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는 <신중하게>라는 시입니다.
저는 작은 것 하나도 신중하게 고르고 다듬는 걸 좋아하는데요. 그래서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앞서 조심스럽고 머뭇거림이 많은 신중한 사람들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다만 시에서 말하듯 숨을 쉬는 것마저 신중하고 싶지는 않아요(허허). 호흡기가 답답할 것 같아서요. 천천히 편안하게 들숨 날숨을 반복하겠습니다.
신중하게 눈을 뜨고 감는 것, 신중하게 밥을 먹는 것, 일요일 저녁을 신중하게 흘려보내는 것, 찾아오는 월요일을 신중하게 목격하는 것. 이 시를 읽고 필사하면서 삶을 더 밀도 있게 만들어주는 신중함을 일상 곳곳에 넣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얼마 전, 필사방에서 제가 이 질문을 했었죠. 여러분은 요즘 무엇을 많이 보고 계신 지를요. 저는 그 질문에 하늘이라고 답하고 싶었어요. 요즘따라 유난히 맑은 하늘이 자꾸만 보고 싶어져요. 낮에는 햇볕이 너무 쨍해서 올려다보기 힘들지만, 아침에 해가 뜨는 광경을 천천히 올려다봅니다. 퇴근길에 저물어가는 하늘을 바라보는 것은 또 어찌나 좋은지요. 오늘 필사한 시의 제목처럼 이 모든 과정을 '신중하게' 지속하고 싶어집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 뒤로 이어질 수많은 날들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