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그래서 나는 동네를 걷기 시작했다. 메리 올리버의 말을 살짝 바꿔 옮겨보면, 나는 동네를 사랑하기 위해 동네를 걸었다. 우리는 잘 모르는 것을 무서워한다. 순서를 바꾸어 말하면, 우리가 두려워하는 이유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시와 산책 한정원 지음
시와 산책시를 읽는다는 건 무엇일까? 그럼, 산책을 한다는 건? '말들의 흐름' 시리즈의 네 번째 책 <시와 산책>은 작가 한정원이 시를 읽고, 산책을 하고, 과연 산다는 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해온 시간들을 담아낸 맑고 단정한 산문집이다.
오늘 시의 주인공인 아메는 시인의 고양이인데, 심장에 병을 안고 있다고 해요. 집사를 주치의라고 표현한 것도, 집사의 목소리가 작은 것을 두고두고 기뻐하는 언니와 오빠가 있다고 한 것도 귀여웠습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시인들은 기본적으로 약간의 귀여움을 장착한 것 같아요. 중간에 ‘미리 써진 추도문’이라는 말에 잠시 가슴이 철렁했는데, 시를 다 읽고 나서 시인의 말을 보니 아메는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해서 마음을 놓았어요 ㅎㅎ
아메가 심장에 병을 안고 있다니 괜히 또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그래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저는 이 시에서 "내 엉덩이를 베고 잠든 먹보 동생이 있네"라는 문장이 왜 이리 귀여운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동안 @밍구 님이 필사해 주신 시들을 곰곰이 되짚어보니, 말씀하신 것처럼 고양이를 키우는 시인님들은 기본적으로 약간의 귀여움을 장착하신 것 같습니다. 표현들이 몽글몽글 사랑스럽다 느껴질 때가 많았거든요(다정함도요). 물론 가슴이 찡할 때도 있긴 했지만, 소중한 반려묘에 대한 이야기라 그런가 더 따뜻하게 여겨졌어요.
일주일만에 돌아왔습니다. 여행 다녀와서 A형 독감에 걸려서 빌빌, 콜록이다 이제 조금 살아났어요. 그러다 보니 손택수 시인의 ‘병가’, ‘독감예방주사’란 시어가 실린 이 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화자가 병가도 마음대로 못내는, 병이 병문안 와주길 바랄만큼 지쳐있지만 그늘 아래 빛 한 자락을 휴가 삼는 마음이 안쓰러웠어요. 그에 비해 현재 푹 쉴 수 있는 제 여유를 잘 활용해야겠다는 한국인스러운(?) 반성을 하게 됩니다.
붉은빛이 여전합니까창비시선 440권. 등단 20여년 동안 네권의 시집을 상재한 중견 시인으로, 탄탄한 시세계를 펼쳐 보이는 손택수 시인의 시집. 농경사회적 상상력과 민중적 삶의 풍경을 담금질해냈던 손택수는 이번 시집에서 현실의 간난신고나 일상의 먼지 같은 순간들조차 빛나게 하는 따뜻하고 살뜰한 시선을 보낸다.
저도 일주일 만에 돌아왔어요ㅎ 독감 걸리셨다니ㅜㅠ 힘드셨겠어요.
