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아이고ㅠㅠ 어떤 위로의 말씀을 감히 어떻게 드려야 할지 너무나 심각한 일이네요. 제 주변에도 치과 치료에 큰돈 쓰시는 분들이 꽤 계시더라고요. 제 또래도 그렇고, 더 나이대가 있으신 분들도요. 수술에 교정에 앞으로 몇 년은 더 걸린다니... 자녀분도 너무 고생 많으실 것 같아요. 속상한 그 마음에 힘내시라는 말을 건네기조차 조심스럽지만, 가족분들과 부디 이 시기를 잘 견뎌내시길 바랄게요.
칼릴 리브란 하면 자동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그 뒤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위대함에 견주어 보면'이 줄줄 외워질 정도로 유명한데 의외로 다른 시는 잘 몰랐어요.😅
오, 저는 하뭇님 덕분에 이분을 처음 알았습니다. 찾아보니 《예언자》라는 책이 굉장히 유명하네요. 20세기에 영어로 출간된 책 가운데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으로 기록된다고. 기쁨과 슬픔이 결국은 같은 것이라는 걸, 의미하는 것 같기도 했어요. 이 글을 가만히 읽다가 조금 뜬금없는 예시도 하나 떠올랐는데요. 좋아하는 상대가 생기면 처음에는 장점으로 보였던 것이 나중에는 단점이 된다고. 그렇다면 이건 상대가 변한 것인지, 상대를 바라보는 내가 변한 것인지...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제 마음도요).
도시마다 위대한 유적 같은 성을 하나씩 지니고 있지. 오늘 어리석은 이들끼리 성문을 통과하지. 더 외로운 이들이 문지기가 되고, 어떠한 손금도 금방 낡은 지도가 되는 이곳에서 그래도 꿈을 꾸는 사람들이 있다니 이상하지. 이상한 돌림노래를 부르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빛에는 어떤 신비한 힘이 있다고 믿으며 걸어가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멀리 가는 느낌이 좋아 「빛의 광장」 부분, 주민현 지음
멀리 가는 느낌이 좋아첫 시집 『킬트, 그리고 퀼트』로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한 주민현 시인의 두번째 시집. 우리의 일상에 스미고 새겨진 항상적 재난의 이야기들, 각기 다른 존재자들의 고통을 평평하고 납작하게 만드는 거대 서사에 맞서 올록볼록 솟아나는 작은 이야기들이 조밀하게 담겨 있다.
시요일에서 읽은 오늘의 시입니다! 주민현 시인 시 몇 편 읽었는데 좋아서 시집도 찾아보려고요 ㅎㅎ
오, 『멀리 가는 느낌이 좋아』라니, 시집 제목도 너무 좋네요. 주민현 시인님도 처음 알았습니다. 남겨주신 문장 중에 "더 외로운 이들이 문지기가 되고"라는 문장이 유독 슬프게 느껴졌어요.
오늘의 시는 <신중하게>라는 시입니다. 저는 작은 것 하나도 신중하게 고르고 다듬는 걸 좋아하는데요. 그래서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앞서 조심스럽고 머뭇거림이 많은 신중한 사람들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다만 시에서 말하듯 숨을 쉬는 것마저 신중하고 싶지는 않아요(허허). 호흡기가 답답할 것 같아서요. 천천히 편안하게 들숨 날숨을 반복하겠습니다. 신중하게 눈을 뜨고 감는 것, 신중하게 밥을 먹는 것, 일요일 저녁을 신중하게 흘려보내는 것, 찾아오는 월요일을 신중하게 목격하는 것. 이 시를 읽고 필사하면서 삶을 더 밀도 있게 만들어주는 신중함을 일상 곳곳에 넣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얼마 전, 필사방에서 제가 이 질문을 했었죠. 여러분은 요즘 무엇을 많이 보고 계신 지를요. 저는 그 질문에 하늘이라고 답하고 싶었어요. 요즘따라 유난히 맑은 하늘이 자꾸만 보고 싶어져요. 낮에는 햇볕이 너무 쨍해서 올려다보기 힘들지만, 아침에 해가 뜨는 광경을 천천히 올려다봅니다. 퇴근길에 저물어가는 하늘을 바라보는 것은 또 어찌나 좋은지요. 오늘 필사한 시의 제목처럼 이 모든 과정을 '신중하게' 지속하고 싶어집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 뒤로 이어질 수많은 날들도요.
