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하하, 시집 제목이 너무 귀여워요. 『무해한 복숭아』라니. 뜬금없지만, 제 최애 과일이기도 하답니다. 여름이 기다려지는 유일한 이유죠. 복숭아 Lover(딱복이 진리). 수플레 팬케이크가 부풀어 오를수록, 꿈도 같이 부풀어 오르는 기분이네요. 달달한 문장일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묵직한 느낌도 들었어요. 시집의 목차도 찬찬히 봤는데, 제목들이 정말 무해합니다. 단어들만 봐도 기분이 몽글몽글해요:)
@연해 약속드렸던 이병률 시인의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적> 시입니다. 지금은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이 마음이 시키는 일이라 "좋은걸 어떡해!"라고 하지만, 예전에 누군가를 좋아하는일에 '자격이 있나' 반문했던 과거의 저를 떠올리며 반성하게 됐어요. 이 시를 읽으며 과거의 나는 어떠했나 떠올려보게 됩니다. ㅎㅎ
누가 이 시 보고 에픽하이 노래 생각난다고 해서 한참 웃었었는데요 ㅋㅋㅋㅋ 있나요 사랑해본 적 영화처럼 첫 눈에 반해본 적 전화기를 붙들고 밤새본 적 세상에 자랑해 본 적 쏟아지는 비 속에서 기다려 본 적 그를 향해 미친듯이 달려본 적 몰래 지켜본 적 미쳐본 적 다 보면서도 못 본 척 있겠죠 사랑해본 적 기념일 때문에 가난해본 적 잘하고도 미안해 말해본 적 연애편지로 날 새 본 적 가족과의 약속을 미뤄본적 아프지말라 신께 빌어본 적 친굴 피해본 적 잃어본 적 가는 뒷모습 지켜본 적 비슷하면서도 달라서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ㅎㅎ
억 맞네요. love love love. 가사만 봤는데 바로 노래가 틀어진 기분이...!
아앜!!!! 그러고보니 에픽하이 노래가 있었군요. 덕분에 저도 한참 웃었습니다.ㅋㅋㅋㅋ 생각난김에 오늘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두어야겠어요.
뒷 가사도 올려봅니다 ㅎㅎ 있나요 이별해본 적 빗물에 화장을 지워내본 적 긴 생머릴 잘라내본 적 끊은 담배를 쥐어본 적 혹시라도 마주칠까 자릴 피해본 적 보내지도 못할 편지 적어본 적 술에 만취되서 전화 걸어본적 여보세요 입이 얼어본 적 있겠죠 이별해본 적 사랑했던 만큼 미워해본 적 읽지도 못한 편지 찢어본 적 잊지도 못할 전화번호 지워본 적 기념일을 혼자 챙겨본 적 사진들을 다 불태워본 적 이 세상의 모든 이별 노래가 당신 얘길거라 생각해본 적
맙소사ㅋㅋㅋ 왜 가사만 봤는데, 음성지원이 되는 것 같죠. 귀에 콕콕 박히는 기분. 이렇게 시와 노래가 하나가 되었습니다(짠).
@달빛한조각 님 글씨와 시가 너무 잘 어울려요. 간만에 마음이 뭉크러지는데요. '매일매일 햇살이 짧고 당신이 부족했던 적' 너무 좋잖아요....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 한편으로 오늘 하루도 몽글몽글해지는 하루였으면 좋겠어요.ㅎㅎ
매일매일 햇살이 짧고 당신이 부족했던 적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이병률 지음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시인 이병률의 일곱번째 시집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이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601번으로 출간되었다. 사랑이라는 명명하에 바닷빛과 하늘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테두리와 낮은 채도의 소라색 바탕이 겹쳐진 이번 시집은 마치 파블로 피카소가 절친한 친구의 자살 이후 짙은 푸른색만을 고집했던 청색시대(1901~1904)를 연상시킨다.
