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앗! 그렇다면 찌찌뽕...(죄송합니다). 이번에 에세이집도 내셨군요. 4월에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간이네요!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요즘엔 질문보다 의문이라는 단어를 더 자주 쓴다. 질문은 나의 삶과 무관하게 할 수 있다. 호기심만으로도 가능하다. 그러나 의문은 나의 삶을 걸지 않고는 할 수 없다. 나와 무관한 방식으로는 어떤 의문도 가질 수 없는 것 같다. 그러니 시에서 필요한 것은 계속되는 의문 아닐지.
힌트 없음 에세이 : 후추 (p.106), 안미옥 지음
저는 이 부분이 좋더라고요!
오늘의 시는 <근처>라는 시입니다. 이번에도 어떤 의미에서 근처일까 고민고민하면서 몇 번을 다시 읽어봤는데요. 근처에 닿을 듯 말 듯 한 상황들을 묘사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언제 나을지 알 수가 없는데 어느 날엔가 나을 것 같고, 매번 깨지 말아야 할 장면에서 깨어나고,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왜 안 되냐는 질문으로 돌아오기도 하면서, 그 근처를 계속 맴돌고 있는 게 아닐까. 아주 근처까지는 왔지만 다 오지는 못한 애매함이 있는 게 아닐까 가만히 생각해 봤습니다. ​제 개인적인 일들도 끝날 듯 끝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저는 보통 애매한 상황을 잘 못 견디는 편인데, 그럴 때마다 참아보라고 스스로에게 되뇌곤 합니다. 조금 더 기다려보라고 거의 다 온 것 같다고 말이죠. 그럼에도 보류하고 있는 어떤 일들은 계속 보류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건 제가 물리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기도 하니까요. 모호한 문장만 줄줄 나열하고 있는 느낌인데, 제 주위에 산재되어 있는,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불쑥 떠올라 더 횡설수설하는 듯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시는 참 신기합니다. 처음에는 시의 감상을 가만히 적어내려가다 어느 순간 제 삶의 이야기로 파고들어요. 시와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가 되어가는 것 같은데, 알고 보면 또 여기저기 얽혀있기도 한, 저만 아는 이야기 같기도 하네요. 그리고 오늘은 5월의 마지막 수요일입니다. 새벽 공기는 여전히 선선하네요. 다들 오늘 하루도 무탈하시길 바라요:)
나를 돌보고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 어쩌면 우리가 가장 소홀히 하는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근처’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시네요 ㅎㅎ
정말 그런 것 같아요. 몸과 마음이 힘든지도 모르고 열심히 달리다가, 어느 날 갑자기 힘이 쫙 빠지면서 주저앉아버리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자신을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다 정작 스스로를 돌보지 못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저 또한 '근처'라는 단어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믐'을 통한 6월 독서 모임에서 읽게 될 책이 도착하여.. 한때는 전국 팔도에 편지 친구가 있었던 편지 덕후.. Y2K 밀레니엄 버그.. 세기말.. 뒤숭숭.. 하던.. 2000년 1월 1일이 시작되기 전.. 세기 말 1999년 12월 말.. 전화번호부에서 선정한 주소에 무작위 번지수를 보태.. 전국 각도 각 2곳에 새천년 새해 인사 편지를 날렸더랬습니다.. 스무 통 가까이 보낸 편지 중에 혹여 답장을 보내오는 이가 있을까.. 한 통도 반송되어 오지 않았지만.. 한 통의 답장 또한 없었다는.. 슬픈 세기말 편지 사건.. ㅎ 혹시.. 여기 어딘가.. 1999년 세기 말.. Y2K 새천년 시작을 뒤숭숭하게 맞이하며.. 어울리지 않는 멋진 새해 인사 편지를 받으신 분??? ^^;
오, @GoHo 님 [편지 가게 글월] 모임 신청하셨군요! 생생하게 담아주신 세기말의 풍경이 마치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답니다(재치있는 문장들 덕분에 웃음이 나기도 했고요). 저는 세기말의 편지를 보낸 적은 없었지만, 문득 궁금하네요. 이 공간에 계실 것인가! 필사해 주신 편지도 너무 좋네요. 개인적으로는 "전화도 문자도 못하면서 편지지에는 늘 쓸 말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라는 문장에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저도 손편지 참 좋아하고, 쓰는 것도 좋아하는데, 쓰다 보면 한없이 길어지고 진지해지더라고요. 아날로그 감성 여전히 애정합니다:)
<시와 산책>, 오늘 마무리했습니다.