네네~ 이제 기침과 인후통만 살짝 남았습니다. 컴백 동지님! ㅎㅎ
아이구! 이 계절에 독감이라니, 많이 괴로우셨겠어요! ㅠㅠ
@바람ㅎㅈ 님 다시 돌아오신 것을 너무나 환영합니다:) 근데 많이 아프셨군요. 즐거운 여행에 A형 독감이라니ㅠㅠ 고생 많으셨어요. 이제는 여독이 말끔히 풀리셨을까 걱정이네요. 저도 전에 여름휴가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기절하듯 아파버리는 바람에 급하게 응급실을 향했던 기억이 납니다. 원래도 비실비실 자주 아픈 편이긴 한데, 유독 여행을 다녀오면 몸이 적응하느라 고생해서 그런지 심하게 아파버리곤 하더라고요. 그래서 바람님의 아픔에 유독 더 눈길이 갑니다(흑). 저는 "병에게 정중히 병문안이라도 청하고 싶지만"이라는 문장이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이어지는 "무슨 인연으로 날 찾아왔나 찬찬히 살펴보고 싶지만"이라는 문장도요. 심각하면 심각할 수 있는 일인데, 병에게 말을 거는 느낌이 들어 굉장히 새롭더라고요. 그리고 바람님 말씀처럼 아파도 병가를 마음대로 내지 못하는 화자의 모습과 "병을 앓는 일도 이제는 결단이 필요한 일이 되어 버렸을 때"라는 문장이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답니다. 어서 쾌차하셔서 건강한 컨디션 회복하시길 바라요.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Zion.T
오늘의 시는 <공중 제비>라는 시입니다. 공중 제비의 사전적 정의는 "두 손을 땅에 짚고 두 다리를 공중으로 쳐들어서 반대 방향으로 넘는 재주"입니다. 시의 제목과 내용이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 곰곰이 생각하며 읽어봤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큰 것과 작은 것이 무엇인지 모를 때 / 무엇이 크고 무엇이 작은지 물어볼 때"와 "크고 작은 / 모르던 것을 알게 된다"는 문장들이 묘하게 연결되는 것 같았고, 계속 공중 제비를 하듯 문장들이 비슷한 박자로 반복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내년에는 일이 쏟아진다고 했지만 가능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쏟아지는 모순처럼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여러분, 좋은 아침이에요:) 다들 각자가 계신 곳에서 6월을 잘 맞이하고 계실까요? 처음 이 모임을 시작할 때만 해도 어떤 형태로 흘러가게(?) 될까 나름의 걱정이 많았었는데요. 벌써 절반의 기간이 지났답니다. 그리고 제 걱정이 무색할 만큼 의미 있고 풍성한 글귀들로 이 공간이 따스하게 채워지고 있다 느껴져요. 그래서 오늘은 필사와 관련해 소소한 질문 하나 살포시 놓아두고 갑니다. 답하지 않으셔도 괜찮으니 편하게 보시어요. Q. 여러분은 필사할 때 음악을 들으시나요? 만약 듣는다면 주로 어떤 음악을 들으시나요?
우선 저부터 답해보자면 저는 주로 가사가 없고, 잔잔한 음악을 틀어두곤 합니다. 빗소리나 풀벌레 소리가 담겨있으면 더 좋고요. 저는 집에 tv가 없는데요. 혼자 살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치우고 싶은 것이 tv였어요.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이른 아침 뉴스를 시작으로 늦은 밤까지도 텔레비전은 늘 꺼지지 않았는데, 필요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음에도 습관적으로 틀어두시는 게 싫더라고요. 그래서 독립하면서는 주변 환경을 다 적막으로 만들고 싶었죠. 하지만 막상 이사와서 이곳에 살아보니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이웃집에서 내는 생활 소음이 꽤나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건물 구조더라고요. 그래서 방을 무음에 가깝게 만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방음실이 아닌 이상 그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기에 되도록 귀에 자극이 가지 않는 잔잔한 BGM을 선호하는 편이랍니다(장황하다 장황해). https://youtu.be/7voSN82FGF0?feature=shared https://youtu.be/Z7ChmPHuUxE?feature=shared
저도 남편이 눈을 뜬 아침부터 눈을 감기 직전까지 티비를 거실에도 안방에도 틀어놔요. 그래서, 저는 주로 제서재에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저도 막내가 대학에 가면 한국에서 한 두해정도 지내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가장 기다려지는게 티비 없는 집에 들어서능거였거든요? 그런데, 연해님의 글을 읽고나니 이곳의 단독주택과 달리, 생활소음이 심각한 한국에서 내가 견뎌낼까,라는 궁금증이 갑자기 생기네요.
