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sam] 17. 카프카 사후 100주년, 카프카의 소설 읽고 답해요

D-29
저는 시골의사를 가장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본인의 업무를 다해야 하는 책임감과 본인의 하수인을 지켜야 하는 책임감 사이에서 주인공이 자책하며 괴로워 하는 인간의 심리가 잘 나타나 있었어요! 저 역시도 업무를 하면서 다양한 갈등을 겪고 있기때문에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마지막 '어느 학술원에서의 보고'를 읽고 원숭이 피터가 동물로서 가장 자유롭고 원초적인 삶을 살다 인간에 의해 포획되어 길들여지고 점점 인간화되어가는 이야기가 결국은 인간이 태어나서 사회화되어 가는 과정, 크게는 인간진화의 과정까지도 대입해 생각해볼수 있었습니다. 우리 인간 또한 자유의지를 갖고 있지만 결코 돌이킬수 없는 진화/사회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오히려 고등한 존재로의 진화/문명화된 사회인이라는 프레임이 갇혀 출구없는 감옥안에서 길들여지고 있을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낡은 페이지가 가장 인상적으로 읽은 작품입니다. 황제로 대표되는 지도자의 무능과 침략에 의해 고통받는 국민들의 모습이 잘 드러난데다 가장 이해하기 쉬웠던 단편이기도 했습니다. 찾아보니 "만리장성 축조 때"와도 연결되는 이야기로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어느 학술원에서의 보고 입니다. 혹성탈출도 생각나고 동물원에 갇힌 동물의 심정이 이럴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행스럽게 이렇게 글을 남길 수 있는 인간이라는 종으로 태어나서 다른 종의 입장에 서기 힘든데 글이 주는 힘이란 또 이런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2-1. 시골의사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솔직히 1-1. '관찰'에서는 참고할 만한 해설 글조차 별로 찾기가 힘들어서.. 스트레스 였는데... ;;; 그나마 시골 의사에 대한 해설은~ 참고 할 만한 글들이 좀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 해설이 너무 흥미로웠습니다. 이거... 어쩌면... 제 내면의 바다에 '흠집' 정도는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글이 아닌 이후 해설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ㅎㅎㅎㅎ 여러 해설들이 존재하는 것 같던데~ 저는 그 중에 자아 분열적 요소가 가장 납득이 되었습니다. 결국.. 본인의 고민을 직설적으로 글에 표현할 수 없는 시대를 살았던 카프카의 입장에서는 저러한 방식이 어쩌면 당연했겠다는 생각을 굳이 하면서.. 카프카를 용서(???) 하기로 했습니다. 조금씩 더 흠집이 나길 기대하며.. 계속 따라가 보겠습니다.
<시골의사>도 인상깊었지만 많은 분들께서 언급하셨으니, <법 앞에서>와 <승냥이와 아랍인>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두 작품에는 법을 공부해서 보험회사에서 일했고, 유대인으로써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던 카프카의 개인적인 철학이 많이 담겨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그게 비유적으로 표현되어있어서 막연히 느껴지기는 하는데 구체적으로 무얼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법 앞에서>의 문지기는 변호사, 판사 등 전문적인 법률가를 비꼬아서 구현한 캐릭터같고, <승냥이와 아랍인>에서 승냥이는 아마도 유대인들을 상징하는 듯 한데 뒷부분에 나오는 가위 이야기는 유대인들과 무슨 관계가 있는 상징물인지 모르겠습니다.
2-1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글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그중 <법 앞에서>가 기억남습니다. 법 앞을 지키는 문지기를 두려워해 법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어리숙함이 현실의 나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문지기가 가지는 위력은 나의 두려움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2-1] <낡은 페이지>에서 다루는 유목민들과의 의사소통이 인상적이네요. 우리는 언어를 가진 우수한 민족이라고 말을 하는데, 상대가 다른 언어를 사용할때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멸시하거나 오해하고 있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다를 뿐이라는 것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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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은 자유라는 말로 자기 자신을 너무 자주 기만합니다. 그리고 자유라는 것을 가장 숭고한 감정의 하나로 여기고 있습니다만, 참다운 것이 아닌 자유도 똑같이 가장 숭고한 감정의 하나로 여기고 있습니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인생은 놀랍도록 짧다. 지금까지 살아온 일을 돌이켜보면 모든 것을 통틀어 단 한 줌일 뿐이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이와 같은 진보! 사방팔방으로부터 이와 같은 지식의 빛이 눈을 뜬 저의 뇌리 속으로 흘러들게 된 것입니다. 저는 기뻤습니다. 그것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고백합니다만 그 가치를 과대평가하지도 않습니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p.125
그들이 손을 내밀면 우리는 옆으로 몸을 돌리고, 모든 것을 그들의 뜻에 맡기는 것이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누가 뭐라 해도 저는 지금까지 많은 출구를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하나도 없습니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이랴! 달려라!" 하고 나는 외쳤다. 그런데 말은 달리는 것이 아니라 마치 노인의 발걸음처럼 느리게 눈 덮인 벌판을 횡단했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p. 24/72
“(…) 나는 징그러운 상처를 지닌 채 이 세상에 태어났지요. 그것이 내 모습의 전부였답니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시골의사
‘그는 장차 어떻게 될까’ 하고 나는 생각해보지만, 아무런 해답도 얻을 수가 없다. 그는 죽을 것인가. 죽는다는 것은, 모두가 살아 있는 동안에 일종의 목적을 갖고 일종의 활동을 하기 때문에, 그로 인해 몸이 닳아서 죽는 법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오드라덱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언제인가 내 자식들이나 손자들의 발길에 채여 실이 풀리면서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게 될 것인가. 그가 어떤 사람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내가 죽은 후에도 그가 계속 살아남을 것을 생각하면, 나는 참으로 고통스럽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설령 당신이 턱이 빠지도록 열심히 지껄이거나 양팔이 떨어지도록 열심히 손짓 발짓한다 해도 그들은 당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앞으로도 결코 이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낡은 페이지>
다른 사람은 아무도 이 문으로 들어갈 수가 없소. 왜내하면 이 입구는 오직 당신만을 위한 것이니까. 나는 이제 가서 이 문을 닫아걸겠소.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법 앞에서>
[2-2] "나는 이 자초지종을 완전하게 생각할 능력이 없다. 발가벗은 채로 비참하기 그지없는 이 시대의 혹한 속에서 현세의 마차를 타고 초현세의 말들에게 이끌려서 늙은 나는 끝도 없이 돌고 또 돌고 있는 것이다. <시골의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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