완독완필(?)을 너무 축하드립니다. @새벽서가 님 새벽서가님이 필사해 주신 문장들을 읽으면서 저도 『시와 산책』의 문장들을 다시 한번 기억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마지막 필사에 담긴 "저녁은 그렇게, 시를 읽는 나와 함께 늙어간다"라는 문장을 제 마음에도 담으면서, 오늘 저녁도 시와 함께 해야겠어요:) 다음에는 어떤 책을 필사하실지도 궁금궁금합니다. 천천히 설레는 마음으로 새롭게 골라오실 시집을 기다리고 있을게요.
시집이 아닌 소설을 가져왔는데 괜찮죠?
그럼요. 당연히 괜찮죠:) 이곳은 관공서적 용어로다가 말씀드리자면... 허가제가 아니라 신고제에 가깝습니다(허허). 마음껏 하고 싶은 책으로 고르시어요.
하루키 작품에 초보라 살짝 영화소개 프로같은 책을 읽고 있는 중입니다^^ 작품이 방대하고 유명하신 작가분들 작품은 수영초보가 망망대해에 뛰어드는 기분같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그런기분이 듭니다 왠지 튜브라도 안고 뛰어들어야 힘껏 헤엄쳐도 제자리만 빙빙 돌지 않을거 같은~~ 그래서 독자들과 전달력이 좋으시면서 작품의 깊이도 있으신 작품을 읽다보면 햇살 좋은 물가에서 편안하게 노는 기분인데, 고전문학등은 아직도 독서내공이 꽤 부족한지 작품해설집을 찾게 되는(하루키 작품도 너무 많아서, 골라 읽어야 할듯)~ 오랫만에 들어왔는데 연해님의 세심하고 따뜻한 소통의 강점이 뿜뿜하는 방입니다^^ 눈팅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오, 이 책도 처음 알았어요! '15년의 아카이빙, 하루키를 이해하는 40가지 키워드'라는 부제가 인상 깊네요. 이 책의 작가님 소개도요. 하루키를 정말로, 진심으로 좋아하시는 게 느껴지는 소개였어요. 저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은 많이 읽어보지 못 했어요. 그래서 거북별님이 말씀하시는 "수영 초보가 망망대해에 뛰어드는 기분"을 매우 공감합니다. 작품 해설집을 찾아 읽으신다는 말씀도요. 커미트 먼트에 대한 하루키의 정의도 인상 깊어요. 단순히 서로를 이해하며 손을 맞잡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우물을 파고 내려가 그 밑바닥에서 도저히 통과할 수 없는 벽을 넘어서 이어진다는. 뭔가 더 깊고 단단한 관계를 구축해야만 가능할 것 같은 묵직한 기분도 드네요. 그리고 이 글을 읽다가 '옴진리교'라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모르는 게 너무 많네요, 저). 카프카의 문장도 오랜만에 만나니 반가워요. 제 지인 중에도 카프카의 저 문장을 모토로 독서를 하는 분이 계신데요(자신의 머리를 깨기 위해 독서를 하신다고). 그분 생각도 나고 여러모로 이 책에는 하루키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삶의 이야기도 담겨있는 것 같아 더 흥미롭네요. "따뜻한 소통의 강점이 뿜뿜하는 방"이라는 말씀도 정말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이 방에 계신 분들이 서로 함께 소통하며 필사하고 계신 것 같아 너무 즐거워요:)
하루키를 만나다 - 15년의 아카이빙, 하루키를 이해하는 40가지 키워드2003년 『해변의 카프카』를 읽고 하루키스트가 된 작가가 지난 15년간 전 세계에서 진행된 하루키의 인터뷰 230여 편, 논문 30여 편을 찾아서 읽고 40개의 핵심 키워드로 정리하였다. [일상], [음식], [작가], [작품], [작품 해석]까지 다섯 가지 카테고리 아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방대한 지식과 장문의 섬세한 답글에 또 놀라고 있습니다^^ 첨 뵐 때부터 느꼈는데 대단하세요^^ 그리고 '슬램덩크'와 '옴진리교' 사건을 모르신다니 그 부분도 신기합니다^^ 이 당시에는 2020년대 BTS처럼 너무너무 유명한 시건과 문화였거든요~ 다른 시대를 산듯 하지만 이렇게 소통과 공감이 잘 되는것도 너무 신기하고 즐겁네요^^ 아마 한지붕 아래 혈육과도 소통이 힘든 분들이 꽤 많으실텐데 요~~ 감사한 공간입니다^^
옴진리교 모르신다는 말씀에서 저도 움찔했지 뭡니까. ^^ 옴진리교도 지나간 이야기가 됐고, 이제 젊은 분들은 모르시는구나 하고요. 조금 있으면 서태지가 누군가요 할 세대도 등장하겠지요?
