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5. <나쁜 교육>

D-29
아, 사실 <나쁜 교육>이야기를 하려고 오랜만에 들어온 게 아니고.. @YG 님께 감사를 전하려고 들렀답니다 . ㅎㅎ 제가 요즘 긴 호흡의 벽돌책이나 심각한 장편 소설을 읽을 상황이 아니어서, 얇은 책들과 길티 플레저류의 소설만 읽는 중인데요. 곳곳에서 벽돌책 모임에서 추천받거나 읽었던 책들을 연달아 마주치는 중입니다. 비비언 고닉을 한 번도 읽지 않았는데 80대 작가가 젊은 날에 읽었던 문학작품들을 반추하는 에세이라길래 읽게 된 <끝나지 않은 일>에서는 나탈리아 긴츠부르그 챕터가 등장! YG님의 소개로 반 정도 읽었던 <작은 미덕들>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가족어 사전>도 읽어야 겠습니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도 읽고 있는데, 여기서는 아마르티아 센의 <자유로서의 발전>이 인용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또 놀라고! 벽돌책 모임 아니었으면 다들 누군지도 몰랐을 뻔 했습니다. 여러분 벽돌책 모임 몇 개월이면 책들이 줄줄이 엮여서 따라오는 체험이 가능합니다!! 아 맞다, 그리고 추천해주신 <매니악>도 읽기 시작했는데 (첫 장 넘김 ㅎㅎ) 첫 줄 읽자마자 기절.. 무한 검색 돌입을 경험 중입니다.
끝나지 않은 일비비언 고닉 선집 마지막 책. 고닉이 여든넷에 발표한 최근작으로, 그간의 저작들에서 보여준 자기인식의 근간이 되어온 (다시) 읽기라는 행위를 자기발견의 방법이자 자기확장의 통로로서 고찰한다.
작은 미덕들나탈리아 긴츠부르그는 현대 이탈리아 문학의 가장 눈부신 불빛이자 움베르토 에코와 함께 이탈리아에서 가장 중요한 소설가로 꼽힌다. 《작은 미덕들》은 1944년부터 1962년까지 그가 발표한 에세이 11편을 묶은 것이다.
가족어 사전이탈리아 작가 나탈리아 긴츠부르그 소설. 1963년 이탈리아 최고 권위의 문학상 스트레가 상 수상작으로, 대중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 '현대의 고전'이다. 실제 일어났던 사건들을 바탕으로 실존 인물들이 등장하는 자전적 이야기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25년 경력의 교사이자 청소년 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가 빈곤가정에서 자란 여덟 명의 아이들과 10여 년간 만남을 지속하면서 가난한 청소년이 청년이 되면서 처하게 되는 문제, 우리 사회의 교육·노동·복지가 맞물리는 지점을 적극적으로 탐사한다.
자유로서의 발전아시아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의 ‘마더 테레사’, 아마티아 센. 그가 평생에 걸쳐 추구한 웅대한 문제의식의 결정판으로서, 민주주의와 자유의 확장이야말로 진정한 발전의 목표임을 실증적으로 밝혀내고 있다.
매니악작가 벵하민 라바투트가 또 하나의 문제작을 들고 찾아왔다. 전작이 현대 과학계에 지각변동을 몰고 온 여러 과학자들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신작 『매니악』은 ①파울 에렌페스트 ②존 폰 노이만 ③이세돌의 내면과 행동, 그로 인해 격변하는 세계에 초점을 맞춘 소설이다.
너무 좋은 책들이 많이 추천되어 압도되는 날들입니다~~~ 읽어도 읽어도 새로운 책들이 계속 쏟아지는것은 좋은건가요?? ㅎㅎ 감사합니다
아... 나 이제 복직해서 일 해야하는데 읽고싶은게 이렇게 또 쌓이다니;;; 비비언 고닉 끌립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화요일(5월 28일)은 제4부 '지혜로워지기'를 시작합니다. 12장 '아이들이 보다 지혜로워지려면'을 읽습니다. 사실 3부까지 달려오신 분들이라면 4부는 예상할 수 있는 내용들이고, 또 어떻게 보면 맥이 빠지기도 하는데요. 3부까지가 행위(개인)와 구조의 문제 양쪽을 건드리면서 분석했다면, 4부에서는 구조 부분은 빠지고 행위에만 초점을 맞춘 탓이 아닐까, 생각해 봤어요. 이번 책은 내일 수요일 13장을 읽고, 목요일에 마무리하는 일정입니다.
