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sam] 17. 카프카 사후 100주년, 카프카의 소설 읽고 답해요

D-29
우리는 돌격했다. 가슴을 찔리고, 도랑의 풀더미 위로 쓰러졌다. 데굴데굴 떨어지기도 하고 장난삼아 스스로 구르기도 했다. 모든 것이 따뜻했으나, 우리는 풀의 따뜻한 기운도 찬 기운도 별로 느끼지 못했다. 그저 맥이 풀리고 피로를 느꼈을 뿐이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13p.
한 번은 누군가가 허리에 손을 얹고 새까만 발바닥으로 우리들의 얼굴 위로 올라와서 경사면으로부터 길 위로 뛰어나갔지만 우리는 그저 두 눈만 깜박거릴 뿐이었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새까만 발바닥을 가진 누군가의 존재가 인상적입니다. 비평가들은 위의 장면에서 부조리와 고립을 보았을지도 모르지만, 카프카 사후 100년이 지난 오늘날, 새로운 해석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까만 발바닥의 존재'를 아이로 해석하여 주인공과 아이들의 관계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땅과 직접 맞닿아 새까매진 발은 현실과의 접촉을 상징하며, 한계를 넘는 도전과 영감을 주는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옆에 서 있는 아이에게는 키스를, 다음 세 아이들에게는 악수만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서 달리기 시작했다." 얼굴위로 올라가서 경사면으로부터 길로 뛰어 나간 아이는 그 중 누구일까. 먼저 간 그 아이를 따라 남쪽 마을로 달린건 아닐까. 카프카는 새까만 발바닥의 존재를 아이가 아니라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이 존재는 도전과 용기의 상징으로 혹은 실패와 좌절의 상징으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이와같이 특정한 방식으로 규정하지 않은 다면성은 카프카의 작품이 여전히 현대 독자들에게 새로운 해석과 영감을 주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머리로 저녁 어둠을 가르며 앞으로 달려갔다. 낮도 밤도 없었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카프카 단편집 中 국도의 아이들
그러므로 결국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 위한 최상책은 역시 스스로 무거운 덩어리처럼 행동하는 일이다. 그래도 날아가 버릴 것처럼 느껴진다면 유혹에 넘어가 불필요한 행동을 일체 하지 말 것. 상대방을 짐승의 눈으로 지켜보고후회하지 말 것. 요컨대 유령으로서 생명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모든 것들을 자기 자신의 손으로 눌러서 죽여 버릴 것. 즉 무덤과 같은 최종적인 안식을 늘리고 그 이외의것은 무엇도 더 이상 존속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24
거리로 나오자 간신히 자신을 되찾아 뜻하지 않게 주어진 자유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팔다리를 가볍게 움직여 이 단 하나의 결심에 의해 모든 일을 결심할 힘이 이미 자기 자신 속에 집중된 것처럼 느껴지고,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갑작스러운 산책, 22쪽
@쑤매 어머! 저랑 똑같은 문장에 밑줄 그으셨네요. ^^ 반갑습니다 쑤매님!
“가만히 틀어박혀 있거라. 나무 그늘로 가고 싶은가, 창문의 커튼 뒤로, 나뭇잎의 터널 속으로?”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상인 중에서서
나는 내 자신에게 물었다. 그녀가 자기 자신에 대해 의아한 생각을 갖지 않고 입을 꼭 다문 채 전혀 개의치 않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하고.
