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5. <나쁜 교육>

D-29
오. 이 책 궁금했어요!!!
마침 제가 <기획회의> 607호(2024년 5월 5일)에 『워크는 좌파가 아니다』 소개를 짧게 한 적이 있어서 그 중 한 대목만 소개해 드릴게요. 『나쁜 교육』과 왜 통하는 책인지 아실 수 있을 거예요. * 『워크는 좌파가 아니다』의 제목에 나온 '워크(Woke)'는 1938년 "깨어 있으라(Stay Woke)"는 노래 구절로 처음 등장했습니다. "불의에 맞서 깨어 있고 차별의 여러 징후를 언제나 감시할 것을 뜻하는" 말이죠. 가슴 뛰게 하는 이 용어가 최근 몇 년 새 보수 진영에서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예민한 사람을 조롱하는 용도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자기를 '좌파'로 규정하는 수전 니먼이 해야 할 일은 워크를 조롱하는 보수 진영을 공격하는 것이어야 할 듯합니다. 하지만, 니먼은 이 책에서 비판의 방향을 인종, 젠더, 성적 취향 같은 정체성'만'을 내세우면서 섬세한 편 가르기에 몰두하는 워크 운동으로 돌립니다. '넓은 연대'보다 정체성에 안주하는 '좁은 부족'에 갇힌 행태가 보수의 조롱을 자초했다는 것이죠. 니먼이 언급한 사례를 들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겁니다. 한국에서도 분명히 그런 모습이 있으니까요. 독일의 한 출판사는 "이 책은 여러분의 눈을 뜨게 해줄 것입니다" 이런 문구가 쓰인 광고를 호된 비난을 받고서 내려야 했습니다. 시각 장애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말을 썼다는 겁니다. 조 바이던 대통령 취임식에서 자기 시(<우리가 오르는 언덕>)를 낭독해서 유명해진 흑인(아프리카계 미국인) 시인 어맨다 고먼의 시집 번역을 둘러싼 일화도 황당합니다. 네덜란드어 판본을 번역하기로 한 백인 논바이너리 번역가(마리커 뤼카스 레이네펠트)를 놓고서 '어맨다 고먼의 작품은 오로지 흑인 여성만이 번역해야 해!' 같은 말도 안 되는 시비가 붙었습니다. 결론은 어땠을까요? 고먼이 직접 번역을 요청했던 백인 번역가는 일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카탈루냐어 판본은 백인 남성 번역가가 이미 작업을 끝냈지만, 새로운 번역가를 찾아서 계약해야 했죠. 스웨덴어 판본은 흑인 번역가를 찾지 못해서 흑인이 아닌 유색인 여성이 번역자로 나섰습니다. 독일어 판본 출판사는 아예 흑인-유색인-백인 여성 셋을 내세웠다네요. 유대인 출신으로 이스라엘 현지에서 팔레스타인 탄압에 반대하는 활동을 해온 니먼을 경악하게 한 사건도 있었죠. 하마스가 1,200명의 이스라엘 시민을 학살하자 워크 운동 일각에서 "점령에 대한 저항"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이러면서 떠받드는 모습을 보였죠. 니먼은 이런 모습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온 책이 『워크는 좌파가 아니다』입니다.
3장에서는 '정체성 정치'와 '교차성' 개념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나옵니다. 그런데 어제(5월 8일) 말씀드린 『선량한 차별주의자』(창비)의 논리의 근간이 되는 이론이 바로 '교차성' 개념이에요. 3장을 읽고 나시면 왜 무해해 보이는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진지한 토론 대상이 되어야 할 책인지 아실 거예요. 또 조너선 하이트 등의 의견에 반론이 있을 수도 있고요.
3장 완독했습니다. 오늘 상당히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었는데 많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자비의 원칙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_-;
저도 자비의 원칙에 공감하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됬어요. 요새처럼 어떻게든 편가르고 흠 잡아서 끌어내리려는, 그리고 미세공격으로 의도와 맥락은 무시하면서 한 사람을 파괴해버리려는 일들이 많은 때에는 더욱 중요한 원칙인 거수같아요
@그러믄요 팬이 많은 @장맥주 작가님은 훨씬 심할 텐데, 저도 신경 쓰다 보면 끝도 없는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아요. 하지만, 저는 저런 미세 공격 따위는 신경 쓸 틈도 없는 거대 공격의 시대를 살아온 터라 웃고 넘어갑니다. :)
👏👏👏 방송 들으면 YG 님이 경험하신 어려움들이 느껴져요. 참 잘 견디시고 자기 할 일을 용기와 끈기로 밀고 나가시는 모습이 훌륭하다고 늘 생각합니다.
어우...세상에...거대공격들을 헤치고 살고 계시다니 박수&응원드립니다!!
오늘날 수많은 대학생들은 자신이 혹여 잘못된 말을 하지나 않을까, 잘못된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혹은 자신이 무고하다고 여기는 사람을 섣불리 방어하고 나서는 건 아닌가 주저한다. 자칫 잘못했다가 소셜미디어상의 군중에게 자신까지 함께 가해자로 몰리지는 않을까 두려워해서다.
