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엇, @으른 님도 이 시집을 선물받으셨군요. 모임 초반에 @진경 님이 이 시집을 필사하셨던 기억도 납니다. 저는 필사 사진을 클릭하기 전에 '오르텅스 블루'의 '사막'이라고 하시길래, 사막 이름인가 싶었던 (조용히 하면 중간이라도 간다던데...) 저의 무지함에 헛웃음 지었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짧지만 강렬한 시 같아요. 지독한 외로움에 뒷걸음으로 걷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가만히 생각해 봤습니다.
혜심은 아이들을 좋아한다기보단 가르치는 걸 즐겼다. 어리고 유연한 존재에게 숫자와 글자를 알려주고 셈을 가르치고 실수를 하나하나 고쳐나가며 단정한 아이로 자라나게 돕는 일이 좋았다. 공부방이라는 단어에서 엄마들이 기대한 건 공부보다는 아무래도 '방'인 것 같았다. 점점 공부방이 보육의 장으로 변해가면서 혜심의 교사로서의 장점은 누군가가 뒤에서 수군거릴 만한 단점으로 꼽히기 시작했다. 혜심은 아이들을 무조건 보듬는 대신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예절을 중요시했다. 공부방에서 공부 다음으로 중요하게 가르쳐야 할 것이 있다면 그건 작은 사회 속에서 예의와 규칙을 지키는 일이라고 혜심은 믿었다. 그러나 그녀는 교육 시장에서는 원칙주의자가 환대 받지 않는다는 걸 미처 몰랐다.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피아노- 손원평>
월급 사실주의 동인의 두번째 책이다. 한국사회의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우리 시대의 노동에 관해 책을 쓴다는 생각에 환영하고 지지한다. 그리고 책을 종합과자 선물세트에서 골라먹듯 읽고 있다(궁금한 직종과 좋아하는 작가님 순서대로).^^ 첫번째와는 다른 작가님들이 참여해주셨는데 손원평 작가님의 피아노를 오전에 잠깐 읽었는데 역시! 라는 감탄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독자를 그 소설 속 인물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잡아 끄는 능력이 탁월하시다. 난 교육전문가는 아니지만 우리 사회의 교육 역할에 관심이 무척 많은 편이다. 왠지 불평등이 심화되는 구조에서 그나마 계층간의 이동이 가능할 수 있는 사다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피아노의 공부방에서 혜심의 마음과 좌절이 너무 마음 아팠다. 교육을 하고 싶어하는 혜심에게 공부방이라는 장소는 사회 속의 예의와 규칙보다 학부모들과 아이들의 눈치를 더 보아야 하는 곳이 되었다. 시를 쓰는 곳인데 소설을 잔뜩 올렸지만... 좋은 글들은 같은 힘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아니, 이 책은! 저도 손원평 작가님의 <피아노>를 읽으면서 여러모로 씁쓸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 공부방을 열면서 혜심이 기대했던 무언가가 현실에 치여 하나하나 소멸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마음 아프더라고요. 그래도 결말은 훈훈하고 좋았던 것 같아요. 준용이와 회복된 관계, 피아노를 버리지 않겠다 다짐하는 마음 등이요. 혜심은 결국 자신만의 방식으로 어딜 가서도 잘 살아갈 것이라는 희망도 느껴졌고요. 근데 책을 종합과자 선물세트에서 골라 먹듯 읽으신다는 말씀 왜 이렇게 귀엽죠. 생각해 보니 저는 단편집을 읽을 때마다 정석처럼 순서대로 읽었던 것 같아요(참 재미없는 사람, 하핫). 그래도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2023』은 장강명 작가님 단편을 맨 마지막에 봤더랬죠. 원래 가장 맛있는 건 맨 나중에 먹어야... (비유가 왜 이래ㅠㅠ) 이번 필사는 평소보다 글씨체가 더 정갈하신 것 같다는 말씀도 살포시 드려봅니다:)
딱 일주일 후면 이 집에 머문 순간이 모두 과거가 될 터였다. 하지만 버려지지 않는 것도 있었다. 다시 집안을 채운 피아노를 혜심은 가지고 갈 생각이었다. 좋은 소리가 나진 않더라도 많은 걸 간직한 작은 피아노를, 피아노 의자가 품은 아이들의 비밀스러운 목소리를 새로운 공간의 어딘가에 놓아둘 작정이었다.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 월급사실주의 2024 남궁인 외 지음
오, 분홍돌고래라니... 머릿속으로 가만히 상상해 보게 됩니다. 아마존에 대한 글도 정말 좋네요. 뭔가 굉장히 현실적인 느낌이랄까요. 돌고래와 마찬가지로 신비로운 존재지만, 그 때문에 되레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는 것 같아 씁쓸해지기도 하고요.
