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우와, 아버님의 필체 다시 등장! 세상에나, 제가 다 감사합니다. 아버님도 이 공간에서 같이 호흡하며 필사하고 계신듯한 느낌이 들어요. 힘 있고 선명한 글씨체로 이 구절을 다시 만나니 느낌이 또 새롭습니다. 이 책이 마음에 드셨던 것 같아 더더 기쁘고요. 저도 다음 버전을 두근두근 함께 기다리고 싶어요:)
오늘은 나희덕 시인의 시 <휠체어와 춤을>을 적어 봤습니다. 휠체어가 이러한 눈물의 흐름과 특별히 어우러지는 게 무엇일까 하고 잠시 생각을 해 봤습니다. 휠체어를 탄 사람과 춤을 추기 위해 화자는 몸을 아래로 굽혀야 할 겁니다. 그렇게 춤을 춘 이후 그 사람과 화자는 멀어지게 됩니다. 눈물은 아래로 흐르다가 화자에게서 떨어집니다. 화자는 그 눈물의 흐름에 따라가듯 몸을 아래로 굽히며 춤을 추고, 끝에선 눈물과 이별하게 됩니다. 둘 모두 화자를 끌어당기면서도 화자에게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존재인 거죠. 필연적인 이별을 맞이하며 흘린 눈물이 그 자체의 속성과 어우러진다는 게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문학과지성 시인선' 442권. 1989년 등단 이래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 간명하고 절제된 형식으로 생명이 깃든 삶의 표정과 감각의 깊이에 집중해온 나희덕 시인이 <야생사과> 이후 5년 만에 펴낸 일곱번째 시집.
와... 저는 @아스파탐 님의 감상이 더 아름다운데요. 표현 하나하나에 감탄했습니다. 시를 읽으면서는 그 장면들을 가만히 상상해 봤어요. "휠체어에 앉은 당신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와 "우리의 발은 바닥을 울리며 번져갔지요"를요. "그건 차라리 울음에 가까웠어요. 당신이 가르쳐준 스텝은" 이라는 문장에서 가슴이 먹먹해졌고, 당신은 지금도 춤을 추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저는 이 시를 읽다가 영화 한 편이 떠올랐는데요. 『미 비포 유』라는 영화입니다. 윌이라는 남자 주인공이 사고로 휠체어를 타고 살아가죠. 그러다 여주인공 루이자를 만나요. 영화 속 장면 중에 윌이 휠체어에 앉은 채로 루이자와 신나게 춤을 추며 둘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당시 그 장면이 유독 기억에 남았었는데, 이 시를 읽다가 문득 다시 떠올랐습니다. 다만 그 영화에서도 둘은 결국 (필연적인) 이별을 맞이하게 됩니다.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줄거리는 여기까지만:)
미 비포 유6년간 일하던 카페가 폐업하면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루이자(에밀리아 클라크). 그녀는 새 직장을 찾던 중 집에서 가깝고 보수도 좋은 간병인 일을 찾게 되고, 면접을 본 그날 바로 채용이 결정된다. 하지만 루이자가 간병해야 할 윌(샘 클라플린)은 2년 전 사고로 전신마비 환자가 된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남에게 쌀쌀맞기 일쑤다. 어느 날 윌이 루이자에게 유독 심한 독설을 퍼붓자 루이자는 참지 못해 그의 태도를 따끔하게 지적하고, 그때부터 윌은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두 사람이 점점 가까워지던 사이, 루이자는 윌이 존엄사를 계획하고 있음을 알게 되는데...
엄마한테 아빠는 필사해주던데~ 를 어필해서 받아냈습니다. 알 듯 말 듯한 마음이네요.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새로운 옷을 입고 찾아온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는 1977년 초판 출간 이후 2002년 세계사에서 재출간된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의 전면 개정판이다. 25년여 이상 단 한 번의 절판 없이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이 산문집은 소설가로서뿐 아니라 에세이스트로서 박완서의 이름을 널리 알린 첫 산문집이자 그의 대표작으로 꼽혀왔다.
