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는 <초심자들>이라는 시입니다.
저는 습관처럼 해오던 무언가가 어느 날 갑자기 낯설어질 때가 있습니다. 시의 첫 문장처럼요. 불면의 밤이 길어질 때면 평소 어떻게 잠들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눈을 감고 스르르 잠든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를 잃어버린 기분이었죠. 양을 세어볼까 싶다가도, 끝도 없이 늘어나는 양의 수에 의욕이 떨어집니다. 몸은 피곤한데 정신은 말똥말똥합니다.
"매번 하는 일이 이따금씩 처음 하는 일 같다"라는 문장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초심자의 마음도 이런 마음일까요. 가끔은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두들 무얼 해야 하는지 알지만, 가끔은 그걸 안다는 생각조차 낯설어질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저에게는 글쓰기도 비슷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요. 늘 써오던 글인데 갑자기 말이 꼬여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건지도 잊어버리고, 문맥도 다 안 맞는 것 같고, 글을 어떻게 시작하더라? 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죠.
하지만 이 감각도 마냥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매너리즘에 빠지는 걸 경계하고자 종종 초심자의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은 날도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