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sam] 17. 카프카 사후 100주년, 카프카의 소설 읽고 답해요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1-3. 『관찰』의 첫 작품은 「국도의 아이들」입니다. 카프카는 『관찰』의 작품 순서를 매우 고심했고, 출간 직전에 「국도의 아이들」로 정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첫 책에서 처음으로 독자를 만나게 되는 글로 정했으니, 카프카가 이 작품을 얼마나 각별하게 여겼는지 짐작할 수 있겠지요. 「국도의 아이들」에는 고유명사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빌트바하 다리’라는 지명만 무시하면 과거 한국의 풍경이라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주인공 소년의 이름도 끝까지 알 수 없습니다. 이 이름 없는 소년은 친구들을 떠나 남쪽 마을로 혼자 달려갑니다. 앞으로 소년은 그 마을에서 그레고르 잠자나 요제프 K처럼 여러 가지 부조리한 일들을 겪고 고립될지도 모릅니다. 그 마을에는 잠을 자지 않는, 하지만 피곤해하지 않는 바보들이 산다고 하니까요. 정답 없는 문제입니다. 이 소년에게 한국 이름을 붙여준다면 어떤 이름을 붙여주시겠어요? 이유는요?
여행을 떠나는 소년이라 그런가 단순히 "道"자가 들어가는 이름을 붙여주고 싶습니다. 도진이라든가... 한국 이름은 대체로 한자를 변환하여 쓸 수 있게 작명을 하니까 어디론가 발길을 옮기는 아이에게 "길"에 해당하는 단어를 주는 건 어떨까 떠올랐거든요. 실제로 사람 이름에 저 한자를 집어넣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냥 '휘'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습니다. 이유 없이 마음에 남습니다.
'비현' 이라는 이름을 생각해봤어요. 날비, 나타날현. 소년이 달려가는 이미지가 '날아오르는' 이미지로 보였어요. 높이 날아오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모습이 떠올랐네요. 마치 그네를 타는 것처럼 말이에요. 날아오르기는 하지만, 내려가기도 하고. 그래서 보였다가 보이지 않다가...하는 모습이 반복되는 이미지가 연상되어 '비현'이라는 이름을 생각해봤습니다.
이 글에서 소년은 한숨을 쉬고 피곤해합니다. 저녁식사를 하는데도 '피로를 느끼면서' 버터 바른 빵을 씹고, 친구들과 함께 뛰어다니고 풀더미 위에서 구르는데 '맥이 풀리고 피로를 느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소년'과 피로는 어울리지 않는 것만 같은데, 이 글의 주인공은 피로한 소년입니다. 피로한 소년에게 어울리는 한국 이름이 뭐가 있을까요? 그다지 한국적이지는 않지만 직관적으로 의미가 전달되는 '피아'(피곤한 아이)나 '노아' (늙은 아이) 정도를 떠올리는 게 제 한계인 듯 싶습니다.
저는 화자로 설정된 이 소년이, 육체를 이탈한 영혼이 자신이 존재하는 상황을 내려다보고 있는 느낌, 마치 신처럼 위에서 현실을 관망하는 그런 느낌이 너무 강하게 느껴져서.. 약간 분열증 같은 느낌이었어요. 현실에 있지만 현실에 있지 않고, 살아있지만 살아있지 않은 그런 경계를 넘나드는 위태로운 느낌.. 그래서 떠다니는 영혼이라는 뜻으로 '비령'이라고 불러주고 싶어요.
철수. 김철수? 흔한 이름일 것 같아요. 지금 아이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예전에는 교과서에도 많이 등장하는 이름이 철수와 영희였거든요. 그냥 기억에 남지 않을 아주 흔하디 흔한 이름이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이름이기에 특별할 수도 있는 이름이에요.
정답이 없는 문제이지만 어렵네요..주인공의 이름은 그 자체로는 특별히 의미가 없을때가 더 많긴하지만 내가 작가라면 내 자식같은 글의 주인공에게는 뭔가 뜻깊고 심오한 이름을 지어주고 싶을것 같거든요. 하지만 저는 고심끝에 가장 평범하면서도 특별할것 없는 이름을 골랐어요. '철이' 라는 이름으로요. 특별할것 없고 가장 평범하기에 내가 쉽게 가까워질수 있고 나와 연관지을수 있을것 같아서요. 그렇게 된다면 남에게 아무도 아니지만 나에겐 가장 특별한 존재가 될테니까요.
'진우'라고 부르고 싶네요. 뭔가 진실을 알고 싶어할 것 같으면서 복잡하지는 않은 이름이 어울릴 것 같아서요.
