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오늘의 시는 메리 톨마운틴의 <우리에게는 작별의 말이 없다>라는 시입니다. 『마음챙김의 시』라는 엮은 시집에 수록된 여러 시 중 하나인데요. 오늘이 이 모임의 마지막 날이라 이 시를 떠올리고 필사했습니다. https://youtu.be/_Lu7SahXKmo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오늘이 벌써 이 모임의 마지막 날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29일 동안 이 모임이 어떻게 흘러갈까 나름의 걱정과 설렘이 공존했는데요. D-1을 보니 시간이 벌써 이렇게 흘렀나 싶어 실감이 나면서 여러 감정들도 함께 밀려옵니다. 29일 동안 함께하시며 다들 어떠셨는지도 살짝(아니 많이) 궁금한데요. 제가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방법으로 이 공간을 가득 채워주실 때마다 놀랍고 감동받고 울고 불고(아 이건 아닌가) 그랬습니다. 올라온 글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혼자 배시시 웃을 때가 가장 많았지만요. 오래전 제가 처음으로 필사했던 시집은 류시화 시인님의 『마음챙김의 시』라는 엮은 시집이었는데요. 시인님은 이 시집을 엮을 때마다 시집에 수록할 시를 선정하고, 시 사용을 허락받는 일을 했는데, 생존 시인에게는 직접 이메일을 띄우고, 작고한 경우에는 저작권자 혹은 시집을 펴낸 출판사들에 연락했다고 합니다. 이 시집도 마찬가지였고요. "한 편의 시가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건네지는 것은 인간 고유의 아름다운 행위"라는 시인님의 말씀도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나네요. 마지막이라 글이 깁니다(사실 그동안도 제 글은 자주 길었죠, 하핫). 이 모임을 처음 열었던 시기는 1년 중 제 업무 특성상 가장 여유가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고민고민하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으니 괜찮겠다 싶어 모임을 열었더랬죠. 참석자가 한 명도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예상외로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셔서 더욱 풍성한 모임이 되었고요. 29일 동안 제가 고른 시집의 시를 읽고 쓰고, 다른 분들의 필사를 읽고 감상을 나누는 저의 루틴은 늘 한결같았어요. 매일 하겠다 다짐하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는데, 하다 보니 너무 좋아 매일 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죠. 그 시간이 정말 특별했습니다. 하지만(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모임을 진행하면서 여기에 폭 빠져있는 동안 제 일상의 밀린 일들이 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사실을(저리 갓!) 서서히 알아차렸고, 연달아 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 이제 이번 모임을 마무리 지으려 합니다. 개인적으로 준비하려는 일도 하나 있는데, 이제는 이불로 곱게 덮어뒀던 그 일도 슬슬 시작해야 할 것 같고요. 끝으로 제가 좋아하는 영화 중에 『패터슨』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패터슨시에 살고 있는 버스 운전사 '패터슨'의 이야기인데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어지는 그의 일상은 놀랍도록 반복적입니다. 하지만 딱 하나 다른 게 있다면, 바로 시죠. 그는 매일 시를 씁니다. 평범한 일상의 기록들을 그의 비밀노트 안에 틈틈이 시처럼 지어내려가요. 짐 자무쉬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삶의 아름다움이란 대단한 사건이 아닌 소소한 것들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저도 이 영화를 보면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매일 그것을 어떻게 마주하느냐에 따라 삶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장 평범한 것이 실은 가장 소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소박한 일상 속 틈틈이 시를 적어내려갔던 패터슨의 모습처럼 말이죠. 그러니 모두들 이 모임을 떠나서도, 삶 속 곳곳에 자신만의 시를 계속해서 엮어가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랄게요. 그간 장황했던 저의 글과 공지도 오늘이 마지막이 되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다들 무탈하고 건강하게:) @새벽서가 님은 어서 빨리 쾌차하시길 진심으로 바라고요.
패터슨미국 뉴저지 주의 소도시 ‘패터슨’에 사는 버스 운전사의 이름은 ‘패터슨’이다. 매일 비슷한 일상을 보내는 패터슨은 일을 마치면 아내와 저녁을 먹고 애완견 산책 겸 동네 바에 들러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일상의 기록들을 틈틈이 비밀 노트에 시로 써내려 간다.
@연해 님 덕분에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모두들 내공이 대단한 것 같다 느꼈습니다..^^ 연해님의 꼼꼼하고 정성스런 답글이 이 모임에 더 애정을 갖게 한 것 같네요.. 준비하시는 일도 잘 이루어가시길 바래요~☆ 연해님의 눈이 확 뜨이게 만드는 정갈하고 맑은 글씨체가 종종 생각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bb
저야말로 @GoHo 님의 꾸준한 필사에 감사드립니다. 저에게도 정말 귀한 시간이었어요. 저의 꼼꼼하고 정성스러운 답글은 여기 계신 분들의 진심 가득한 필사가 먼저였기에 가능했던 마음인 것 같습니다. 저도 이 모임 너무 애정했어요. 이제 3시간 정도 남았는데, 여전히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허허허). 글씨체 칭찬도 정말 감사해요. @GoHo 님의 다채로운 글도 잊지 못할 거예요:)
@연해 님 덕분에 그믐에서 필사 모임도 해보고 넘 좋았어요 ㅎㅎ 항상 정성스러운 답글도 감사했습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나중에 다른 분이나 제가 필사 모임 열어도 괜찮을까요?! ㅎㅎㅎ 이 모임에서 함께 한 모든 분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라요 ㅎㅎ 오늘 마지막 필사는 이따가 올리겠습니다!
