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기] 갈증, 예수의 십자가형이 진행되기까지의 이틀간의 이야기

D-29
예수의 사랑을 불신하는 유다의 질문으로 시작되는 이 부분이 끌림니다. 사랑은 상대가 아닌 자신 속에서 그 답을 찾아야하며 에너지 파장처럼 계속 흐르게 해야한다. 그리고 오롯이 그 사랑 속에 자신을 내던져야 한다. 사랑은 개연성 같은 논리에 좌우되는 감정이 아니다. 그러기에 예수는 자신의 사랑을 끊임없이 시험하고 부정했던 유다조차도 사랑했겠지요.
지난 주 독서모임엔 기독교인 회원이 오셨죠 무신론자로서 이런 내용의 글을 읽다보면 괜히 반항아닌 반항심이 생겨 신이나 예수의 사랑에 대한 질문을 유치할 정도로 쏟아부울 때가 있답니다 그럴때 마다 예수의 사랑에 대해 조곤조곤 이야기해주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정말 감히 인간이 어찌 예수의 사랑에 대해 짐작조차 하겠나 라며 오만한 생각들에 고개 숙이게 된답니다 종교를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말이죠
저는 무교라서 종교는 잘 몰라서 성경내용을 찾아보며 갈증을 읽고 있습니다. 단순히 사랑에 대한 구절이 끌려서 올려보았어요. 제가 요런 참여는 처음이라서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인물의 묘사와 심리는 허구적인 부분이지만, 그 안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는 모두 성경에 있는 내용 그대로라고 하더군요. 저도 의심이 많아서 천주교인인 와이프에게 계속 물어가며 읽었습니다ㅎㅎ
무언가를 믿는다는 것에 대가가 없고 그 믿음으로 삶의 버팀목이 된다면 종교가 나쁘진 않다고 봅니다ㅎㅎ 물론 저도 무신론자이지만요
이 책에서도 언급되지만 유다가 자신을 배신할 것을 알면서도 예수가 유다를 품잖아요. 어쩌면 결과만 알려져 있고 그 과정은 모르는 상태인데, 그를 '사랑'으로 보듬을 수 있었나는 여전히 대단하면서도 의문으로 남고 있습니다. 사랑이 아닌 방식으로도 품을 수 있고 사랑이 아닌 배신도 있으니까요. 결국 예수는 유다의 배신을 알면서도 그를 '사랑'하기로 한 것이니까요.
아멜리 노통브의 <갈증>을 읽다보면 와닿는 문장들이 많았습니다 잘난 척 무례하게 살다가 겸손해지게 만드는 소리없는 가르침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가장 안 좋은 것은사람들의 기대였다. 가나에서는 어머니 외에 나에게 뭔가를 요구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그 후로는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뭔가를 준비해 놓았고 내 앞에 병에 걸려 누워 있는 사람이나 문둥병 환자를 데려다 놓았다. 기적을 일으키는 일이 은혜를 베푸는 게 아니라 의무를 다하는 게 되어 버렸다.
갈증 p24,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저도 이 마지막 문장이 오래 남았어요... 한창 드라마에서도 비슷하게 자꾸 호의를 베풀면 그게 권리인 줄 안다? 같은...
제가 요즘 모 작가님께 자꾸 기대하는 게 이런건가봅니다ㅋㅋ 자꾸 한 번쯤 와주시는 게 힘든가~ 하고 권리처럼 속으로 속삭이지만, 그래서는 안된다! 하면서 마음을 꾹꾹 누르고 있어요 ㅠ
사람들의 눈길에서 내가 수없이 읽은 것은 간청이 아니라 협박이었다(...)그것은 어딘가에 쓸모가 있어야 했다.
갈증 p24,25,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결국 예수의 기적을 처음엔 정말 기적으로 받아들이다가 나중에는 자신이 필요한 욕심을 채우는 도구로 전락했지요. 예수도 그것을 알아차리고 뒤에 가서는 아무런 기적도 일으키지 않은 게 아니었을까요. 기적을 보여줌으로써 하느님의 존재를 믿으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인데, 현실은 기적을 통해 자신의 이익과 욕망을 채우려는 사람들만 생겼으니까요
인간들은 예수가 행하는 기적 조차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걸까요 살짝 비켜간 이야기 일수도 있지만 살면서 누군가 주는 것과 받는 것, 그 어떤 것도 당연한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친절도 습관적으로 받다보면 당연하게 여겨지게 되는 무례를 범하게 되는 것 같아 후회하기도 한답니다.
사랑은 확신과 의심을 한데 모은다. 우리는 사랑받고 있다고 확신하는 만큼 그것을 의심한다. 번갈아 그런 게 아니라, 난감하지만 동시에 그러하다. 사랑하는 이에게 질문을 퍼부어서 의심을 떨치려 애쓰는 건 극도로 애매한 사랑의 본성을 부인하는 일이다.
갈증 p.47,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참 공감되는 문장이었습니다. 우리는 진실로 사랑하는 연인에게 '나 사랑해?'라고 늘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 합니다. 상대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음을 확신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다시 확인받고 싶어하는 의심이 공존하는 거죠.
저도 이 부분을 읽으면서 몇번을 되새겨 읽게 되더라구요 가끔 사랑, 이 사랑에는 남여의 사랑도 있지만 부모와 자식, 친구와 친구, 이웃간의 사랑을 모두 포함하며 사랑에는 '믿음'이 함께 하지 않는다면 사랑은 할수록 고통 역시 따르겠구나 싶더라구요 자꾸 확인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나쁜건 아니겠지만 사랑하고 믿는다면 늘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마음도 나아지지 않을까 하구요
배고픔을 더는 느끼지 않을 때 우리는 그것을 포만이라 부른다. 피로를 더는 느끼지 않을 때 우리는 그것을 휴식이라 부른다. 고통을 더는 느끼지 않을 때 우리는 그것을 위안이라 부른다. 갈증을 더는 느끼지 않을 때 그것을 칭하는 낱말은 없다.
갈증 p51,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이 책에서 제일 와닿는 문장이었답니다 그리고 저나름 갈증의 반대어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작가의 말처럼 배고픔이나 피로의 반대어는 포만과 휴식으로 해결되지만 갈증은 그 반대라고 생각하는 언어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추게 하는 정도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러면서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인 욕구 중 갈증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기도 했답니다
프랑스어에는 '갈증'의 반의어 '해갈'에 뜻하는 낱말이 없고 반드시 '갈증의 해소'라고 써야 한다고 합니다. 위 문장은 이 책 제목이 '갈증'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작가의 언어적 탐구심을 보여준다고 하네요. 그러다 제가 극T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장소적 배경이 팔레스타인인데 그 쪽 언어에도 해갈의 단어가 없는가 궁금해졌습니다.^^
갈증의 해소를 뜻하는 '해갈'의 경우도 앞서 언급한 포만, 휴식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들긴 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결핍의 단어들의 반대어들은 전부 그것이 충족되었다는 뜻을 품고 있는데, 해갈의 경우는 충족이라기보다는 해소되어 원래 상태가 되었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어서요. 물론 이건 주관적인 부분이기에 해갈을 포만과 휴식과 동일한 반대어라고 생각할수도 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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