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기] 갈증, 예수의 십자가형이 진행되기까지의 이틀간의 이야기

D-29
예수는 진정으로 현존하는 누군가는 그리 흔치 않다고 말하며, 사랑, 갈증, 죽음이 그를 현존하게 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20대 후반부터 마라톤을 했었습니다. 그 때는 방황의 시기여서인지 가슴 뛰는 대상을 찾는 것이 쉽지않았어요. 달리면서 나의 숨소리를 들으면 머리 속에 오롯이 저 혼자만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숨이 차서 가슴이 뛰는 것인지 달리는 희열에 가슴이 뛰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살아있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러너스 하이를 느낀 후에는 정말이지 내 생애 최고의 운동은 마라톤이 되었답니다. 예수가 말하는 고차원의 현존과는 사뭇 다르지만 저의 현존은 달리기였습니다.
나는 나 자신을 용서해야만 한다. 왜 나는 그럴 수 없을까?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나는 나를 용서할 수 없다. 용서를 막는 것은 바로 생각이다.
갈증 p.108,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나 자신 뿐 아니라, 어쩌면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것 자체가 생각을 깊이할수록 더 하기 힘든 행위인 것 같습니다. 용서하기로 마음 먹었을 때 바로 용서를 구해야지, 어떻게 용서할지를 고민하다보면 나중에 가서는 이미 늦어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 이 방식이 용서는 맞을까 하는 머뭇거림으로 인해 용서를 가로막히게 되는 듯 합니다.
나는 <이따위 것>이라는 말을 일부러 사용한다. 나는 이 일을 <십자가의 매달림>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
갈증 p.105,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본인이 원치 않음에도 누군가를 성인으로 추대하거나 우상화를 시키는 것의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는 이것이 사회가 노력이라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했어요. 누군가가 어떤 역경과 고난을 만났을 때 이겨낼 이유를 찾지 못한다면 이겨낼 필요성을 못느끼고 그것을 행하지 않게 되겠지요. 하지만 사회는 그런식으로 굴러가지 않잖아요. 누군가는 하기 싫은 것을 해야하고 누군가는 고난을 겪으면서 다음 단계의 보상을 성취하게 되는데, 그 성취로 가는 과정에서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수단으로 '위인'이나 '성인'을 내세우는 것 같습니다. 그들도 당신과 같은 고난과 역경을 겪었지만 이겨내고 그런 자리에 도달했다. 그러니 지금 당신이 겪은 일을 포기 하지마라, 라는 식의 메세지로요.
'본인이 원치 않는다'는 말은 사실은 당사자에게 대답을 들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만은, ㅎㅎ 정당성의 부여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여러 종교의 경전, 잘은 모르지만 예를 들어 복음서를 전하는 일은 후대 사람들의 몫이었고, 거기에 전하는 사랑의 의지가 덧붙여졌겠지요. 그러면서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 믿어야 하는 정당성을 부여해야 했을 것입니다. 또 역사 속의 위인의 이야기에는 사실로서의 역사에 기록으로서의 역사적인 측면이 가미되었을 것입니다. 이는 후대 사람들이 그 위대한 위인을 뛰어 넘어 앞으로 나아가라는 명명이며 이 또한 하나의 정당성의 부여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경우엔 예수는 본인이 원치는 않으셨죠ㅎㅎ 본인이 원해서 그런분들도 분명 있긴 할거에요ㅎㅎ
모든 사람은 너무나 엄청난 비율로 중요해서 그것은 계산할 수가 없다. 사람들이 무한히 작다고 주장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갈증 p142,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희생을 한 사람이 자신은 아무래도 괜찮다고 겸손을 보이는 것에 대해 예수는 그것이 부적절한 자부심이라고 말합니다. 그 겸손의 말이 진실이라면 치졸하다고도 합니다. 모든 사람은 엄청난 비율로 중요한데 중요하지 않기를 바라는 터무니 없는 겸손은 비열함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겸손을 하나의 미덕으로 삼으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작은 희생을 한 사람이든 중차대한 희생을 한 사람이든 중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겸손의 덕성이 있든 없든 희생한 사람은 존경받아야 할 것입니다.
자신의 희생과 수고가 아무렇지 않다고 말하는 겸손의 정도가 동아시아권이 확실히 높은 것 같습니다. 분명 자신이 잘해낸 부분도 있을 건데 우리나라의 경우 그런 것을 솔직하게 말하면 '거만'하다거나 '자만'한다는 식으로 보는 시선이 있지요.
체현에 대해서 예수가 자신은 감각을 느끼지만, 체현되지 않은 아버지는 이런 것을 느끼지 못하셨을거라는 부분이 있는데요. 읽을 당시에는 체현된 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감각은 특권이라 여겼는데, 그것을 알지 못했으면 과연 그 감각들을 구현할 수 있을까 싶더라구요. 임의로 하느님을 판단했던 우리의 모습을, 예수를 통해 다시 보여준 장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독서모임에서 읽긴했지만 시간이 지나서인지 생각이 잘 나지 않아요.
앞의 댓글들을 읽어보시면 내용이 조금 떠오를지도 모르겠네요ㅎㅎ
몸을 가지는 것은 일어날 수 있는 일 중에 최고의 것이다. 이 말은 아무리 반복해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갈증 p.26,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 역시 있지요. 무생물로 가득한 드넓은 우주에서 생명이라는 비일상적 상태로 태어난다는 것은 정말 최고이자 기적같은 일이지요
우리는 즐거움을 누렸을 때 훨씬 나은 누군가가 된다. 이것은 아주 간단한 이치다.
갈증 p.32,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우리 속담에도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듯이 즐거움을 누릴 여유가 있어야만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 아닐까요?
살면서 일희일비 되는 제 마음을 들여다보았을때 현재 내 마음이 천국이면 무얼 바라보는 마음도 천국이었고 내 마음이 천국이 아닐 땐 예쁜걸 봐도 예뿌지 않았음을 인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마음을 천국으로 만들기 위해 '긍정'이라는 노력을 해야하나 봅니다
<믿는다>는 것은 그 동사의 절대적 의미에서만 아름답다. 믿음은 태도이지 계약이 아니다.
갈증 p150,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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