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점점 글을 직접 쓸 기회가 적어지는 것 같아요. 필사하면서 좋아하는 책도 읽고 글쓰기도 하고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 기대하며 모임 시작을 기다려 봅니다.
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삼색고양이

연해
안녕하세요. 삼색고양이님:)
글씨 쓰는 것을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그래요.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요즘은 전자기기가 워낙 잘 발달 되다보니 부러 시간을 쏟지 않으면 손글씨를 쓸 일이 많이 없더라고요. 좋아하는 책도 읽고 글쓰기도 하고, 일석이조입니다! 기대해 주시고, 참여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두근두근 모임 시작일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이렇게 한 분 한 분 참여버튼을 눌러주실 때마다 모임이 더 활발해질 것 같아 든든해져요.
루우냥
필사를 하다 그만둔지 몇달된 상태인데 무기력함을 다른분들과 함께 하면서 다시 이겨내보겠습니다. 무슨 책을 필사할지 아직 결정을 못했어요. 찬찬히 고민해보겠습니다.

연해
안녕하세요. 루우냥님. 환 영합니다:)
닉네임이 위에 삼색고양이님과 묘하게 닮으신 듯하여(고양이고양이) 더 눈에 들어왔어요.
필사를 하다 잠정적 휴업(?) 상태시군요. 혼자 하면 무기력함이 종종 찾아오지만, (좋은 것일수록) 같이 하면 더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어떤 책을 필사하실지 찬찬히 고민해 보시고, 모임이 시작되면 이 공간을 아늑하게 함께 채워보아요. 어떤 책을 필사할지 고르는 순간부터 저는 이미 설레더라고요.
잘 부탁드립니다.

연해
아직 모임 시작 전인데도 다들 활발하게 말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열하는 느낌으로다가 짧은 글을 한 편 전해보려 하는데요.
저는 매주 수요일마다 문학동네시인선 메일링 <우리는 시를 사랑해>를 받아보고 있습니다(줄여서 '우시사'). 지금 필진으로 활동하고 계신 두 분은 정지돈 소설가와 김소연 시인이에요. 오늘 전하려는 글은 정지돈 작가님의 글 중 일부입니다.
"사회적으로 예술가는 뭔가 이상한데요, 예술가는 돈을 잘 벌어도 문제고 못 벌어도 문제입니다. 못 버는 건 당연히 문제니까 제외하고, 그럼 잘 버는 건 왜 문제일까요? 특히 문학에서 더 심한데요, 문학 중에서 시는 더 그렇습니다. 시인이 연예인처럼 팔십억 건물주에 벤츠 지바겐을 타고 에르메스 백을 든다면? 주식 투자의 귀재라면? 신난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왠지 모를 불편함이 느껴집니다. 시인이라고 왜 못해? 너무 구세대적인 거 아님? 이라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시는 세속적 가치와 거리를 둔다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이 이미지가 시와 시인을 매력적으로 만들기도 하죠. 그러므로 시인은 이중 구속에 처하게 됩니다. 잘살아도 문제, 못살아도 문제가 되는 것이죠.
고정관념을 벗어나기 위해 시인도 플렉스 할 수 있거든! 하고 나서는 건 옳은 접근은 아닌 듯합니다. 시는 가난하다는 고정관념은 몹쓸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생산하는 가치가 존재합니다. 이때 중요한 건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다른 삶을 상상하는 것에 있는 것 같아요. 경제적 논리가 우선인 자본의 질서 속에서 틈새를 생산하는 것이죠. 우리는 자주 현실에 패배하고 절망하지만, 시는 이중 구속이라는 한계 속에서 사회적 기준이 포착할 수 없는 삶을 드러냅니다. 시는 가난하길 원치 않지만 부자가 되는 것도 거부합니다."
저는 이분의 말씀 중에 '이중 구속'이라는 단어가 유독 눈에 들어왔어요. 현실에 발을 딛고 살아가려면 돈이 필요하지만, 시는 세속적 가치와 거리를 둔다는 점도요. 딜레마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아침에 읽다가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져 이 공간에도 옮겨 보았습니다. 우리도 '시'를 필사하는 모임이니까요.
그럼에도 자본주의안에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돈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6월 5일, <23회 그믐밤>은 자본주의에 관한 책 이야기를 나눈다는 tmi도 살포시 전해봅니다. 라이브 채팅이라서 글자로 책 수다를 나눈답니다(속닥).
https://www.gmeum.com/gather/detail/1468
휴일이 지난 다음 날이라 그런가, (저에게는) 꼭 월요일 같은 목요일이에요. 날씨도 부쩍 추워졌고요.
다들 각자가 계신 곳에서 건강하고 맑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으른
저도 이 레터를 보고 생각이 참 많았었는데 여기서 또 이렇게 이 글을 보게 되니 흥미롭네요! 시를 읽을 때도, 필사할 때도 생각해보면 저는 세속적 가치와 거리를 둔 이미지를 참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레터에 나오는 것처럼 시라면 당연 그래야 한다라고 생각해왔던 것 같기도 하구요. 그래서 레터를 보고 내가 언제부터 그런 시의 이미지를 좋아하게 된 것인지, 시는 왜 당연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왔던 것인지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고향과 시가 좋아지는 걸 보면, 그런 이미지를 통해 고향을 느끼고 싶은 것 같기도 하네요.