고요한이라고 이름을 붙여주고 싶습니다. 작품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동적이지만 고요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모험심과 고독을 즐기는 입체적인 인물이라고 느껴져서 고요한 이라는 이름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현재'라고 붙여주고 싶네요. 과거를 뒤로하고 미래로 한 걸음 내딛어보는 현재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전달하듯이요.
'훈'이라 붙여볼까 합니다. 누구일까? 후?하고 궁금히 물어보다 남자아이란 생각에 흔한 '훈(勳)'을 생각해봅니다. 아직은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아닌 것 없지만 성장을 통해 강인한 인물이 되었으면 바라며 지어봅니다,.
철수나 철이, 혹은 영수 같은 평범한 이름을 주고 싶어요. 평범함 이름속에 복잡한 내면 따위 없는듯 시치미 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의미로든 주목받고 싶어하지 않는 인물로 읽혀졌어요.
'무명' 이름 없음이란 뜻과 날아다니는 밝은 빛이란 뜻으로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요. 국도 위에서 소년이 하루 하루 톰소여의 모험의 주인공처럼 혼자 도로 위 주변 세상을 탐험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1-3. 저도 철수.. 를 떠올렸는데.. 너무 이미 많이 나온 답 같아서.. 진구로 해야겠습니다. 도라에몽에 나오는 그 진구를 떠올렸습니다. 조금 더 유쾌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1-3] <국도의 아이들>은 내게 국경의 아이들로 다가왔다. 자연스럽게 읽는 동안 쿠르트족의 아이들이 생각이 났고, 2005년 개봉한 <거북이도 난다>를 떠올리게 되었다. 순박한 눈망울의 아이들의 손에 총이 들려있었던 그 영화의 경계와 어둠이 연상되었던 작품. 영화 주인공 이름과 동일한 "위성" (한국식 이름으로도 멋진)이라고 이름 붙여본다.
읽으면서 덩달아 무기력해지는 느낌인데도 100년 전 소설이 아니라 현재를 살고있는 나의 어느 순간인 듯 이입하면서 읽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어요. 고1 반아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실장이 되었는데 담임 선생님의 지나친 편애로 어느새 반아이들 모두에게 왕따를 당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제 마음상태가 약간 이랬던 거 같아요. 부모님이 보시기에는 눈 뜨고 밥 먹고 약 먹고 운신은 하는데, 안색은 별로 안 아파 보이는데 얘가 어디가 아프다는 건지... 그때 전 '가사 상태'였어요. 살아있지만 죽어있는, 잠이 들면 다시 깨지 않았으면 하는, 방바닥 밑으로 내 몸이 흐물흐물 녹아 스며들 것 같은 느낌... 움직이는 내 몸이 낯설어 내 영혼이 그런 내 몸을 멀거니 관망하는 느낌. '국도의 아이들'을 읽으면서 그때의 내 마음으로 세상을 그렸다면 이런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싶었어요.
읽으면서 궁금했습니다. 화자는 어느 나이 일지. 10대 중반? 후반? 소년은 어느 나이까지 붙일 수 있는 단어일지 하고요. 이 소년의 이름이 무언지 제가 묻고 싶었는데, 질문이 한국 이름 지어주기라니 생각을 해봤지만, 저는 주위에서 들을 수 있는 흔한 이름이 아닐까 합니다. 동희?쯤... 이동휘 배우가 떠오르니까, 동휘? 요즘 많이 쓰는 중고등 남학생 이름을 잘 모르겠네요. 너무 흔한 이름도 아니고, 너무 오래된 이름도 아닌 적절한 이름이길 바라며
'해야'! "참새가 비말처럼 날아오르고, 하늘에는 날아가는 새들 대신 떨고 있는 듯한 별이 나타났다." 차가운 바람에 떨고 있는 별은 다름 아닌 소년입니다. 숲속 남쪽 마을로 간 소년은 이제 잠을 자지 않습니다. 해는 쉼 없이 빛나며 밤에도 지구 반대편을 비추는, 잠도 피곤도 모르는 존재를 상징하는 별입니다. 마치 카프카의 표현처럼 떨고 있는 둣한 별이었지만, 이제는 지치지 않는 깨어있음이 그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해야'라고 불러봅니다.
박경장 선생님의 BTS 인문학 향연을 읽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해박하다 못해 끝을 알 수 없는 인문학 지식의 깊이에 감동 받고 있습니다. 한 꼭지 한 꼭지 읽으며 노래를 찾아 듣고 있는데 이렇게 깊이 BTS를 해석한 책이 또 있을까 싶어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함께 읽고 음악을 통해 인문학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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