우와아... 약속 지켜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감동입니다! 글씨도 또박또박, 어쩜 이렇게 가지런하고 바른 것인가요. 근데 문장들이 다 너무 아련합니다. 누군가를 깊이 사랑해야만 나올 수 있는 문장들인 것 같아 절절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에 '자격'을 떠올리며 반성하셨다는 @달빛한조각 님의 말씀에 저도 같이 숙연해지는 기분이에요. 제가 지금 만나고 있는 분도, 처음에는 동경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애써 부정했던 건, 자격 때문이라기보다는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제 진짜 속마음을요). 하지만 오히려 만나면서는 자격을 종종 떠올려요. 제 연약한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이런 내가 감히 누군가를 만날 자격이 있나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기차역에서 울어본 적은 없고, 주차장에서 울면서 갔던 적은 있는 것 같...ㅋㅋㅋ 저도 이 시를 읽으며 과거의 저와 지금의 저를 각각 떠올리며 생각이 깊어지는 것 같아요.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달빛한조각 님:)
저도 과거가 떠오르는데...지금 생각하면 제가 제 마음에 떳떳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요.ㅋㅋㅋ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별을 이야기하고 나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맺히더라구요. (눙물이 앞을 가리...ㅜㅜ)
낮에 자전거를 타고 왔는데, 이제 낮에 자전거를 타면 안 되는 계절이 되었더라고요. 땀을 흠뻑 흘리고 돌아와서 이 시를 골랐습니다. 세상 모든 것을 어둡고 무섭게 묘사하는 최승자 시인님의 ‘무서운 초록’입니다. 그렇게 어두운 곳에서 세상을 두려워하며 계셨던 걸까요.
비밀의 열기를 뿜는다는 내용을 보니 오래전 무더운 여름철(아마도 그날 기온이 40도였던걸로 기억되는...) 농구장 바닥 위에서 피어오르던 아지랑이가 생각납니다.
오늘 제가 달렸던 자전거도로에서도 아스팔트 열기가 후끈하게 올라오더라고요. ^^
오늘 낮은 햇살이 정말 강렬했는데 자전거를 타셨군요! "이제 낮에 자전거를 타면 안 되는 계절이더라고요."라는 작가님의 말씀에 가만히 끄덕끄덕해봅니다. 하지만 길을 지날 때마다 가지런히 주차되어 있는 따릉이에게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 초록을 생각하면 푸릇푸릇한 색감에 몸도 마음도 청량해지는 느낌인데, 최승자 시인님의 시 속 초록은 제목처럼 '무서운 초록'이네요. "마침내 초록의 무서운 공황이 쏟아진다"라는 문장이 특히요. 작가님이 필사해 주시는 최승자 시인님의 시를 읽을 때마다 어둠에 잠식되어가는 서글픔이 느껴지기도 해요.
최승자 시인님은 샘솟는 초록에서까지 절망과 공포를 보셨군요. 제가 가끔 존재의 생명력이 징그럽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비슷한 마음이셨을지 모르겠어요. 끝까지 치닫는 절망의 표현이 뭔가 속시원하기도 하고요.
쓰기는 아침에 썼는데 이제야 올리네요. 시어머니 병원 투어로 하루가 참 길었습니다..ㅜㅠ
에고, 시어머님 병원 투어를 다녀오셨군요. 몸이 편찮으신 걸까요?ㅠㅠ 날씨가 더워 더 힘드셨을 것 같아요. 하루가 참 길었다는 말씀에, 토닥토닥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저도 (친)오빠가 이번 주 일요일에 결혼하는데, 어제 갑자기 수술을 했다고 해서(큰 병은 아니고요)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마쳤답니다. 필사해 주신 문장 중에 "우리가 사는데 흘리는 모든 눈물을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면!"이라는 문장이 인상 깊어요. 눈물 한 방울의 에너지라니... 눈물과 에너지, 두 단어의 연결성을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그렇다면 많이 울어야 겠...(농담입니다).
과제랑 시험공부 때문에 바빠서 들어오질 못했네요. 박노해 시인의 <다시> 입니다. 책을 막 피다가 발견했습니다. 밑에는 책에서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는 시의 메시지를 해석한 내용입니다. 되게 자주 보던 메시지이고, 뻔하다고까지 생각합니다. 다만 힘들어서 시도할 염두를 못 낼 뿐이죠. 하지만 상상력으로 가득찬 시인들에게는 이러한 생각이 조금은 가깝게 다가오려나 하는 궁금함이 생기네요. 여담으로, 휴대용 독서대를 샀습니다. 얇고 적당히 넓어서 들고 다니기도 좋고 보기도 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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