오랜만에 글 쓰러 왔어요. 그동안 뜸해서 죄송합니다.ㅎㅎ 이틀간 시가 잘 읽히지 않더라구요. 간만에 각 잡고 읽은 시는 시보다2023에 수록된 문보영 시인의 <방한 나무>라는 시에요. 제가 여러 시들을 읽으면서 항상 '작가분들은 어쩜 이렇게 놀라운 생각을 할 수가 있지?'라며 필사를 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시 써봤어요"란 얘기를 잘 못하겠어요.ㅋㅋㅋㅋㅋㅋㅋ 특히나 문보영 시인의 시들은 뭔가 시인님만의 독특한 생각들이 활자로 만들어진 보영의 세상에서 서로 어울려 지내고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기서 쓸때없는 TMI..... 저의 최애 연예인은 박보영...) 덕분에 시를 한마디로 정의해야 할때 도움을 받은 시이기도 하답니다. ㅎㅎ
문보영 시인 글 읽어봐야지 했는데 그믐에서 처음 만나네요. 상상력이 정말 대단해요, 방한나무라니.
맞아요. 상상력이 아주...👍 방한 나무 제목만 봤을땐 무슨 나무일까 했는데 내용 읽다보니 '아 나는 어떨때 나무를 부여잡고, 끌어안고 싶어지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더라구요.
말씀 들으니 예전에 KBS 창작 애니였나, 햇살나무가 갑자기 떠오르네요.
앗 그런 애니가 있었나요? 찾아봐야겠네요 ㅎㅎ
어멋! 시인님:) 죄송하긴요. 오랜만에 뵈니 더더 반갑고 좋은걸요. 저는 문보영 시인님의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을 읽고,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 싶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시집에도 <방한 나무>가 수록되어 있었죠. 근데 시집 제목도 너무 신선하지 않나요?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이라니... 읽으면서 계속 생각했죠. 이분의 감성과 상상력을 따라가기에는 제가 많이 모자란 사람이라는걸요(숙연). 그럼에도 시는 계속 읽고 싶은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뜬금없는 tmi 저도 하나 남겨보자면, 어제 중구도서관에서 주최하는 신형철 교수님의 강연을 듣고 왔는데요. 시를 읽는 이유에 대한 교수님 답변이 참 좋았어요. 어려워서 계속 읽고 싶으시다고. 저도 그런 마음으로 계속 읽(으려 노력하)고 필사하고 그러는 것 같아요. 저도 방한 나무가 있는 길바닥(?)을 알고 싶네요. 있다면 겨울마다 찾아가고 싶습니다. "온기가 필요한 인간은 나무 앞에 줄 서서 기다리지, 나무를 껴안으려고."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2016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하고, 이듬해 『책기둥』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이래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상상력으로 한국 시의 특별한 고유명이 된 문보영의 세번째 시집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이 출간되었다.
하하핳^^;; 저도 가끔 엉뚱한 생각을 하며 끄적끄적하고 있지만 정말이지 문보영 시인의 상상력을 따라가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것 같아요. 저는 문보영 시인의 시집을 처음 읽었던게 책기둥이었는데, 한번만 읽어서는 내용 이해가 잘 안되어서 여러번 읽었었답니다. 지금도 여전히 아리송한것 천지 ㅋㅋ 가끔 똑같은 시를 읽어도 오늘 느끼는 바가 있고 내일 또 다른 기분이 드는게...그게 시의 매력인것 같아요. 또 시를 읽으며 이런저런 공상에 빠져드는 시간이 저는 참 재밌더라구요.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서점도 어서 읽어보아야겠어요. 우선은 문보영 작가의 신작 에세이부터...😆
책기둥 - 제36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제36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수상자 문보영은 2016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신인으로, <책기둥>에 수록된 시 50편 중 42편은 어느 문예지에도 소개되지 않은 미발표작이다. 이번 수상으로 문보영은 등단 이후 최단 기간에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 되었다.
