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해의 장르살롱] 14. 차무진의 네 가지 얼굴

D-29
AI 아닐까요? 그러다 눈을 잃으실 거예요...루테인 먹으러 가야지
<아폴론 저축은행>도 재밌지만 <그 봄>과 <상사화당> 같은 분위기 너무 좋네요. <마포대교의 노파> 끝에선 찔끔 눈물이🥲
@망나니 누님도 저와 취향이 비슷하신듯 해서 반갑습니다^^
나머지 반도 이틀간 달려보렵니다~
<파묘> 먼저 어떤 영화평론가가 혹평을 읽었습니다. 민족주의와 국뽕을 신파로 내세웠다고. 저는 민족주의를 어디서 느껴야하는지 몰랐습니다. 그게 왜 국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 영화에 가장 감동한 점은 과도한 국뽕같은 감정보다 오히려 주연 화림과 봉길 역할 맡은 젊은 무당들의 '절제'였습니다. 빌런이 나오지만 제가 봤을 때 이 젊은 무당들과 최민식씨가 싸운 건 귀신들보다 자신이 처한 '운명'이라고 느꼈습니다. 봉길이나 화림이 운동선수, 평범한 여성으로 살아갈 수 없게 만든 그 운명. 인터넷 뉴스에 가끔 나오는 신병 걸린 연예인 이야기는 오히려 그 사람의 삶에 안쓰러움을 느끼면서 한편으로 내가 그 운명은 아니라는 것에 안도하며 이타적이 되지 않나, 귀신이라는 이해 밖의 영역을 인정하지만, 신비한 이야기로 소비하면서도 '그들'의 것으로 경계짓는 상당히 개인적인 이해가 아닌가. 그런데 막상 여기서 만나본 그 가혹함을 짊어진 젊은 무당은, 온 몸을 기괴한 문신으로 덮고, 목숨을 걸고 지키고, 또 병실 문 잠그고 온 힘을 다 해 기도하는 동료들의 우애가 있지 않았나. 우리가 목숨을 거는 것 민족과 과거와 역사보다 '내 손녀 보고 싶다' 나 '병 앓고 나 따라온 저 동생 살리고 싶다' 쪽이 더 절실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가혹한 운명으로 목숨을, 자신의 목숨까지 위태롭지만 '저 닭 안 죽였으면 좋겠다' 고 말하는 어린 무당. 일 없을 때는 음악 들으면서 운동을 하는 평범한 젊은이의 그 무표정한 얼굴에서 저는 더 큰 운명과 마음과 사랑 같은 걸 느꼈습니다. 최민식이 나무라는 소재로 귀기를 차단하는 뭐 그런 이론을 갑자기 읇는 귀신 공격 클라이막스 장면은 오글 거리기는 했어요. 99%가 가짜라고요! 하는 말에 그럼 그 1%는! 이 말도 사실은 갑작스럽기는 했고. 앞 부분에 할아버지가 집에 쳐들어오는 장면에서 저 할머니는 갑자기 왜 섹시한 춤을 추지? 하기도 했어요. (취한 할머니의 제의 같은 것으로 이해하기는 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서도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싸우는 젊은 무당들만 제 눈에 크게 보였기 때문에 그 젊은이들에게는 목숨 부지하고 병 앓지 않는 그거 무탈한 상황이 디폴트가 되는 게 아닌가. 가혹함을 받아들이는 저 담담함이 더 슬프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본거 같이 세세하네요^^ 국뽕보다는 젊은 무당들의 삶의 아픔이 더 와닿았다는 말씀에 제가 좋아하는 김고은과 이도현 배우의 연기력도 궁금해집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아폴론 저축은행>에 실린 단편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날입니다! 내일까지...! :-) 그 사이 <인 더 백>과 <스토리 창작자를 위한 빌런 작법서> 이야기도 환영합니다.
어느날, 제가 새벽 3시에 강릉에 간다고 눈보라와 안개가 휘날리는 고속도로에서 차를 운전했는데요, (지금 생각해도 소름끼칠정도로 위험한 날씨와 속도였어요) 잠깐 0.3초 정도의 시간동안 하루 정도 기간의 사건을 떠올렸는데, 그 기승전결이 너무도 뚜렷했습니다. 거짓말이 아니라, 정확하게 서사가 완결까지 떠올랐어요. 그 0.3초, 내 앞에 앞지르기 하는 트럭때문에 속도를 줄이는 그 시간에요. 그때 생각한 이야기가 바로 [이중선율]입니다. 0.3.초 동안 제 감각은 하루정도의 시간으로 느껴졌습니다. 어린시절 수영장에서 깊은 줄 모르고 뛰었다가 물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구해줘서 간신히 살았어요. 그때 정말 주마등을 경험했거든요. 그 비슷한 사건이 그 고속도로에서 흘러갔단 말이요. 이렇게 단편 하나가.....만들어지고...에헴... 여러분은 시간의 왜곡을 느끼신 적이 있는지요.
아닛 이런 기가 막힌 사연이...! 🥺
독일에 프랑크푸르트모터쇼 출장을 간 적이 있었는데 한국 기사 마감 시간이 독일에서는 밤 시간이었거든요. 3박 4일 일정이었던 것 같은데 낮에는 취재하고 밤에는 기사 쓰면서 거의 잠을 못 잤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 타자마자 잠이 들었는데 깼더니 인천이더라고요. 기내식이 두 번인가 제공됐는데 식사 시간인 줄도 몰랐습니다.
성석제 작가님의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가 생각나네요.
헉 찌찌뽕 저 아까 이거 똑같이 글 올리다 손님 오셔서 뛰쳐 나가는 바람에 닫았는데~~
이 소설 넘 재밌죠. 저 성석제 작가님 좋아해서 저희 집에 두 번째로 많은 책이 성석제 작가님 책이에요ㅎ
저희집엔 성석제 작가님 책이 젤 많은 거 같아요(근데 반은 안 읽었어요~~)
저는 제일 많은 책은 박완서 작가님 책인데 읽었지만 다 기억하지는 못하는....^^;;
모임 책 중 한 권만 읽어도 된다고 해서 가벼운 마음에 신청하고는 두 권을 후다닥 읽었습니다. 이렇게 짧은 시간안에 한 작가님의 책을 두권이나 읽는 일은 제 인생에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또 이렇게 궁금하게 하시면 나머지 두 권도 다 봐야한다는 거죠... 저는 지금 이 시간이 왜곡되게 느껴집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을 미뤄두고 <아폴론 저축은행>과 <여우의 계절>도 봐야 하는가 하는 갈등 속에 해야 할 일을 못해 깨지고 있을 제 모습이 주마등 처럼 지나갑니다.
저도 <인더백>과 <여우의 계절>만 읽었는데, 이 방에 있으니 다른 책도 너무너무 궁금해 죽겠어요.ㅎㅎㅎ
천천히,,,느긋하게, 편하신 시간에 읽어주셔요. ^^
저도 2주만에 3권 읽고 사실 몇 달전에 여우의 계절, 한 달전쯤에 김유신의 머리일까까지 총5권 읽었는데 저도 최단기간 한 작가님책 이렇게 판 적은 첨이에요. 근데 이런 기회 아님 책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나눌 기회가 없어 틈날 때마다 읽습니다(틈 날때마다 그믐 들어오고요....가족방임)
저도 제 인생에 이렇게 여러 작가님들과 글을 섞어 보는 경험이 처음이라, 아주 신이 난 상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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