오! @bookulove 님이 열어주시는 필사 모임도 궁금한데요 ㅎㅎ
으아아? 당연히 괜찮죠!! 너무 기쁜걸요. @bookulove 님이 열어주신다면 저도 살포시 참여를ㅋㅋㅋ(묻어가기) 이 공간으로 끝나지 않고 점점 더 뻗어나가는 시와 필사! 응원합니다:)
6월이 시작됐다는 인사가 얼마 전인 것 같은데 벌써 모임 마지막 날이라니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흘렀는지 새삼 놀랍네요. 필사 모임 덕분에 시집 한 권을 오랜만에 차근차근 다 읽었고, 다른 분들이 멋진 글씨로 옮겨 적어주신 여러 시인들의 시와 글을 읽어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늘 점심시간에 필사를 하고 다른 분들의 글을 훑어봐서 지난 한 달간 저의 점심 힐링이기도 했답니다 ㅎㅎ 매번 공감 한가득인 댓글 달아주셔서 읽는 동안 마음이 늘 따뜻했어요. 그간 정말 애 많이 쓰셨고, 준비하시는 일도 순조롭게 잘 되시길 바랍니다:) 좋은 모임 열어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밍구님의 필사 덕분에 고양이라는 생명체들을 더욱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소중히 생각하게 되었답니다(길냥이를 만나면 더더 반가운 마음이 올라와요). 밍구님이 필사해 주신 시집을 통해 반려동물들을 향한 시인님들의 진심과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 행복했어요. 슬픈 문장들로 마음이 먹먹해질 때도 있었지만요. 그동안 밍구님의 점심시간을 채웠던 했던 필사의 시간이 힐링이셨다는 말씀도 정말 좋네요. 저야말로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도 연해님이 따뜻하고 몽글거리는 반가운 답글은 여기 참가하신 분들에게 반복적인 일상에서 가질 수 있는 작은 선물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동안 이렇게 풍요롭게 이끌어주고 함께 해주셔서 고맙고 다시 일상의 본업에서 열심히 정진하시다가 또 귀한 시간 내서 좋은 기억들을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해님, 열어주신 필사 모임 덕분에 손으로 쓰는 감각을 제대로 누렸네요. 덕분에 여러 글씨로 옷 입은 시를 읽게 됐고요. 나눠주신 이야기, 정성스러운 답글 덕에 무척 든든했습니다. 매번 사려 깊은 시선으로 바라봐주셔서 그 공간에 놀러 올 때면 따뜻했어요. 현생도 잘 살아가다가 또 보자고요. 아디오스!
'여러 글씨로 옷 입은 시'라니. 도리님의 문장 표현이 너무 아름답네요. 저야말로 작은 것 하나도 세심하고 다정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는 도리님과 함께 할 수 있어 든든하고 따스했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이렇게 헤어지지만, 그믐의 또 다른 모임으로 계속 만나요. 우리:)
너희가 슬픔을 주었구나 나는 슬픔을 어르는 손길을 줄게
햇볕 쬐기 p.151, 조온윤 지음
무언가 갑자기 떠오른 사람처럼 한 사람이 자리를 떠났다 같은 생각을 떠올리지 않은 나는 자리를 지켰다 열두 번째 나무 아래 오래 서서 복숭아 열매를 바라보았다
무해한 복숭아 「복숭아 라이브 드로잉」 부분 (p.104), 이은규 지음
읽으면서 여름을 물씬 느꼈던 시집 『무해한 복숭아』로 필사 모임 마무리합니다! 다들 더운 여름 무탈히 보내시길 바라요 🥰
무해한 복숭아이은규 시인의 시집 <무해한 복숭아>가 30번째 아침달 시집으로 출간됐다. 200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된 이후 <다정한 호칭>,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 등의 시집을 펴내며 다정하고 애틋한 서정을 선보여온 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제목부터 마음에 쏙 들었던 『무해한 복숭아』로 필사 모임을 마무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필사해 주신 문장 중에 "있는 그대로 바라볼 줄 안다는 건 어른의 일입니까 / 나는 아직 어른이 되지 않겠습니다"라는 문장이 마음에 콕 들어옵니다. 뜬금없지만, 이제 진짜 복숭아의 계절이 왔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식감의 복숭아(딱복 애정합니다)는 아직이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얌전히 기다려야겠어요. @bookulove 님도 올여름 건강하고 무탈하게 보내시길 바랄게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bookulove 님의 모임도 열렬히 응원할게요!
한 알의 귤에서 몇 사람의 몫을 발견할 수 있느냐는 오롯이 귤을 쥔 자의 마음이라고요
햇볕 쬐기 p.103, 귤 중, 조온윤 지음
어제도 꽃과 관련된 시였는데 오늘도 꽃과 관련된 시를 골랐습니다.ㅎㅎ
헉 올리고 보니 오늘이 마지막이군요..! 아직 필사해서 올리고픈 시가 많이 남았는데 말이죠...ㅠㅠ 다음에 필사 모임 또 여시면 또 참여하겠습니다 :) 매번 모든 시에 답글 달아주시고, 또 좋은 시들 소개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시집의 마지막 시입니다. 귤 한 개를 조각조각 떼어 한 조각 안에 있는 알갱이까지 나눌 수 있다 여기는 사람에게 손발이 없는 도마뱀이 묻습니다. 화자는 ‘무족영원’ 보다는 부족하고 한계가 있는 손발로라도 타자를 지지하려고 해요. 필사 중 한 부분은 조온윤 시인 본인의 필체로 만들어진 스티커 문장으로 붙였습니다. 창비 시크닉에서 사온 시문장 스티커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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