ㅎㅎ 저두 그 분 언급하려다가(혹시 서당다녔나는 소리들을까봐~) ~~^^;; 사담이지만 얼마 전에 옛날 서태지의 93년도 공연이 유튜브에 돌아다녀 본적이 있는데, 당시 그 영상 속 사람들은 모두 93년도 사람들이 맞는데 서태지만 2020년대에도 어색하지않은 모습과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 신기해하며 딸들과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2020년대 사람이 타임머신타고 30년전 과거로 돌아간 것 처럼) 가끔 예술가들 중에 시대를 아우르는 분들이 있는데 그 정도에 이르러야 그 분야의 별이 되는가 싶더라구요~ 전 나이들수록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리즈때 영화를 보면 저런 어린 나이에 저정도의 외모와 연기력을 모두 가질 수 있나 신기하더라구요 가끔 미남배우들 중에 외모가 너무 뛰어나면 그의 연기력이 오히려 인정 받는데 걸림돌이 되기도 하는것 같던데~ 그런 분들은 나이들어 외모가 무너져야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는거 같기도 하구~연기파 배우라고 하면 외모는 아니라는 말인지 그 단어의 의미도 살짝 궁금해지더라구요~^^;;
서당에서 사서삼경 다 같이 외우다가 쉬는 시간에 서태지 노래 열심히 불렀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6.25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았던 때라 정신없었죠. 해외에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랑 캐서린 햅번이 세기의 스캔들을 일으켰고...
으앗,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거북별85 님. 저도 이 공간에서는 세대를 떠나 책이라는 공통의 주제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더없이 기쁘고 충만한 마음이에요. 다만 제가 옴진리교를 모르는 건 단순히 세대의 차이만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제가 유명한 사건과 문화에 좀 더딘(무지한) 편이기도 하고, 사실 정말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저는 BTS도 잘 몰라요(이 방에 팬 분들이 계시다면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그분들이 존재한다는 정도만 알지 멤버들 이름, 나이, 인원, 생김새 기타 등등. 제 옆을 지나가셔도 아마 모를 겁니다(허허). 하지만 저희에게는 책이 있기에 이렇게 연결고리가 닿아있는 것 같아요:)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나희덕 시인의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을 적어 봤습니다. 제목은 말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주변의 해변가가 조금 더 눈에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밀물 때 바닷물이 들어오고 화자를 거쳐 다시 나가는 풍경. 그 속에서 화자의 말 한 마리가 풀려 나갑니다. 마치 명상할 때의 마음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숨이 들어오고 나갈 때 생각도 같이 들여오고 내보내는 것이 닮아 있었습니다.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문학과지성 시인선' 442권. 1989년 등단 이래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 간명하고 절제된 형식으로 생명이 깃든 삶의 표정과 감각의 깊이에 집중해온 나희덕 시인이 <야생사과> 이후 5년 만에 펴낸 일곱번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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