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토닥토닥> 책방지기의 독서 #1 <베를린 함락 1945>

D-29
증오를 심어주는 선전활동이 먹혀들면서 독일의 하나부터 열까지 본능적으로 혐오하게 되었다. 제3벨라루스전선군의 한 병사는 "심지어 나무조차 적이었다"라고 말했다. ... 병사들은 장군을 가매장한 뒤 주변 나무에서 가지를 잘라냈다. 전통에 따라 관 위에 던지는 꽃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나뭇가지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한 젊은 병사가 무덤 속으로 뛰어들더니 관 위에 걸터앉아 미친 듯이 나뭇가지를 모조리 밖으로 내던졌다. 적의 나무에서 잘라낸 가지라는 이유였다. 그 나뭇가지들이 영웅의 안식처를 더럽혀서는 안 되었다.
베를린 함락 1945 p.103, 앤터니 비버 지음, 이두영 옮김, 권성욱 감수
중요한 점은, 이 여성들의 옷에 육각형 별이 달려 있었다는 언급에도 불구하고 소련 당국은 이들을 유대인이 아니라 “소련, 프랑스, 루마니아 시민”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나치는 약 150만 명의 소련 유대인을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살해했지만 스탈린은 조국의 고통에서 관심을 돌리게 할 만한 그 어떤 것도 원하지 않았다.
베를린 함락 1945 p.110, 앤터니 비버 지음, 이두영 옮김, 권성욱 감수
p.120 페이지 (아우슈비츠의 발견 부분을 읽은 정리) : 소련 코네프의 제60군이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발견했다. 수용소의 참혹한 일들이 생존자들에 의해 알려지게 되었다.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는 그동안 읽은 책 중에 내게 큰 충격을 준 책이다. 1945년 1월 27일. 소련군이 이 수용소를 발견한 날, 프리모 레비도 함께 살 수 있었구나. 끔직한 일들은 즉각 소련 중앙에 보고 되었지만, 이와 관련한 보도 및 공유는 5월 8일 전쟁이 끝날때까지 금지되었다고 한다. 소련 시민과 군인들에게 가해진 범죄만이 주요 관심사였고, 이것만이 활용되었다.
수백만명의 목숨이 사라졌다. 그 목숨 마저도 결국 효용의 가치로 따지는 것이 전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마음이 참 복잡합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마음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데… 참 전쟁 앞에 인간이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과 함께 ‘반전 평화’의 가치가 다시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1월 30일, 독일노동전선 산하 레저 기관에서 건조한 독일 최대의 유람선으로 200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게 설계된 빌헬름구스틀로프호가 6600명~9000명의 사람을 태우고 출발했다. 그러나 그날 밤 고속 어뢰정 한 척의 호위를 받던 빌헬름 구스틀로프호에 소련 발트 함대의 잠수함이 몰래 접근했다. … 어뢰 세 발을 발사했고 모두 명중했다. …사람들이 구명정을 타려고 필사적으로 몰려갔다. 바깥 기온이 영하 18도인 날씨에 많은 사람이 얼음처럼 차가운 바닷물로 떨어졌다. … 배는 한 시간도 못 되어 침몰했다. 5300명에서 7400명 사이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1300여 명의 생존자는 중순양함 아드미랄 히퍼호가 이끈는 배들에게 구조되었다. 이 사건은 역사상 가장 큰 해양 참사였다.
베를린 함락 1945 p.128, 앤터니 비버 지음, 이두영 옮김, 권성욱 감수
한 소총중대의 장교들은 마을 거리에서 러시아 순찰대 병사 한 명이 죽어 있는 광경을 보고 "부하들에게 마을 주민 전체를 죽이라고" 명령했다.
베를린 함락 1945 p.142, 앤터니 비버 지음, 이두영 옮김, 권성욱 감수
나치 친위대의 한 젊은 병사가 자신을 붙잡은 러시아인들을 위해 강제로 피아노를 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러시아인들은 연주를 멈추는 순간 처형하겠다고 손짓으로 분명하게 알렸다. 그는 16시간 동안 가까스로 피아노를 치다가 흐느끼면서 건반 위로 쓰러졌다. 러시아군은 그 병사의 등을 때린 뒤 밖으로 끌고 나가 총을 쏘았다.
베를린 함락 1945 p. 176, 앤터니 비버 지음, 이두영 옮김, 권성욱 감수
인간 비누라니. 그러나 그 담당자 슈파너 교수와 동료들은 전쟁 후에 기소가 되지 않았다.
그는 자신과 독일 국민을 완전히 동일시해 누구든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은 독일 국민 전체에 반대하는 것이며, 자신이 죽으면 독일 국민은 살아남을 수 없다고 믿었다.
베를린 함락 1945 p.269, 앤터니 비버 지음, 이두영 옮김, 권성욱 감수
이런 생각이 어쩌면 더 많은 파멸을 불러온 것이 아닐까 싶다. 더 많은 국민을 희생하더라도, 그리고 희생시킬 수 있다는 생각도 결국 이런 믿음에서 오는 것을 아닐까. 정말 이 책을 보면서 정치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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