삶의 반대편에 들판이 있다면 - 문보영 아이오와 일기제36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자 문보영의 3년 만의 신작 에세이. 시인이 지난해 2023년 3개월간 아이오와 문학 레지던시 프로그램(IWP)에 참여하며 만났던 다양한 엑소포닉(exophoix, 이중 언어자) 작가들과의 발랄하고 코믹한 일상과, 지금까지의 삶의 반대 방향에서 발견하게 된 생의 의미를 들려준다.
오, 이렇게 또 두 권의 새로운 책을 추천해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똑같은 시를 읽어도 오늘 느끼는 바가 있고 내일 또 다른 기분이 드는 게 시의 매력이라는 말씀도 정말 공감됩니다. 물론 저의 부족한 이해력이 톡톡히 한 몫을 하는 것 같은 느낌도 지울 수는 없지만요(하핫). 저도 이 모임에서 매일 시를 필사하고 제 감상을 이어 쓰면서 횡설수설하고 있다는 생각을 꽤 자주 하는데(거의 상념투성이), 그래도 그 순간이 뭔가 좋더라고요. 왠지 모를 몽롱함(?)도 있고요.
ㅎㅎㅎ 저도 필사를 하면서 여기다가 횡설수설 중이랍니다. 원래는 소설 속 기억하고 싶은 글귀를 적을 생각으로 필사노트를 만들었는데, 어느덧 보니 시 필사가 많아졌더라고요. 세상엔 참 많은 시가 있을텐데 제가 다 읽어볼 순 있을까요?ㅎㅎ
하핫, 찌찌뽕입니다:) 저도 필사모임을 하며 모임분들이 다양한 시집을 필사해 주시는 걸 볼 때마다 같은 생각을 했어요. 세상에 좋은 시들이 이보다 훨씬 많을 텐데, 과연 이 많은 시들을 내가 다 읽어볼 수는 있을까. 아니 더 나아가서는 존재조차 알 수 있을까... 그래도 시를 읽는 감각만큼은 놓지 않고 꾸준히 정진(?)하려 합니다. 그리고 @달빛한조각 님의 시인으로서의 행보도 더더 기대되고 응원하고 싶어요!
오늘의 시는 <갈증의 구조>라는 시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 제목을 잘못 보고 <갈등의 구조>라고 착각한 거 있죠? "예감이란 깃털처럼 가볍지만 / 우리를 넘어뜨리는 것은 그 깃털이다"라는 문장에 유독 공감했는데, 갈증의 구조라는 제목처럼 옅었던 갈증이 서서히 짙어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보통 균열도 그렇게 시작되지 않던가요. "가령, 왜 비 오는 날은 늘 빨래하는 날인가"라는 문장에서 웃음이 났다가 "두 번씩 빨아 더욱 깨끗한 나의 이불들"이라는 문장에서 더 웃음이 났습니다(푸핫). 너무 현실적인 얘기 같았어요. 왜 빨래하는 날에는 자꾸 비가 오는 것인가, 일기예보에는 화창하다고 하더니! (라고 말했다) 그렇게 제 옷은 두 번 빨아 더욱 상큼하고 깨끗해질 거라고 토닥거려봅니다. 여름은 날씨 변수가 많아 빨래하기가 유독 더 힘들다는 속상함도 한 스푼 담아보고요.
"가령, 왜 비 오는 날은 늘 빨래하는 날인가"라는 문장 너무 재밌네요ㅋㅋㅋㅋ대학시절 자취하던 친구가 빨래 하는 날이면 항상 비가 와서 쟤가 빨래하는 날만 피해서 빨래하면 된다 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ㅎㅎㅎㅎ친구한테도 이 시를 전해줘야겠어요!
맙소사ㅋㅋㅋ 친구분의 빨래 난이도가 매번 상당히 높으셨겠어요. 날씨의 요정을 비껴가는 능력!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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