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기] 갈증, 예수의 십자가형이 진행되기까지의 이틀간의 이야기

D-29
생각해보니 그런것 같아요 우리는 누군가에 대한 칭찬은 구체적이기 보단 그냥 두리뭉실~대신 누군가에게 비판하는 일에 대해선 아주 구체적인것 같아요 그 내면 속엔 '나는 아니야'라든지 나만 아니면 돼'같은 심리가 들어가 있는것 같아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쪽이 유난히 '잘한 것을 숨기기'에 특화된 것도 같구요. 내가 잘해서 좋은 결과가 있더라도 겸손하게 얘기해야 하거나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거나 다른 사람들의 공으로 많이 돌리지요. 그런데 반대의 경우는 고집스럽게 외부에서 이유를 찾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ㅋㅋ
그날 밤 내가 느낀 두려움은 앞으로 겪게 될 고통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된 신체적인 현기증이었다. 사람들은 처형당하는 자들이 자기 운명을 감당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그들이 고통에 울부짖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들의 용기에 대해 말한다.
갈증 p17,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사람들은 십자가에 못 박히는 예수에게서 보고싶어하는 건 무엇이었을까요 손바닥에 못이 박히면 그 고통 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벌벌 뜨는 예수의 모습이었겠죠 하지만 다음 문장에서 이어진 [분명히 그보다 훨씬 더 큰 고통들이 있을 테니까...내가 상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라는 문장이 마음을 울리네요
얼마 전에 읽었던 <타인의 고통>이 생각나네요... 관음증같은.
고난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성인의 모습을 바랐고, 겉으로는 예수가 그런 모습을 보여줬지만, 소설 내에서는 체현된 육체로 인해 너무나도 또렷하게 감각을 느꼈고 그로 인해 고통 또한 너무나도 또렷하게 느꼈지요. 글 만으로 그 고통을 다 알수는 없겠으나 그가 느끼는 고통이 어떤 것인지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무서워하는 것 중 제일 큰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닐까(또는 상상되지 않는것) 라고 생각해 본적이 있어요. 인간에게는 예상하고 익숙한 어떤 것들에 대해선 대비하는 마음이 있으니 닥치면 행하게 되지만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너무 무서울것 같아요 '못들이 줄 고통은 적어도 상상할 수가 있는 것이었다'라는 예수의 말이 오랫동안 남더라구요
<그의 사랑이 도대체 뭔데?> 좋은 질문이다. 매일 밤낮없이 자신 속에서 그 사랑을 찾아야 한다. 그것을 찾으면, 모든 것이 너무나 자명해서 우리는 그것에 이르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이해할 수 없게 된다. 또한 그것의 끊임없는 흐름 속에 머물러야 한다. 사랑은 에너지, 즉 움직임이다. 그 안에서는 아무것도 정체되지 않는다. 그러니 어떻게 머물지 묻지 말고 그 분출 속에 자신을 내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개연성에 좌우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갈증 p36,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예수의 사랑을 불신하는 유다의 질문으로 시작되는 이 부분이 끌림니다. 사랑은 상대가 아닌 자신 속에서 그 답을 찾아야하며 에너지 파장처럼 계속 흐르게 해야한다. 그리고 오롯이 그 사랑 속에 자신을 내던져야 한다. 사랑은 개연성 같은 논리에 좌우되는 감정이 아니다. 그러기에 예수는 자신의 사랑을 끊임없이 시험하고 부정했던 유다조차도 사랑했겠지요.
지난 주 독서모임엔 기독교인 회원이 오셨죠 무신론자로서 이런 내용의 글을 읽다보면 괜히 반항아닌 반항심이 생겨 신이나 예수의 사랑에 대한 질문을 유치할 정도로 쏟아부울 때가 있답니다 그럴때 마다 예수의 사랑에 대해 조곤조곤 이야기해주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정말 감히 인간이 어찌 예수의 사랑에 대해 짐작조차 하겠나 라며 오만한 생각들에 고개 숙이게 된답니다 종교를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말이죠
저는 무교라서 종교는 잘 몰라서 성경내용을 찾아보며 갈증을 읽고 있습니다. 단순히 사랑에 대한 구절이 끌려서 올려보았어요. 제가 요런 참여는 처음이라서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인물의 묘사와 심리는 허구적인 부분이지만, 그 안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는 모두 성경에 있는 내용 그대로라고 하더군요. 저도 의심이 많아서 천주교인인 와이프에게 계속 물어가며 읽었습니다ㅎㅎ
무언가를 믿는다는 것에 대가가 없고 그 믿음으로 삶의 버팀목이 된다면 종교가 나쁘진 않다고 봅니다ㅎㅎ 물론 저도 무신론자이지만요
이 책에서도 언급되지만 유다가 자신을 배신할 것을 알면서도 예수가 유다를 품잖아요. 어쩌면 결과만 알려져 있고 그 과정은 모르는 상태인데, 그를 '사랑'으로 보듬을 수 있었나는 여전히 대단하면서도 의문으로 남고 있습니다. 사랑이 아닌 방식으로도 품을 수 있고 사랑이 아닌 배신도 있으니까요. 결국 예수는 유다의 배신을 알면서도 그를 '사랑'하기로 한 것이니까요.
아멜리 노통브의 <갈증>을 읽다보면 와닿는 문장들이 많았습니다 잘난 척 무례하게 살다가 겸손해지게 만드는 소리없는 가르침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가장 안 좋은 것은사람들의 기대였다. 가나에서는 어머니 외에 나에게 뭔가를 요구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그 후로는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뭔가를 준비해 놓았고 내 앞에 병에 걸려 누워 있는 사람이나 문둥병 환자를 데려다 놓았다. 기적을 일으키는 일이 은혜를 베푸는 게 아니라 의무를 다하는 게 되어 버렸다.
갈증 p24,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저도 이 마지막 문장이 오래 남았어요... 한창 드라마에서도 비슷하게 자꾸 호의를 베풀면 그게 권리인 줄 안다? 같은...
제가 요즘 모 작가님께 자꾸 기대하는 게 이런건가봅니다ㅋㅋ 자꾸 한 번쯤 와주시는 게 힘든가~ 하고 권리처럼 속으로 속삭이지만, 그래서는 안된다! 하면서 마음을 꾹꾹 누르고 있어요 ㅠ
사람들의 눈길에서 내가 수없이 읽은 것은 간청이 아니라 협박이었다(...)그것은 어딘가에 쓸모가 있어야 했다.
갈증 p24,25,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결국 예수의 기적을 처음엔 정말 기적으로 받아들이다가 나중에는 자신이 필요한 욕심을 채우는 도구로 전락했지요. 예수도 그것을 알아차리고 뒤에 가서는 아무런 기적도 일으키지 않은 게 아니었을까요. 기적을 보여줌으로써 하느님의 존재를 믿으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인데, 현실은 기적을 통해 자신의 이익과 욕망을 채우려는 사람들만 생겼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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