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와.. 정말 속도감이 다르네요.. @,.@
오늘의 시는 <좋은 사람들>이라는 시입니다. 언제부턴가 이웃이라는 말이 낯설어진 것 같습니다. 사실 저에게 그 시점은 꽤나 명확했는데요. 독립을 하고 난 후부터 이웃들이 무서워(?)지기 시작했어요. 제가 살고 있는 곳 자체가 1인 가구가 많이 사는 곳이라 그런지, 서로가 서로를 조심하고 경계하는 분위기가 심해서요. 한창 코로나로 외부 활동이 제한적이었을 때는 층간소음과 벽간소음으로 이웃 간의 분쟁도 많았어요. 보복성으로 싸우는 이웃들 사이에 애매하게 끼는 바람에 같이 고통당한 적도 있고, 이사 가시는 분들도 많이 봤었죠. 매일 새벽마다 욕설과 고성을 오가며 싸우는 커플 때문에 한동안 정신과를 다녔던 적도 있었고요. 이번 시를 읽으면서 부쩍 더 이웃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부모님과 함께 살 때만 해도, 같은 아파트에 살고 계신 분들에 대한 경계심이 적었고 인사도 곧잘 했는데, 이곳에서는 그럴 수가 없어요.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고 오히려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죠. 다들 살금살금 숨어 다니는 느낌이랍니다. 워낙 사건사고가 많은 세상이니까요. "좋은 이웃을 만나는 일은 / 나쁜 이웃을 만나는 일처럼 어렵지 않은가 / 하지만 누가 이웃을 결정할 수 있단 말인가 / 좋은 이웃으로 남기조차 어려운 일이다"
눈부시게 푸른 계절이었다 식물들은 맹렬히 자라났다 누런 잎을 절반이 넘게 매달고도 포기를 몰랐다 치닫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라는 듯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망종」 부분, 안희연 지음
요즘 읽고 있는데 시요일에도 오늘의 시로 실렸길래 가져왔어요. 눈부시게 푸른 계절… 전 여름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올 여름이 얼마나 더울지 벌써 걱정입니다 🥺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창비시선 446권. 2012년 '창비신인시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쳐온 안희연 시인의 세번째 시집. '2020 오늘의 시' 수상작 '스페어'를 비롯하여 57편의 시를 3부로 나누어 실었다.
시집 제목이 지금의 시기와 딱 어울리는 것 같아요. 시의 제목도요. 눈부시게 푸른 계절이었다는 문장에서 여름의 계절감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저에게 여름은 열정이 가득한, 그 시기만의 특유한 쨍함이 있는 것 같아요. 타오르는 젊음이랄까요. 강한 기억들은 유독 여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bookulove 님 말씀처럼, 아직 6월이라 남은 올여름이 얼마나 더 더워질지 벌써부터 걱정이에요.
오늘은 예전에 선물 받았던 필사를 위한 시선집 (?)에서 '오르텅스 블루'의 '사막'이라는 시를 필사했습니다. 짧은 시인데, 꽤 강렬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외롭게 느껴질 땐, 내 발자국을 보며 뒷걸음으로라도 나아가야겠습니다.
헣 저도 이 시 좋아해요 ㅎㅎ 이 시 뒷 이야기를 얼마전 블로그에서 읽었는데요 너무 감동이었어요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서 링크 공유합니다!! https://m.blog.naver.com/6525498/221415710613
'너무도' 로는 표현이 안 되는 외로움.. 숨겨진 이야기를 모른다면 저 '너무도'에 담긴 외로움이.. 얼마나 무한한지 알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몰랐습니다..
저도 단순히 짧지만 여운이 강하다고만 생각한 시인데 시인의 외로움이 한 단어 한 단어에 얼마나 강렬하게 새겨져 있을지 생각하다 보니 너무 슬프더라고요 ㅠㅠ
좋은 글 공유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글을 보며 눈물이 났네요... 정말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외로움이 묻어있는 시였군요.
이렇게 뒷 이야기까지 풀어주신 류시화 님께 정말 감사드리게 되었어요. 알려고 하지 않으면 아무도 몰랐을 한 시인의 외로움을 알아주신 거 같아서요..
삶 보다 더 큰 시는 없네요. 시도 좋고, 뒷 이야기도 잊을 수 없겠어요. 오늘 ‘인사이드아웃2’를 보고 왔는데 시인 블루의 메인 감정은 슬픔이었나 이런 생각이 드네요. 기쁨,슬픔,소심,버럭,까칠 다섯 중 감정제어판 콘트롤 타워가 저 자신은 ‘소심’이 같거든요. 그래서 불안이가 폭주해도 이해가 되고. 더 이상은 스포니까 중단! 시인님의 슬픔(외로움)이 다른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짧고도 아름다운 시를 만든거 같아요.
