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해의 장르살롱] 14. 차무진의 네 가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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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해 작가님께도 여쭤보고 싶네요! ‘문단 길이는 이 정도가 적절하다’ 하는 개인적인 기준이 있으신가요? 저는 다른 작가들보다는 행갈이를 자주 하는 편이고, 예전에는 워드프로세서에서 한 문단이 5줄을 넘어가지 않게 강박적으로 조정을 했었어요. 요즘은 그러지 않지만요. 페이지에 글자가 너무 많으면 눈에 잘 안 들어오는 거 같아서요. 다른 작가님들은 어떻게 쓰시는지 궁금합니다.
@장맥주 전 문단을 처음엔 의미 단위로 끊지만 다음엔 시각적인 모양에 따라 끊어요. 미대 출신이라 그런지 소설을 그림 그리듯이 쓰는 편이에요. 그림을 잘 그리려면 뒤로 몇 걸음 물러나서 멀리서 전체를 조망해야 해요. 저는 어느 정도 글을 쓰고 나면 노트북 앞에서 일어나서 몇 걸음 뒤로 물러나 멀리서 글을 살펴 봐요. 그 뒤 문단 모양이 예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아서 고쳐주지요. 길게 가야 할 것 같으면 길게 짧게 쳐야 할 것 같으면 짧게. 차무진 작가님이 능수능란하게 구사하시는 한줄짜리 문단은 뭔가 강한 임팩트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결정적인 순간에만 씁니다. :-)
와, 그렇군요. 작가들마다 자기만의 어떤 감각이 있는 거 같아요. 그러고 보니 저는 문단뿐 아니라 소단락(이라고 해야 하나요... 하여튼 챕터와 문단 사이의 단위) 길이를 이유 없이 신경 쓰는 편이에요. 이게 A4로 한 장 이상이 되어야 한다, 서로 길이가 비슷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데 좀 벗어나야겠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사실 행갈이에도 전에는 조심스러웠는데 차무진 작가님 소설들 읽으면서 ‘이렇게 써도 괜찮구나’ 하고 느끼고 있어요. 저는 이런 한 문장짜리 문단에서 제임스 엘로이의 『아메리칸 타블로이드』가 생각나네요. 극도로 건조하고 폭력적이고 암울하다는 점에서 차 작가님 작품들이 엘로이 소설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메리칸 타블로이드제임스 엘로이 소설. FBI 특수요원 켐퍼 보이드, 경찰 출신의 건달 피터 본듀런트, FBI 도청 전문가 워드 리텔 세 남자를 중심으로 1950년대 말 존 F. 케네디가 다음 대통령으로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암살당하기까지 FBI, CIA, 재계, 정계, 연예계, 마피아까지 얽힌 거대한 음모를 다룬다.
@장맥주 작가님. 네네. 의도적입니다. 편집팀에서도 그런 문장들을 위로 들어올려 붙이기를 원하더라고요. 네네. 맞습니다. 약간의 운율과 공허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느끼는 감정의 리듬이 있는데, 쓸때 그것들이 박스 형태로 페지이 안에 빡빡하게 들어가는게 싫었습니다. [여우의 계절]에서도 종종 그런 모습이 드러나요. 한동안 저는 계속 그런 식으로 줄바꿈을 할 것 같아요. 부작용이 분명히 있을듯한데요, 미야베미유키의 [에도시리즈]의 작품을 읽다보면 그런 줄바꿈이 종종 보입니다 (아마도 하이쿠나 짧고 비어있는 문장을 즐기는 일본인들에게 맞는 방법일지도요) 결론은 의도적이고요, 그게 제 머리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리듬 같아서요. @장맥주 작가님께서 역시 다각도의 시선을 가지고 계시네요!!
작품 소개에 "한국 장르문학의 리리시즘을 선보이며"라는 말이 이런 것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문학적 소양이 없는 저는 리리시즘을 찾아보고도 이게 무슨 말인가 했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인 더 백> 복선 찾기 이벤트는 계속 됩니다! @차무진 이라고 쓰신 후 정답을 적으면 바로 차 작가님께 다이렉트로 전달됩니다. :-)
아폴론 저축은행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담주부터 인데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예스24, 교보문고에 리뷰 올렸습니다. 다른 작품도 욕심납니다..작가파기 들어갈 작가님 명단에 올렸어요^^ https://www.instagram.com/p/C6qiO3axaD_/?igsh=MWhwaW85aHRkdDJtaQ==
하. 정말 감사합니다. 읽고 외부에 이렇게 내용을 알려주시면 작가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정말이지 감사합니다. ㅠㅠ 이런 일을 어찌 보답해야 할지....