연해
앗, @으른 님도 우시사 받아보고 계시는군요!
반갑습니다. 여기서 또 이렇게 구독자들이 서로 만났네요:)
저도 말씀하신 것처럼 적어도 시만큼은 이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낭만과 환상, 기대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정지돈 작가님의 문장을 읽고 생각이 깊어졌죠. "예술가는 돈을 잘 벌어도 문제고 못 벌어도 문제입니다."라는 문장에서도요. 돈이라는 건 뭐라고 명쾌하게 답하기 참 어려운 속성을 지닌 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예전에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독서모임분들과 논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놀이공원에서 사용되는 '매직패스'라는 개념도 그때 처음 알았었는데요. 돈으로 서비스를 사는 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하다는 논리와 돈으로 다른 사람의 시간을 뺏는다는 점에서 도덕성 결여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논리가 팽팽하게 맞섰죠. 그때도 참 혼란스러웠습니다.
당시 저는 아무리 자본주의 시장이고, 영리기업이라 이윤을 추구한다지만 돈이면 뭐든지 다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팽배해질 것만 같아 두렵게 느껴졌어요. 사람마다 공정성과 도덕성에 대한 가치관이 다 다를 테지만, 경제적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는 것만 같아 조금은 비판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기도 했고요. 돈이 나쁜 건 아닌데, 돈만을 가장 우선시하는 사회는 꽤나 무서울 것 같았거든요.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저마다의 가치관 차이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경제적 논리가 우선인 자본의 질서 속에서 틈새를 생산하는 것이죠."라는 정지돈 작가님의 문장에도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리고 저 또한 시가 가난하길 원치 않습니다. 돈을 벌어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이치 같거든요.
작년에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월급사실주의 2023)>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 서문에서 장강명 작가님은 이런 말씀도 해주셨는데요.
"'이런 시대에 문학을 왜 읽어야 하느냐' '문학의 힘이 뭐라고 생각하느냐' 같은 질문을 종종 받는다. 문학계에 한 발 걸친 사람이라면 요즘 다들 비슷한 질문을 받는다. 문학의 힘이 잘 보이지 않으니 나오는 질문이다. 돈의 힘이 뭔지 궁금해하는 사람은 없다."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사실적으로 그리는 한국소설이 드물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죠. 한참을 쓰다 보니 그래서 제 결론이 뭘까 싶네요(그래서 돈을 벌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아마 제 결론은 이중 구속에 처하게 된다는 정지돈 작가님의 말씀처럼, 돈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도, 그렇다고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아니라는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마무리 지어봅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고향과 시가 좋아진다는 @으른 님의 말씀처럼, 저 또한 시, 그러니까 문학이 가진 힘을 믿고 있답니다. 정작 이렇게 말하면서 제 직업은 돈과 관련 있는 일이라는...(하하하)
중구난방 장문의 글에 눈이 피로하시지 않기를 조심스레 바라 봅니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월급사실주의 동인의 첫 앤솔러지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2023』가 출간되었다. 월급사실주의 동인은 동시대 한국사회의 노동 현장을 사실적으로 다루는 문학이 더 많이 창작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 작가들의 모임이다.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 월급사실주의 2024동시대 한국사회에서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보통 사람들의 삶에 대해, 발품을 팔아 사실적으로 쓴다는 규칙을 공유하며 결성된 ‘월급사실주의’ 동인의 단편소설 앤솔러지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월급사실주의 2024』가 출간되었다.
책장 바로가기

도리
미리 나눠주시는 이야기 너무 좋습니다. 돈은 참 그래요. 너무 중요하고 너무 필요하고 그래서 징그럽고 돈 얘기가 지겹고. 하찮게 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죠.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되면서, 곧 열릴 모임도 두근두근 기대됩니다!

연해
하... 도리님 답글 감사해요. 숨 막히는 장문의 글을 올리고선, 혼자 또 괜히 올렸나 싶어 낙담하고 있었는데(심지어 그믐은 삭제도 되지 않지요ㅠㅠ) 이렇게 화답해 주시니 감동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돈 이야기를 할 때마다 굉장한 딜레마에 빠져요. 제가 이 아이(?)에게 어떤 감정을 담고 있는지도 종종 헷갈리고요. 갈팡질팡하는 마음이지만, 이 모임에서만큼은 낭만을 가득 담아 문학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보고 싶답니다.
저도 두근두근 기대감이 가득한데, 함께하시는 분들도 즐거운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도리님도요:)

지금
저도 우시사 받아보지만 못 읽을 때가 많은데, 그믐에서 읽으니 느낌도 다르고 와닿네요. ‘ 시는 가난하길 원치 않지만 부자가 되는 것도 거부합니다. ’ 라는 문장 여운이 남습니다. 문학, 긴글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하면서도, 같이 먹는 밥 살 돈은 아끼지않고 쓸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은 갖춰 살고 싶습니다. !!

