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어, 입맛 없어도 그냥 먹으라고. 뭐가 먹기 싫어. 아침엔 밥을 꼭 먹어야 되는 거야."
식사 메뉴에 대한 아이의 결정권이 없다. 정작 엄마 자신은 영 입맛이 없다며 커피 한잔으로 속을 달래면서, 아침부터 먹는 느끼한 볶음밥을 거부하는 아이에게 몸에 좋은 게 다 들어 있는 천상의 맛, 영양 가득 볶음밥을 거부할 권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우리가 그랬듯이 아이들도 무력감과 분노를 느낀다. 아이는 쉽사리 감정을 처리하지 못하고 그저 오랜 무력감을 한 번 더 저장할 뿐이다. 아이가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아이의 경계선, 결정권을 지켜주는 일은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해준다. 그러므로 제발 상냥한 폭군이 되어 모든 것을 제 맘대로 하지 말자. 부디 경계선을 지켜주는 엄마이면 좋겠다. ”
『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김지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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