 가졌지만 가난했다 자신을 조롱하는 다이묘들의 시선은 우물처럼 깊었고 주변의 예술가들조차 그의 취향을 황금으로 치장한 천박한 것이라고 업신여겼다 : 이 장에서 소개된 <리큐에게 물어봐>는 무척 흥미로웠고 재미있었다 천하를 호령했지만 태생적으로 가질 수 없는 심미안에 대한 결핍을 히데요시는 어떻게 대처해야 했을까?? 가끔 영화나 드라마에서 졸부로 큰 부을 이루었지만 상류층에게는 업신당하는 계층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은 어떤 사회적 관계와 모습을 추구해야 하는걸까?? 뛰어난 자본 형성 능력에도 불구하고 히데요시와 같은 결핍으로 종종 악당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르도 아주 인상적인 인물이다 신의 능력을 가진 천재를 대하는 범인의 올바른 자세는 뭘까? 예전에는 모짜르트의 능력을 가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는데 요즘은 음~신의 능력의 모짜르트보다는 살리에르의 삶이 더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그냥 평범한 범인의 나를 인정한다면 늘 재정난에 허덕이던 모짜르트보다는 궁정악장으로 인정받는 살리에르가 더 평안하지 않았을까 하는? 난 예술가가 아니라서 최고의 작품에 대한 욕심이 없으니까~^^;;
-미친 짓, 없으면 시시하다- 살인이 벌어지는 장소에서 환희를 느끼는 스탠스필드의 감정을 표현한 소품이 바로 베토벤 음악과 이어폰이었다 악당의 광기는 몇 분간 인상을 찌푸리거나 칼을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닌다고 표출되는 것이 아니다 내뱉는 적절한 대사와 그것을 꾸미는 아이템이 필요하다 광기를 표현하는데 이러한 오브젝트는 참으로 중요하다 : 영화 <레옹>에서 게리올드만이 살인이 벌어지는 장소에서 환희를 느끼는 장면은 수십년이 지나도 또 그가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음에도 뇌리에 가장 강렬하게 박혀있는 장면이다 그의 이 절제된 미친 짓은 왠만한 호러물의 유령이나 괴물들이 수백명을 죽인다고 해도 그보다 강렬한 전율을 준다
안 그래도 최근 극장서 보고 왔는데요, 게리 올드만이 진짜 **란 사실이 매우 충격이었습니다. 하, 미치광이로밖에 안 보였는데 말이죠...
@거북별85 @조영주 영상물에 나오는 악역 1위를 꼽으라고 하면 《레옹》의 노먼 스탠스필드를 꼽을 거 같아요. 2위는 《다크나이트》의 조커고요. 히스 레저의 조커를 볼 때는 ‘압도적이다’라면서 감탄했는데 게리 올드먼의 노먼 스탠스필드를 봤을 때는 ‘저 사람 진짜 미쳤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수많은 영화에 수많은 악역들이 있었을 텐데 저런 멋진 악역의 등장을 두 번 모두 극장에서 동시대에 봤다는 것도 대단한 행운인 거 같습니다.
그런데 《레옹》에서 스탠스필드가 베토벤 음악에 맞춰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 배경음악이 감독판에서는 디스코 음악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빌런 작법서’ 읽으며 처음 알게 됐어요. 아니, 왜...? (게리 올드먼이 나중에 베토벤 연기해서 그랬던 걸까요...?)
저는 일본영화 <큐어>의 최면거는 범인?이 젤 섬뜩했어요 순수악 같은 느낌 저 사람한테 걸리면 나도 꼼짝없이 살인을 저지를 것만 같은 기분 조승우 배우님도 뭔가 그 비슷한 연기를 했던 기억도 가물가물.....
조승우 배우님이 비슷한 연기를 했다면 혹시 지진희, 염정아 주연의 영화 <H>인가요? 거기서 조승우 배우가 연쇄살인범 역을 했는데.
맞아요 그 영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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