재밌는 책 많이 써주심 됩니다..작가님 초면인줄 알았는데 예전 읽었던 기억이 떠올라서 더 좋았습니다..이왕이면 맞팔해주세요😄
맞팔했습니다. 너무 반가워요!!!! 잘 부탁합니다!!
작가님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
어버이날이네요~ 저는 이 책을 어버이날 선물로 받은 거였답니다.ㅎㅎ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선물은 책이라고...^^ 근데 책보다 저 카드가 더 감동적이었어요. 작가님 죄송. 🤭 하지만 이해하시죠? ^^
부럽네요~저는 본인이 먹고 싶어하는 초콜릿(저는 페레로로쉐 안 좋아하는데)을 주더라고요..보여주고 냉큼 냉장고에 갖다 넣던데~ 여우의 계절 정말 강추예요~!
아이가 아직 많이 어려서 그런 거 같은데요.ㅎ 저희 아이는 6학년이에요.^^
부모님께....여우의 계절....이 좋은 봄날에...스산한 겨울을 보여드려서 어르신께 송구합니다 ㅠㅠ
작가님, 질문입니다. 첫 장면에 "피가 흐르는 아내의 머리"를 들고 가는 동민의 모습으로 앞으로 펼쳐질 작품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인육을 먹기 위해 신체를 해체하고 죽은 시신들이 나뒹구는 세상. 하지만, 제게 제일 그로테스크한 장면은 동민의 환각 속에 나타난 아내의 모습이었습니다. 머리없는 아내가 동민의 등을 밀어주는 장면은 참으로 슬프고도 엽기적인 장면이었습니다. 환각 속, 아내의 모습을 '얼굴'이 아닌, '머리 없는 몸'으로 선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환각 속이라면 살아 있을 때의 온전한 아내의 모습이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혹시 어떤 의도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도 이 점이 궁금했어요. 환상인데 머리 없는 모습일 필요가 있을까.
동민의 의식은 약에 의존한 의식입니다. 동민이 그리움에 젖어서, 술에 취해 잠든 가운데, 사막에서 갈증에 의식이 혼미해서 아내 지연을 만난다면 지연은 아마도 천사의 모습이나 맑은 모습으로 나타났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작중의 동민은 디엠티로 연명하며 아내를 만납니다. 약물이잖아요. 괴기스러운 의식의 재조합이 있었을 테고, 목 없는 아내가 다정하게 말을 거는 현상을 맞딱뜨리는 거죠. ㅎㅎㅎㅎㅎㅎ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아내의 머리를 제거했습니다. 또, 머리 없는 아내의 모습이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신선해보이기도 했어요. 정리하면 우리는 약에 손을 대지 맙시다!!! ㅎ
말씀대로 동민의 의식이 혼미해져 아내를 만났다면, 지금 만큼의 애잔함이 덜했을 것 같아요. 현실의 우리는 약에 손을 대지 말아야 하지만, 작중의 동민이 자신의 생명을 갉아먹는 약을 통해 힘을 얻어 상황을 버텨나가는 것이 훨씬 드라마틱하고 흥미진진했다고 생각합니다. 질문하나 더 할께요. 책 소개에서도 나오듯이 <인 더 백>은 '부정(父情)을 슬프고 과감하게 녹여낸 작품'이라고 생각하며 가슴 절절하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반전을 통해 동민과 한결이 함께한 고된 여정이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이 아니라 아버지의 집착과 환각이었다는 결말은 충격이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반전 덕분에 <로드>를 비롯한 다른 작품들와 <인 더 백>이 확실히 차별화 되고, 신선했습니다. 그렇다면, 작가님께서는 <인 더 백>을 통해 부정이 아닌, 어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던 건지 궁금합니다.
바로 보셨습니다. 인더백은 부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한 남자의 생존 사투를 이야기 하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그 생존의 사투가 본인의 의지나, 신념 따위가 아니라 (신파이지만) 아들에 대한 사랑과 아내와의 약속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작중에 아내 지연이 그런말을 하지요. '어쩌면 이 아이가 당신을 살린 것인지도 몰라(364페이지)' 부정을 녹아낸 작품이라는 표제는 매우 마음에 들었는데요, 읽고나면 그것만이 전부가 아닌, 생존의 근원이었다는 생각을 해주기 바랐습니다. 사실 우리 사회의 가정을 책임지는 사람(남자든 여자든)은 자신의 생존이 책임져야할 대상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죠. 굳이 사회상을 표변하고 싶지는 않지만, 동민 역시 자신의생존을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것에 투영해서 움직였습니다. <인더백>은 부정 아래에, 생존이라는 주제가 있고, 그것이 한국 남자의 생존이라는 것이어서 그 당시 좀 주목을 받았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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