'놀랄 만큼 신중하게 찾아오는 월요일..' 아........ 월요일을 월요병으로 한 주 시작을 힘겹게 하는 원흉으로 치부했는데.. 보니.. 월요일은 토.일의 쉼을 견뎌내고 정말로 '놀랄 만큼 신중히' 찾아오는 거였네요.. 앞으로 월요일을 맞는 마음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오~ 표현이 굉장히 맘에 듭니다~ ^^bb
저도 놀랄 만큼 신중하게 찾아오는 월요일을 목격한다는 표현이 귀엽고 좋았는데요. 한 주 시작을 힘겹게 하는 원흉으로 치부하셨다는 @GoHo 님 말씀에 웃음이 터졌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토, 일의 쉼을 견뎌내고 놀랄 만큼 신중히 다가오는 요일이었네요(다시 또 웃음이). 저는 평범한 직장인이라 월요병을 극복하는 방법을 여기저기서 듣고, 실천해 봤지만 그냥 흘러가듯이 받아들이는 게 제일 마음 편하더라고요. 하지만 이제는 매우 신중한 마음가짐으로다가...(진지합니다)
" 400점 만점 수능 시험, 저는 최선을 다해 문제를 풀었지만 88점을 받았습니다. 사람도 삶도 여전히 답을 알아맞히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그래서 88편의 글을 용기 내어 담아봅니다 . " / 저자
별의 길 - 양세형 시집코미디언 양세형의 첫 시집 『별의 길』(이야기장수)이 출간되었다. 언뜻 의외의 일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들을 웃겨주는 이 코미디언과 시의 만남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어느 날 서점에 들렀다가 유독 한적한 시 코너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는 그는 이제 오랫동안 써왔던 자작시들을 엮어 첫 시집을 내놓는다.
오잉? 작가 소개를 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양세형님도 시집을 내셨군요! 400점 만점의 수능시험에서 88점을 맞으셨...(쿨럭) 사람들이 시를 어려워하지 않고 가까이하며 읽고 쓰고 아껴주기를 바란다는 소개 글도 인상 깊네요. 재미있는 사람인 줄만 알았더니, 글도 참 생동감 있게 잘 쓰시네요. 바람에게 깊은 숨결을 불어넣어 준 것만 같았어요.
안미옥 시인의 <매일의 양파>입니다. 전에 읽은 <네가 태어나기 전에>보단 덜 난해하지만 여전히 헷갈리는 시입니다. 화자 매일을 새로운 생각으로 채우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혼자만의 생각만으로는 그저 쳇바퀴를 돌듯 원래 하던 생각을 계속합니다. 그래서 원래의 생각이 다시 돌아오지 않도록 작은 소리로 말해 메아리가 들리지 못하게 하고, 매일 새로운 저녁 그 자체를 자신의 마음에 들이며 새롭게 생각합니다. 마지막의 화자는 멈추지 않는 생각 속에서 없어지지 않고 잘 지내고 있으면 좋겠네요.
창비시선 408권.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쳐온 안미옥 시인의 첫 시집이다. 시인은 등단 5년 만에 펴내는 이 시집에서 “타인의 고통과 슬픔을 맨살 같은 언어로 맞이하는 시적 환대”의 세계를 펼친다.
저도 안미옥 시인님의 시를 필사하면서 계속 느껴왔지만, 정말 난해했어요. 하지만 좋았죠. <매일의 양파>라는 시도 그렇네요. 시의 내용만 봐서는 양파와의 연결고리가 전혀 없어 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문장을 하나하나 따로 놓고 보면 깊은 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아요. 아스파탐님의 감상까지 읽으니 생각이 더욱 풍성해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문장이 가장 좋았는데요. "팔을 쭉 뻗기 위해서는 조금 더 연해져야 했다" 네네, 제 닉네임이 들어가서 좋았던 건 아니고(ㅋ), 마음을 조금 편안하게 가지라는 의미처럼 느껴져서 좋았어요.
그리고 퀴즈를 하나 내봅니다. 어제 출근길에 마주쳤는데요. 이건 무얼까요?
파꽃 말린 것 같은데요~~ ^^;
엇 이렇게 빨리 정답이...!
아.. 괜히 미안해지네요..ㅎ 파꽃은 많이 봤지만 저것을 말리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말려서 뭐에 쓸까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이런 쓰임이 있다네요.. https://blog.naver.com/phfkof2564/223399700657 의학적인 근거는 아니니 참고로만.. 궁금들 할 듯 하여.. ^^;
파꽃의 효능을 알게 됐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께 여쭤보니 파꽃 안에 파씨를 말리려고 하는 거 같다고 하더라고요 ㅎㅎ 별개로 떠오른 황정은 작가님의 <파씨의 입문>이 ...
파씨의 입문2010년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큰 주목과 기대를 모으고 있는 소설가 황정은의 두번째 소설집. 시적인 압축이 돋보이는 간결한 언어운용의 미덕이 완성도를 더했고, 폭력적인 세계를 간신히 살아내는 인물들을 감싸안는 소설적 윤리는 더욱 단단해졌다. 문학에 대한 고민과 현실에 대한 고민이 단단히 맞물려 응축된 작품집이다. 모두 9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어머나, 세상에. 이 책을 여기서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이야! 너무나 반가운 마음이네요. tmi지만, 제 연인의 최애 작가님이 황정은 작가님이라 저도 이분의 책을 몇 권 읽었더랬죠. 『파씨의 입문』은 아직이지만요. 파꽃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황정은 작가님까지:)
앗, 정답이 이미 나왔군요:) 파꽃이라는 존재를 저는 처음 알았어요! 사진을 클릭하고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색이 바랜 브로콜리를 모아 놓은 것 같...(았다고 영희가 말했다) 낭만파괴 죄송합니다ㅠㅠ 도리님 덕분에 또 이렇게 상식을 넓혀갑니다. 파꽃도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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