제가 제 아이는 없지만 조카는 여섯 명인 조카 부자인데요, 그 중 한 아이가 지난주 중환자실에 일주일간 있었습니다. 아주 귀엽고 건강한 개구쟁이였는데 원인 모를 폐렴에 걸렸고, 지금도 왜 걸렸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일단 강한 약으로 증상만 잡고 퇴원만 한 상황입니다. 폐렴을 일으키는 세균과 바이러스, 다른 원인 물질이 엄청나게 많더군요. 항생제를 바꿔가며 투약하고 있는데 어린아이가 그걸 다 감당해야 합니다. 저도 마음이 한없이 가라앉는 느낌인데 부모 마음은 오죽할까요. 아이들이 너무 연약한 존재라서, 그리고 너무 소중한 존재라서 조금이라도 안전에 영향을 미칠 요인은 다 제거하고 싶어집니다. 12장의 어떤 조언들은 책을 읽을 때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부모들은 절대 실천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수요일(5월 29일)은 13장 '대학들이 보다 지혜로워지려면'을 읽습니다. 장 제목에 대학이 들어가 있지만, 사실은 이 책 전체에서 강조했던 상호 공존하면서 서로를 고양해가는 관계와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조너선 하이트를 비롯한 저자의 아이디어가 정리되어 있어요. 이 장은 이 책과도 통합니다. 장대익의 『공감의 반경』(바다출판사).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인간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문화와 환경 조건은 어떠해야 하는지 살피고 의식적으로 인간의 공감 수준을 바꾸려 했던 과학 연구들을 조명하면서 공감 본능의 변화를 일으키는 해법을 제시한다.
13장의 앞부분은 텔로스라는 멋들어진 표현이 나오기는 하지만 결국 대학이 연구기관이냐 교육기관이냐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 고민 자체를 해본 적이 없어서 하이트의 질문이 퍽 새삼스러웠습니다(재독하면서도). 제가 대학에 몸담은 사람도 아닌 탓도 있겠고, 대학에 다닐 때에도 딱히 ‘대학 공동체’라는 곳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지는 않은데다가 무엇보다 현재 한국 대학들을 교육기관으로 여기고 있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전공 공부야 할 수 있지만 하이트가 말하는 차원에서 어떤 ‘어른이 되는 교육’을 시켜주는 곳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연구기관으로 우수한 대학도 있고 취업센터로 역할을 잘 하는 대학도 있는 거 같은데 인성 교육기관인 곳이 과연 있나. 너무 시니컬한가요. 관련해서 얼마 전에 모 대학의 사회과학 전공 교수님과 나눴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자기 연구실의 대학원생들이 전부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들에게 대학원은 자기 같은 사람을 만나서 생각을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고, 마음의 쉼터 같은 곳이라고 하더군요. 정말 시니컬하게 말하면 이쯤 되면 연구기관도 아니고 교육기관도 아니고 복지센터 같은 곳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제가 지금 뒤늦게 일하면서 사회학과 대학원 들어와서 공부하고 있는데, 어떤 말씀일지 알 것 같아요. 그리고 아마 이런 측면도 클 거예요. 워낙 사회분위기가 자본 위주의 효율/효과/생산/성장 뭐 이런 신자유주의적 논리에 따라 돌아가다보니 대학원 외 현장에서 사회구조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 혹은 고민 자체를 내놓기가 쉽지 않은 듯요. "자기 같은 사람"이라는 게 아마도 사회의 구조를 고민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기는 합니다. 대학원도 뭐 이제 그냥 학위따는 수단으로 점점 몰락해가는 거 같습니다. 좋은 연구는 좋은 사람이 되게 길을 터주는 곳,이라고 믿지만 정말 그런 곳이 있을까 싶어요.
아 복지센터 ㅠㅠ
아이들이 스마트폰과 SNS에 접속하는 시간을 제한해야 한다는 아이디어에 적극 동의하는데, 부모가 그걸 책임지기는 어려울 거 같아요. 저소득층 가정은 더 그럴 거 같고요. 사회 차원에서 유해물질 취급하고 아이들의 사용을 막는 게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담배처럼요. 플로리다에서 내년부터 13세 이하는 SNS 가입이 금지되는 법이 시행된다고 하네요. 유럽 국가들 중에도 비슷한 법들을 검토하는 나라가 많은 걸로 압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8012#home
그런가 하면 노르웨이에서는 SNS 접근권이 기본 인권 중 하나라는 주장도 진지하게 논쟁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5033772?sid=105
저는 SNS 접근권이 기본인권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는 입장입니다. 지금은 정보가 권력이 시대이고 아이들에게는 SNS 가 정보를 접하는 주된 통로라고 생각하거든요. 아이들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어른들과 사회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저는 처음에 저 기사를 읽고 별 황당한 주장도 다 있네 했는데, 점점 생각이 변하게 되더라고요. 인간은 기술에 의지하는 존재이고, 어떤 기술에는 거의 의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그 기술은 인권의 영역에 들어올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를 들어 상하수도 같은 거요. SNS도 그렇게 될까?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삶’과 SNS가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고 여기게 되는 시대가 오면 그렇게 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저 기사에 나온 성범죄자한테는 결코 허용하고 싶지 않네요.