거리로 나오자 간신히 자신을 되찾아 뜻하지 않게 주어진 자유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팔 다리를 가볍게 움직여 이 단 하나의 결심에 의해 모든 일을 결심할 힘이 이미 자기 자신 속에 집중된 것처럼 느껴지고, ...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갑작스러운 산책> p22
그들로부터 이미 오래전에 도망쳐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붙잡힐 것이 없다고 느낄 때면 그들은 또다시 나타나 딱 마주보고 서 있는 것이다. 그들은 결코 주저앉아 버리거나 넘어지는 일이 없다. 여전히 먼 곳이기는 하지만 확신을 가진 눈길로 누군가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수법은 언제나 똑같다. 될 수 있는 한 넓게 퍼져서 우리들의 앞길을 가로막고 우리가 가려고 하는 장소로부터 우리를 차단시키려고 한다. 그 대신 그들 자신의 가슴 속에 우리들의 거처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쌓이고 쌓인 감정이 우리 내분에서 고개를 쳐들 때면 그들은 그것을, 얼굴을 앞으로 내밀고 자기 스스로를 내던지는 포옹으로 받는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사기꾼의 가면을 벗기다> p20-21
결국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 위한 최상책은 역시 스스로 무거운 덩어리처럼 행동하는 일이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p.24
위쪽 대기실에서 더없이 충실한 하인들의 얼굴을 바라보자 근사한 무언가에 의해서 불의의 습격을 당한 것처럼 놀라며 기뻤다. 하인들이 내 외투를 벗겨주고 구두의 먼지를 털어주는 동안 나는 그들을 번갈아 둘러보았다. 그러고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몸을 뒤로 젖히면서 홀 안으로 들어갔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누군가가 아메리칸 인디언의 함성을 질렀다. 우리는 전에 없이 다리에 전속력으로 탄력이 붙어 도약을 할 때마다 바람이 우리 허리를 들어올렸다. 무엇이 나타나도 우리를 멈추게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날아가거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너희들의 날개가 너희들을 골짜기 마을로, 아니면 가고 싶다면 파리로라도 날라다 주었으면 좋겠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어느 방에선가 닫힌 창문 안에서 노래 부르고 있는 축음기— 그것들은 이 침묵 속에서 들어보라는 듯이 들려온다. 마치 이 침묵이 영원한 미래를 두고 오랜 옛날부터 그들의 소유이기라도 했던 것처럼.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왜냐하면 우리는 눈 속에 서 있는 나무의 줄기와 같다. 그것은 보기에 미끄러운 눈 위에 올라서 있다. 슬쩍 밀면 간단히 밀려날 것같이 보인다. 그러나 그렇게는 되지 않는다. 대지에 굳게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라, 그것마저도 겉치레에 불과하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수목> p. 44
밤에 거리를 산책하고 있는데 멀리서부터 눈에 띄던 한 사나이가 ―눈앞에 도로는 오르막길이고 때마침 보름달이 떠 있었다– 우리들 쪽으로 달려오더라도 우리는 그 사나이를 붙잡지 않을 것이다. 비록 그 사나이가 허약하게 생겼고 누더기를 걸치고 있을지라도, 또 비록 누군가 그의 뒤를 쫓아오면서 소리를 지른다 할지라도, 오히려 우리는 그가 달리는 대로 내버려 둘 것이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달려서 지나가는 사람들>
나는 나의 미래에 대하여 나의 과거를 존중한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p.40
[1-2] "의지적으로 에너지를 작용시키면 비참한 상태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용이할 것이다."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정재승, 김경일 추천 도서『집단 망상』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비공개 PDF 제공] 미출간 신간 <슈퍼 아웃풋 공부법> 먼저 읽고 이야기 나눠요! [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전차 B의 혼잡>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코스모스> 꼭 읽게 해 드리겠습니다!
2026년 새해 첫 책은 코스모스!
내 맘대로 골라보는《최고의 책》
[그믐밤] 42. 당신이 고른 21세기 최고의 책은 무엇인가요? [그믐밤] 17. 내 맘대로 올해의 책 @북티크
🎨책과 함께 떠나는 미술관 여행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책증정] 미술을 보는 다양한 방법, <그림을 삼킨 개>를 작가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그믐 앤솔러지 클럽에서 읽고 있습니다
[그믐앤솔러지클럽] 3. [책증정] 일곱 빛깔로 길어올린 일곱 가지 이야기, 『한강』[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
듣고 이야기했어요
[밀리의서재로 듣기]오디오북 수요일엔 기타학원[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팟캐스트/유튜브] 《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같이 듣기
⏰ 그믐 라이브 채팅 : 최구실 작가와 함께한 시간 ~
103살 차이를 극복하는 연상연하 로맨스🫧 『남의 타임슬립』같이 읽어요💓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어두운 달빛 아래, 셰익스피어를 읽었어요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
독서모임에 이어 북토크까지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1일 오프라인 북토크 예정!스토리 수련회 : 첫번째 수련회 <호러의 모든 것> (with 김봉석)[책증정] 저자와 함께 읽기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오프라인북토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AI 에 관한 다양한 시선들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결과물과 가치중립성의 이면[도서 증정]《미래는 생성되지 않는다》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AI 메이커스> 편집자와 함께 읽기 /제프리 힌턴 '노벨상' 수상 기념[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AI 이후의 세계 함께 읽기 모임
독자에게 “위로와 질문”을 동시에 던지는 이희영
[도서 증정] 『안의 크기』의 저자 이희영 작가님,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이희영 장편소설 『BU 케어 보험』 함께 읽어요![선착순 마감 완료] 이희영 작가와 함께 신간 장편소설 《테스터》 읽기
한 해의 마지막 달에 만나는 철학자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책걸상 함께 읽기] #52.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도서 증정] 순수이성비판 길잡이 <괘씸한 철학 번역> 함께 읽어요![다산북스/책증정]《너를 위해 사는 것이 인생이라고 니체가 말했다》 저자&편집자와 읽어요!
<피프티 피플> 인물 탐구
피프티피플-이기윤피프티피플-권혜정피프티피플-송수정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