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는 <사운드북>이라는 시입니다. 이번 시집의 마지막 시이기도 하지요. "이해는 젖은 신발을 신고 / 신발이 다시 마를 때까지 달리는 것이어서"라는 문장이 가장 좋았습니다. 이 시의 제목인 '사운드북'은 버튼을 누르면 소리가 나는 책입니다. 어릴 때 저도 이 책을 뒤적뒤적 신기하게 읽었던(?) 기억이 나요. "다음 페이지를 열고 / 버튼을 누르면 노래가 나와요"라는 문장에서 다시금 사운드북의 이미지를 상상해 봤어요.
사랑 노래는 그냥 배울 수는 없고, 보고 배워야 가능하다는 문장에 이어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라는 마지막 문장까지. 한 사람을 온전히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선 많이 보고 있어야 가능하다는 안미옥 시인님의 목소리 같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시의 마지막 문장이 이 시집의 제목과 같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여겨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