도리님 가정에 필사가 함께하는 것 같아 제가 다 즐겁네요:) (어머님도 감사합니다!) 이 글에 담겨있는 사연은 마음이 먹먹해지지만, 그래도 문장들이 참 곱네요.
그 사람은 그냥 푸른 하늘로 놓아두고 맺히는 내 마음만 꽃받침이 되어야지
당신은 북천에서 온 사람 ‘목련’ 중, 이대흠 지음
당신은 북천에서 온 사람창비시선 425권. 전라도 사투리의 질박한 언어와 흥겨운 가락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남도 서정의 맥을 이어온 이대흠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이다. 삶의 궁극적 원형, 자신이 나고 자란 곳에 대한 근원적 구심력, 사라져간 시간에 대한 애착과 긍정, 누군가를 향한 은은하고도 가파른 사랑 같은 것들이 선연하게 농울치는 애잔하고 아름다운 서정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창비 500호 기념시집의 제목을 따온 이대흠의 ‘목련’을 써보았습니다. 하늘 멀리 있는 듯한 연인을 향해 피는 꽃, 그가 앉을 꽃받침이 되주려는 마음이 안쓰럽네요. 그 마음 져도 매번 다시 사랑이란 감정은 습관처럼 올라오겠죠.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1975년 첫 발간부터 지금까지 한국문학의 최첨단에서 평단의 주목과 대중의 호응을 동시에 받아온 창비시선이 500번을 맞아 기념시선집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을 출간했다.
참, 화~금은 제가 여행을 다녀오느라 잠시 필사는 중단해야 겠어요. 토요일에 다시 만나요~~
목련을 실제로 본지 20년이 훌쩍 넘은것 같아요. 시집의 표지에 있는 목련을 보는데도 좋네요. ^^*
애써 잊으려 하면 오히려 음각으로 새겨진다는 말에도, 맺히는 내 마음만 꽃받침이 되어준다는 말에도 마음이 찡하네요. 저도 이 시집 읽어봐야겠어요!
책 제목을 빌려온 시이니 더 명작임에 분명할거예요. 저도 이 시인의 다른 시들도 찾아봐야겠어요.
문장은 아름다운데, 그 뜻을 제가 다 헤아리지 못한다는 게 속상합니다. 여러 번 읽었는데도 여전히 어렵게 느껴져요. 그럼에도 "애써 지우려 하면 오히려 음각으로 새겨지는 그 이름을 연꽃으로 모시지 않으면 어떻게 견딜 수 있으랴"라는 문장은 마음에 콕 들어옵니다.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이라고"라는 마지막 문장도요. 이 시에서 창비 500호 기념 시집의 제목이 인용됐군요. 책꽂이에 꽂아주신 『당신은 북천에서 온 사람』 시집 속 문장이 필사에도 등장해 살짝 어리둥절했다가 뒤늦게 이해했습니다(허허허). 4일 동안 여행 가시는 군요! 요즘 날씨가 화창해서 여행하기 딱 좋은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너무 좋네요! 건강하게, 즐겁게 잘 다녀오세요. @바람ㅎㅈ 님. 토요일에 만나요:)
네, 예측하신대로 원 시인의 시집을 출처로 담았어요. 독감에 걸려 컴백이 월요일이 되었습니다. 골골대다 이제 좀 살아났거든요. 음각으로 새긴 연꽃은 어떤 모양일까, 저도 잘 모르겠어 대신 여행지에서 찍은 연꽃사진을 올려봅니다.
안 그래도 위에 글에서 A형 독감에 걸리셨다는 걸 알았는데, 이제 좀 괜찮아지셨다니 정말 정말 다행입니다! 여행지에서 찍어주신 연꽃도 예쁘게 활짝 피었네요. 물에 비친 사진 속 여인(?)은 @바람ㅎㅈ 님이실까요. 우정 출연 감사합니다:)
오늘은 니콜 크라우스 장편소설 '사랑의 역사' 중 한 페이지를 필사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정말 가슴이 먹먹하기도 하고, 눈에 눈물이 고일 정도로 슬펐거든요.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라는 비극으로부터 시작된 상실의 슬픔이 너무나 잘 느껴지는 구절이라 필사를 했습니다. 한동안은 저 구절을 읽으며 슬픔을 느낄 것 같습니다...