오, 새벽서가님도 tv없는 집을 꿈꾸고 계시는군요! 저도 독립하고 tv 없이 산지가 5년이 넘었는데 너무 쾌적해요. 정신이 맑다고 해야 할까요. 가끔 광고보면 너무 낯설더라고요. 광고가 이렇게 세련됐구나... 싶어서요ㅋㅋㅋ 저는 미국에 살아본 적이 없어, 한국과의 생활소음이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단독주택에서 사시다가 이곳, 특히 서울로 오시게 된다면 흠... 저도 지방에서 오래 살다가 처음 서울 올라왔을 때, 혼잡한 그 사거리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합니다. 적응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래도 서재가 있으시다니, 너무 좋은데요! 책쟁이들의 오랜 꿈이 아닐까요. 나만의 서재(꺄).
친정집은 강북 한복판이라 저와 아이들이 한국에 갈 때마다 첫 1-2주는 그 소음에 적응하느라 힘들어하긴 합니다. ^^; 저는 티비를 보지 않아서 그걸 무슨 재미로 보나 싶기는 해요. 하하
엇, 저도 그 동네 살아요(속닥).
필사만 할 때는 피아노나 첼로 연주곡을 주로 듣습니다. 제가 다루는 악기들이다보니 더 친근해서 아닌가 싶네요. 독서와 필사를 병행할 때는 파도 소리, 바람 소리, 비 오는 소리들을 작게 켜둡니다. 그런데, 이상기후여서인지 지난주 화요일 폭풍우를 시작으로 일주일째 비가 거의 매일 오다시피하고 있어서 창밖의 비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필사 하고 있습니다.
어머어머, @새벽서가 님 피아노와 첼로를 연주하시는군요! 새벽서가님의 닉네임을 볼 때마다 고요하고 잔잔한 새벽의 풍경이 떠오르는데, 닉네임과도 굉장히 잘 어울리는 우아한 악기들 같아요. 필사하실 때도 피아노나 첼로 연주곡을 들으신다니 낭만적입니다:) 악기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저도 다룰 줄 아는 악기가 몇 개 있답니다. 근데 앞서 말한 조용한 음악을 좋아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소리가 큰 악기들이에요. 중고등학교 때 동아리 활동으로 사물놀이를 계속 했었거든요(하핫). 저는 장구수였는데, 꽹가리랑 징도 종종 (신명나게) 쳤답니다. 우리 가락이라 그런가, 흥겨워서 그런가, 최근에도 어떤 행사에 갔다가 사물놀이패를 봤는데, 여전히 좋더라고요(들썩들썩). 미국의 날씨도 심상치 않군요. 확실히 옛날보다 비가 자주, 그것도 많이 내리는 것 같아요. 그래도 빗소리를 배경음 삼아 차분한 마음으로 필사를 이어가고 계신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피아노는 어머니의 꿈을 이뤄드리기 위해 아주 어린 나이때부터 했었던 악기에요. 하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멈춘후에 아이들을 낳은 30대 중반까지 건드리지도 않았어요. 어릴때 엄한 선생님, 교수님들께 수업 들으면서 너무 질리고 지겨웠거든요. 제아이들이 태어난 후에 집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놀고 싶어서 다시 피아노를 시작했고, 첼로는 바이올린을 하던 큰아이, 첼로를 하던 작은 아이와 함께 연주해보고 싶은 욕심에 시작했지만 요즘은 중단 상태에요. 수술한 팔목과 팔꿈치에 무리가 많이 가서요. 재활치료 꾸준히 하고 다시 시작하려고 계획중입니다. ^^
와... 피아노와 첼로에 담긴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님의 꿈을 이뤄드리기 위해 아주 어린 나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셨다는 말씀에, 괜히 울컥하기도 했어요. 질리고 지겨웠다는 말씀에서도요. 하지만 아이들 덕분에 다시금 피아노를 시작하시고, 첼로까지 배우셨다니, 너무나 다정한 엄마네요:) 처음 필사모임 신청하셨을 때, 양팔꿈치와 손을 수술하신 뒤로 필사양이 줄었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재활치료 꾸준히 잘 받으시고, 자녀분들과 함께 행복하고 따사로운 연주 시간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벌써 유월이라니! 저는 필사할 때 노래 안 들어요. 원래도 집중력이 안 좋아서 한 번에 여러 감각이 자극되는 게 싫더라고요. 제가 있는 공간은 이웃집 소음이 울려 퍼지진 않고 그냥 들려서 그냥 듣고 있습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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