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도시 풍경>
태양이 오렌지처럼 터진다
꽃향기 무지개가 날렸다
햇살을 짊어진 나무 허리가
그림자처럼 휘어진다
뜨거운 하늘 눈동자가
아지랑이처럼 춤춘다
하얀 진주처럼 걸어가는 사람 사이로
지친 바람이 그늘의 벽으로 숨고
아득한 햇살의 망망대해
매미는 출렁거리는 파도처럼 울었다
야생의 붉은 태양이
무인도 같은 바람의 그늘을 맴돌며
굶주린 사자처럼 어슬렁거린다
-도서관 풍경- 김숙자 시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