연해
앗, @지금 님도 우시사를 받고 계시는군요! 저도 받고서 메일함에 차곡차곡 보관(?)만 해둘 때도 많아요. 바쁘게 살다 보면 감수성을 끌어올리는 것조차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더라고요. 현실의 고단함이랄까.
"시는 가난하길 원치 않지만 부자가 되는 것 도 거부합니다"라는 문장, 저도 참 좋았어요. 여운이 깊이 남으면서도 정지돈 작가님의 결론처럼 느껴졌거든요.
문학과 긴 글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하면서도 같이 먹는 밥 살 돈은 아끼지 않고 쓸 수 있는 경제적 여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 두 가지가 적절하게 맞아야 제 삶도 균형 있게 흘러가는 것 같더라고요.
말씀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환영합니다:)

베를리너
필사할 책을 고르는 일도 설레이네요!

연해
안녕하세요. 베를리너님.
모임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고, 환영합니다:)
어떤 책을 필사할지 고민하는 순간부터 이미 한걸음 다가오신 것 같습니다. 설렌다고 하시니 제가 다 기뻐요.
아직 주말이 있으니 천천히 생각해 보시면서, 모임이 시작되면 이 공간에서도 함께 즐겁게 나눠보아요.
아스파탐
최근에 필사에 재미들린 공대생입니다. 이런 모임에 참여해보는 게 처음이고 악필이라 약간 부담되긴 하지만 최선을 다해 참여해볼게요!

연해
오, 안녕하세요. 아스파탐님.
환영합니다:)
공대생과 시 필사라니 왠지 더 낭만적이네요. 정재찬 교수님의 <시를 잊은 그대에게>라는 책도 떠오르고요. 여담이지만 필명이 인상적이셔서 검색해 봤는데, '설탕의 200배의 단맛을 가진 인공감미료'라는 설명이 나오네요. 제... 제가 찾은 의미가 맞는 것인지...(허허)
저도 필사 모임을 열어보는 게 처음이라 어리바리하고 있는데, 참석해 주셔서 감사해요. 악필이라고 자수(?) 해주신 분들이 꽤 계셔서(ㅋ) 괜찮으실 거예요. 부담 없이 즐기시며 이 공간을 같이 채워가 보자고요.
잘 부탁드립니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 (리커버)한양대학교의 문.이과 통합 교육의 일환인 '융복합 교양 강좌' 중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 읽기 강좌, 정재찬 교수의 '문화 혼융의 시 읽기' 강의의 내용을 바탕으로 집필한 '시 에세이'다. 정재찬 교수의 강의는 매 강의마다 학생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한양대 최고의 교양강의로 선정되었다.
책장 바로가기

김준1
필사가 어렵다고 샹석이 그
드는건 뭘까요?

연해
안녕하세요. @김준1 님.
필사가 어렵다는 건, 여러 경우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글을 필사하는 게 좋을지, 어떤 방식으로 필사하는 게 좋을지, 꾸준히 하는 것의 고단함과 손의 감각을 살려 글씨를 써 내려가는 과정도 있을 테고요.
그렇게 쓰다 보면 조금씩 자신만의 스타일이 생길 것 같기도 한데, 저에게도 어려운 것 같아요. 이 공간에서 모임분들과 같이 쓰시면서 차근차근 같이 알아가시면 좋을 것 같아요.
환영합니다:)

밍구
드문드문 필사를 하긴 했는데 시를 필사해본 적은 없어서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신청했어요! 주말 사이에 필사할 시집을 고르면서 즐거웠습니다:) 좋은 모임 열어주셔서 감사해요!

연해
안녕하세요. 밍구님.
드문드문 필사를 해오셨다니! 반갑습니다.
이번 시 필사의 경험이 @밍구 님에게 또 다른 경험이자 좋은 기억이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신청해 주셨다니, 저야말로 두근두근 감사한 마음입니다. 주말에 어떤 시집을 고르셨을지도 궁금한걸요.
모임이 시작하기 전부터 정성스럽게 시집을 고르고, 인사를 전해주셔서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연해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모임이 시작됩니다.
필사로 모임을 열어보는 건 저도 처음이라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오늘을 기다렸는데요. 참여해 주셔서 다들 정말 감사합니다.
앞서 모임 공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고르신 책 한 권을 자유롭게 필사하고 인증해 보는 모임입니다. 다들 어떤 시집(꼭 시집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을 고르셨을지도 궁금해지네요.
시간 되실 때, 자유롭게 감상을 나누며 이 공간을 따뜻하고 풍성하게 채워갔으면 좋겠어요. 29일 동안 즐겁게 나눠보아요!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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