사랑의 역사2005년 출간 당시 전 세계에 니콜 크라우스라는 이름을 선명히 각인시킨 화제작이자, 그로부터 십 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읽히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소설 『사랑의 역사』를 새로운 번역과 장정으로 선보인다.
너무 너무 좋아하는 소설이에요. 저는 번역본을 만날 때마다 한국어 표지가 항상 원본 표지보다 더 예뻐서 부러워했는데, 이 책은 원서가 더 마음에 드네요. ^^*
이 책은 제목도 표지도 익숙한데(주변에서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정작 저는 아직 읽어보지 못 했는데요. @으른 님의 필사 덕분에 이 책의 문장들을 처음 만나봅니다. 연이어 이어지는 "잃었어요"라는 표현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웃음소리를 잃고, 신발 한 켤레, 세월, 책, 집까지... 말씀하신 것처럼, 상실의 슬픔이 꾹꾹 담겨 있어 문장을 읽으며 마음이 아팠어요. 손으로 직접 문장을 옮기셨으니, 구절구절에 담긴 슬픔의 감정이 더 깊숙하게 느껴지셨을 것 같아요. 책꽂이에 계속 꽂아만 두었던 책들을 다시 보시며, 마음에 드는 부분을 필사해 주신다고 하셨던 말씀이 떠오르네요. 다음번에는 또 어떤 책을 필사하실지도 궁금해집니다:)
주말은 건너뛰고 월요병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하루종일 일에 시달리고 퇴근 후 필사를 하면 마음이 다스려져요, 그래서 맘 편한 주말은 건너뛰었나 싶기도 하네요ㅎㅎ 오늘은 ‘일요일에 심장에게’입니다. 이 시는 심장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내용입니다. 순간순간 조용히 제 할 일을 우직히 해내고 있는, 미처 고마워 할줄 모르고 지나친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기회가 되었어요. 이 구절이 가장 마음에 남아요. “너의 모든 수축과 이완은 세상을 두루 여행하라고 열린 바다로 조각배를 밀어보내는 것과 같지.” 쌩뚱맞지만, 수축과 이완이라는 표현은 마치 처음엔 아무리 힘껏 밀어도 파도로 인해 되돌아 오는 것처럼 보이는 조각배가 떠올랐어요. 그러나 결국 그 파도에 실려 점점 열린 세상으로 멀어지겠죠. 오늘도 거친 풍파를 만나 이리저리 흔들렸지만 묵묵히 제 할일을 하며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 좋은 저녁되세요!
다시 돌아오신 걸 환영합니다:) 필사에 대한 솔직한 말씀도 감사합니다ㅋㅋㅋ 저도 그래요. 흑백의 글자와 종이, 손의 감각에만 집중하다 보면 마음이 차분히 다스려지더라고요. 그게 바로 필사의 매력...! (이 아닐까요) 그리고 @뇽뇽02님 글씨를 읽다 보면 제 마음도 같이 정돈되는 기분이에요. 각이 딱딱 맞는 느낌이랄까. 저는 이 시를 처음 접했을 때는 심장에게 말을 거는 시인의 표현들이 귀엽고 다정하다고만 생각했는데, 뇽뇽님의 감상을 읽고 보니 정말 그렇네요. 사실 몸에서 가장 중요한 아이(?)인데, 한 번도 고맙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뛰는 게 늘 당연하다 생각했죠. 저야말로 이 글을 읽으며 심장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봅니다. 일상에서 당연하다 여겼던 모든 것들도 가만히 돌아보고 싶어지고요. 오늘은 화요일, 거친 풍파를 만나 이리저리 흔들렸던 마음이 조금은 괜찮아지셨을까요. 묵묵히 하루를 가꿔가는 마음이 차곡차곡 쌓여가실 수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미국은 월요일까지 공휴일인 긴 주말이에요. 방학도 시작이라 느긋하게 주말 쉬고, 새벽 독서와 필사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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