@바람ㅎㅈ 님의 삶보다 더 큰 시는 없다는 말씀이 넘 좋습니다! 인사이드아웃 2 어서 보고 싶어요 ㅎㅎ 전작보다도 더 좋았다는 평이 꽤 보이더라고요 ㅎㅎ
엇, @으른 님도 이 시집을 선물받으셨군요. 모임 초반에 @진경 님이 이 시집을 필사하셨던 기억도 납니다. 저는 필사 사진을 클릭하기 전에 '오르텅스 블루'의 '사막'이라고 하시길래, 사막 이름인가 싶었던 (조용히 하면 중간이라도 간다던데...) 저의 무지함에 헛웃음 지었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짧지만 강렬한 시 같아요. 지독한 외로움에 뒷걸음으로 걷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가만히 생각해 봤습니다.
혜심은 아이들을 좋아한다기보단 가르치는 걸 즐겼다. 어리고 유연한 존재에게 숫자와 글자를 알려주고 셈을 가르치고 실수를 하나하나 고쳐나가며 단정한 아이로 자라나게 돕는 일이 좋았다. 공부방이라는 단어에서 엄마들이 기대한 건 공부보다는 아무래도 '방'인 것 같았다. 점점 공부방이 보육의 장으로 변해가면서 혜심의 교사로서의 장점은 누군가가 뒤에서 수군거릴 만한 단점으로 꼽히기 시작했다. 혜심은 아이들을 무조건 보듬는 대신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예절을 중요시했다. 공부방에서 공부 다음으로 중요하게 가르쳐야 할 것이 있다면 그건 작은 사회 속에서 예의와 규칙을 지키는 일이라고 혜심은 믿었다. 그러나 그녀는 교육 시장에서는 원칙주의자가 환대 받지 않는다는 걸 미처 몰랐다.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피아노- 손원평>
월급 사실주의 동인의 두번째 책이다. 한국사회의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우리 시대의 노동에 관해 책을 쓴다는 생각에 환영하고 지지한다. 그리고 책을 종합과자 선물세트에서 골라먹듯 읽고 있다(궁금한 직종과 좋아하는 작가님 순서대로).^^ 첫번째와는 다른 작가님들이 참여해주셨는데 손원평 작가님의 피아노를 오전에 잠깐 읽었는데 역시! 라는 감탄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독자를 그 소설 속 인물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잡아 끄는 능력이 탁월하시다. 난 교육전문가는 아니지만 우리 사회의 교육 역할에 관심이 무척 많은 편이다. 왠지 불평등이 심화되는 구조에서 그나마 계층간의 이동이 가능할 수 있는 사다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피아노의 공부방에서 혜심의 마음과 좌절이 너무 마음 아팠다. 교육을 하고 싶어하는 혜심에게 공부방이라는 장소는 사회 속의 예의와 규칙보다 학부모들과 아이들의 눈치를 더 보아야 하는 곳이 되었다. 시를 쓰는 곳인데 소설을 잔뜩 올렸지만... 좋은 글들은 같은 힘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아니, 이 책은! 저도 손원평 작가님의 <피아노>를 읽으면서 여러모로 씁쓸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 공부방을 열면서 혜심이 기대했던 무언가가 현실에 치여 하나하나 소멸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마음 아프더라고요. 그래도 결말은 훈훈하고 좋았던 것 같아요. 준용이와 회복된 관계, 피아노를 버리지 않겠다 다짐하는 마음 등이요. 혜심은 결국 자신만의 방식으로 어딜 가서도 잘 살아갈 것이라는 희망도 느껴졌고요. 근데 책을 종합과자 선물세트에서 골라 먹듯 읽으신다는 말씀 왜 이렇게 귀엽죠. 생각해 보니 저는 단편집을 읽을 때마다 정석처럼 순서대로 읽었던 것 같아요(참 재미없는 사람, 하핫). 그래도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2023』은 장강명 작가님 단편을 맨 마지막에 봤더랬죠. 원래 가장 맛있는 건 맨 나중에 먹어야... (비유가 왜 이래ㅠㅠ) 이번 필사는 평소보다 글씨체가 더 정갈하신 것 같다는 말씀도 살포시 드려봅니다:)
딱 일주일 후면 이 집에 머문 순간이 모두 과거가 될 터였다. 하지만 버려지지 않는 것도 있었다. 다시 집안을 채운 피아노를 혜심은 가지고 갈 생각이었다. 좋은 소리가 나진 않더라도 많은 걸 간직한 작은 피아노를, 피아노 의자가 품은 아이들의 비밀스러운 목소리를 새로운 공간의 어딘가에 놓아둘 작정이었다.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 월급사실주의 2024 남궁인 외 지음
오, 분홍돌고래라니... 머릿속으로 가만히 상상해 보게 됩니다. 아마존에 대한 글도 정말 좋네요. 뭔가 굉장히 현실적인 느낌이랄까요. 돌고래와 마찬가지로 신비로운 존재지만, 그 때문에 되레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는 것 같아 씁쓸해지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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