정말 어렵군요. SNS가 해롭다는 것도 알지만, 해롭기만 한 건지 정말 헷갈려요. 어떤 SNS냐에 따라 다를까요..
저는 SNS마다 해로운 정도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건축가들은 건물 구조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행태나 정서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보다 건강하고 쾌적하게 살 수 있게 공들여 설계를 하고요. 소셜미디어들의 UI도 서로 디자인이 다른 만큼 이용자들에게 각각 다른 영향을 미칠 거 같아요. 그래서 더 해로운 SNS도 있고 덜 해로운 SNS도 있을 거 같아요.
저도 SNS가 해로운 정도가 다를 거에 동의해요. 그래서 SNS 전체를 통틀어서 규제 해야 한다고 말하려니 SNS도 다양해져서 어려운 것 같고요. 장점과 단점이 뒤섞여서 규칙을 정하려니 어렵네요. 오늘 점심 때 회사 분들 저 포함 5명이 차로 이동할 때 이걸 여쭤봤더니 대체로 규제를 해야 한다 쪽이셨어요. 한 분은 당연히 규제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이 질문이 잘못 된 건 아니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SNS를 기본권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이 규제가 기본권 침해라고 생각해 반대한다고 전달하니 의아하게 생각하셨어요. 제가 생각한 건 가정 내의 폭력이 있을 때 SNS가 역할을 해주진 않나 싶었는데요. SNS가 고정된 공간의 세계가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도록 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아무래도 SNS가 지역과 공간의 제약을 풀어주면서 이런 소통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렇지만 SNS가 나쁜 걸 옮기는 역할이 더 많이 일어나고 있는 듯하고,,, 나쁜 교육도 아직 덜 읽어서 제 생각이 괜찮을지 헷갈려요. 어휴 어렵습니다..
코로나 이후 개인 태블릿 등이 학생들에게 지급되면서 디지털기기를 이용한 수업이 많아졌는데요, 편리함은 디지털기기가 월등하지만 실제 평가를 해 보면 종이학습지를 썼을 때 훨씬 기억에 오래 남는 듯해서 결과가 좋더라고요. 물론 몇몇 학생들에겐 디지털기기가 훌륭한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즉 격차가 과거보다 더 크게 벌어지는 것이죠. 이럴 때 공교육은 무엇을 지향해야 할까요? 한 교실에서 아래 위 양쪽으로 팽창하게 만드는 도구를 제한해야 하는 걸까요? sns도 마찬가지라고 보여집니다. 극소수의 아이들에겐 좋은 정보를 주지만 더 많은 아이들에겐 잃는 게 더 많거든요. 저도 장맥주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제대로 사용한다는 것이 사용방법 측면만이 아닌 연령과 발달단계에 따른 적절한 제한도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술/담배 뿐만 아니라 전동킥보드/자전거 등도 연령과 면허제한을 하는 것처럼요
아! @도리님 금세 읽으실 테니 모임 마무리 전에 완독하시길 응원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목요일(5월 30일)은 '나오는 글'을 읽으면서 이번 달 벽돌 책 읽기 모임을 마무리합니다. 이번 달도 함께 오신 분들 고생하셨어요. 이 책은 사실 굉장히 논쟁적인 주장을 담고 있죠. 저는 논쟁적인 주장을 담고 있는 책이라서 온라인 토론이 좀 더 활발할 줄 알았는데, 정작 저부터 글을 올리는 게 조심스럽더라고요. 이번 달에 제가 공장 일로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탓도 있었고요. 다들, 비슷한 마음이 아니셨을까 짐작해 봅니다. 이런 분위기조차도 사실 이 책이 핵심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이죠. 이번 달 키워드는 '자비'입니다! 우리 좀 더 자비로워져 봐요!
벽돌 책 함께 읽기 운영자로서 제가 느낀 또 다른 실용적인 팁은, 벽돌 책은 정말 벽돌 책으로 정하자는 겁니다. 처음에 다들 읽어버리시니 김이 빠진 것도 있었어요. 다음 달 다들 각오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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