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는 <엉망>이라는 시입니다. 이 시를 읽고 제 마음이 살짝 엉망이었는데요. 어린 개가 점점 자라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씁쓸하게 그려낸 것 같았거든요. 개뿐만 아니라 사람이 자라는 과정도 이와 비슷하다 느껴졌습니다.
어린 개는 신발을 물어와 방 한가운데 두고 구름을 잔뜩 풀어헤쳐 놓으면서 방을 엉망으로 만들어두지만, 그만큼 천진난만하게 밝고 맑아요. 근데 그 어린 개가 자라버린 거죠. 세상을 서서히 알아가고, 주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방을 어지럽히지 않고, 얌전히 기다리는 법을 알게 돼요. 그렇게 모든 것이 잘 정리되어 있다 여길 때, 비로소 개의 하루는 엉망이 되어가는 과정. 모순적이지만 현실적이기도 해서 더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마냥 해맑고 순수했던 어릴 때의 제가 있다면, 지금의 저는... 글쎄요. 그때와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겉에서 보기에는 어릴 때에 비해 어른스러워 보일 수 있으나, 그만큼 감내하는 것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포기하는 법도, 침묵하는 법도 배우고 말이죠.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을 때 / 개의 하루는 엉망이 되어갔다"라는 마지막 구절이 마음에 깊이 남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어릴 때보다 겁이 많아진 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