나쁜 교육 - 덜 너그러운 세대와 편협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3장, 조너선 하이트.그레그 루키아노프 지음, 왕수민 옮김
자기 검열의 습관, 경계심, 두려움, 억압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가해자 지목 문화가 우려스럽네요. 비단 대학 뿐만 아니라 (이런 분위기 하에서 공부한 대학 졸업자들이 진출하는) 직장에서도 중간 관리자로서 이런 분위기를 종종 느낍니다. 그저 언행을 조심하고 상대를 배려한다는 상식적인 차원을 넘어서, 혹시라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것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아예 말이 안 통한다며 소통을 포기해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정말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되는 것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금요일(5월 10일)도 1부 3장 '우리 대 그들의 비진실'을 계속해서 읽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번 주는 이렇게 1부를 마무리하는 일정입니다. 혹시 뒤늦게 따라오시는 분들은 주말에 마저 읽으시고, 모두 읽으신 분들은 주말에는 봄 햇살을 즐기시면서 즐거운 병행(병렬) 독서를!!! 저는 요즘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미래』(부키)를 읽고 있어요. 주말에 완독할 예정입니다. :)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 - 쇠락하는 산업도시와 한국 경제에 켜진 경고등‘대한민국의 산업 수도, 지역내총생산 전국 1위의 부자 도시, 중산층 노동자 도시’라는 수식어가 붙는 도시. 지난 60여 년간 동아시아에서 가장 발전한 산업도시가 바로 울산이다.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는 제조업 위기론 속 울산이 직면한 딜레마에서 출발해 4차 산업혁명과 기후 위기라는 퍼펙트 스톰을 마주한 주식회사 대한민국호의 앞날을 논쟁적으로 살펴보는 대담한 기획이다.
언젠가 한국 tv에서 인터뷰를 보는데 젊은 사람들의 음식 취향 정도의 아주 가벼운 질문이었는데 모두 “…같아요” 라는 식으로 답을 하더라구요. 한국의 언니들에게 왜 이렇게 별것도 아닌 자기 성향을 말하면서도 정확하게 안하고 .. 같다는 표현을 쓰냐고 물었던 적이 있어요. 언니들 말이 요새는 뭔 말을 해도 공격받을 수 있어서 될수 있음 피해갈 구멍을 만들어놔야되니까 조금 흐리게 말하는 거라고 했어요. 근데 이 책을 읽어보니 미국이나 세계가 다 같은 증상을 앓고 있네요.
너무 동감입니다. "어쩌고 저쩌고 말씀 드릴 수 있을것 같습니다..." ㅠㅠ
아 저도 이 말투 싫어해요.. ‘특히 좋은 것 같아요’ 라고 말하는 거요. 자신의 경험이 좋았다는 것도 확실하게 말 못하다니! 그런데 진짜 무서운 게 자꾸 듣다보면 저도 모르게 쓰게 될 때가 있어요. ㅜㅜ
교차성...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3장을 덮었는데,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언급되니 또 그 책이 생각이 안나네요? 애들이 독후감 쓴다고 해서 발췌독까지 하면 2번은 읽은것 같은데...ㅠㅠ 주말에 그 책을 좀 살펴보고 오겠습니다.
책을 다시 읽으면서 묘한 기분을 느끼고 있어요. 제가 『나쁜 교육』을 처음 읽은 게 2000년이었거든요. 그때도 ‘이 문제 정말 심각한데 이제서야 제대로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 문제는 더 심각해진 것 같고, 막연한 반감 외에 이성적인 비판은 여전히 찾기 힘듭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 근본적인 원인이 뭘까 계속 묻게 돼요. 그런데 그러면서 『나쁜 교육』에 대해서도 다소 의문스럽달까, 다른 분들의 의견이 궁금한 지점이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의 과녁이 조금 빗나간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가해자 지목 문화라든가 정체성 정치로 인한 부족주의는 개탄스럽고 그에 대한 저자들의 분투도 다 동의됩니다. 그런데 그 원인이 과연 교육일까, 교육을 바꾸면 해결될 문제인가, 그 대목에서는 저는 좀 생각이 다릅니다. 차라리 책 후반부에 나오는 마르쿠제의 사상이라든가, 아니면 미셸 푸코에서 비롯된 담론 이론들을 과녁으로 삼았다면 어땠을까 합니다. 심리학자와 법학자인 저자들이 철학이라는 전장을 피하려고 일부러 타깃을 교육에 맞춘 걸까요?
저도 비슷하게 생각했어요. 미셸 푸코 등의 철학을 정면으로 겨냥한 책이 『워크는 좌파가 아니다』이니까, 말씀하신 맥락에서 보완이 되는 것 같아요. 다만, 저는 교육도 철학도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진짜 원인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 아직 헤매고 있습니다.
아. 이 책이 푸코 등의 철학을 겨냥한 것이군요. 과거에 해방 emancipation? 억압 repression, 구조의 문제 등의 표현을 처음 들었는때의 충격이 떠오르네요. 하지만 이제 그 세계관 안에 오래있다 보니 critical theory 비판이론 이외의 다른 담론을 떠올리기가 어려웠거든요. 좀더 다양하고 보편적 인간성의 세계관을 담을 수 있는 철학사조가 필요할듯한데... 추천해주신 책도 읽어봐야겠네요. 읽을책이 너무 많아서 ㅎㅎㅎ
꼭 읽어봐야겠네요
좋은 문제의식을 던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일단 3장까지밖에 못 읽어서 아직 잘 모르겠는데, 앞으로 그 의문점을 가지고 더 읽어나가야겠어요. 흑. 차라리 원인이 하나로 특정지어지면 편하겠죠. 그걸 해결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현실은 매우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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