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으아, 부럽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 썼던 일기장들을 다 버린 게 너무 아깝더라고요. 중학교 때 썼던 일기장들은 버리지 않아 부모님댁에 있지만요. 그때의 간질거림을 느껴보는 게 부끄러우면서도 재미있다는 말씀도 정말 공감합니다. 저는 몇 년 전에 썼던 일기만 다시 봐도 오글오글하더라고요. 그래도 그때의 제가 떠올라서 좋고, 괜히 짠하기도 하고 그래서 결론은 재미있습니다:)
작은 사람에게 말했다 안내받지 못하며 자란 사람은 스스로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고 해본 적 없어요 말하고 나서 한번 해본다 곁에 아무도 없는 작은 사람이 보였다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재구성, 안미옥 지음
저도 이 부분이 아프네요. '해본 적 없어요'랑 '곁에 아무도 없는/ 작은 사람이 보였다'까지요..
저도요, 도리님ㅠㅠ 해본 적 없다고 말하고, 한번 해봤는데, 곁에 아무도 없어 작아지고 마는 느낌. 하지만 그 작은 사람은 다시금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조심스럽게 희망하고 싶어집니다. "나는 나에게 안내자가 되어준다"는 마지막 문장처럼요. 그 작은 사람이 옆에 있었다면 말없이 토닥토닥해주고 싶었어요.
엇 연해님이랑 저랑 묘하게 다르게 읽은 거 같아요! 저는 '작은 사람'과 '나'를 분리해서 봤는데요. '작은 사람'이 마치 부모처럼 느껴졌어요.(작음이 보잘 것 없고 쇠약해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작은 사람에게, 안내 받지 못하며 자란 사람은 스스로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고. 난 해본 적 없다고. 원망하듯 말하고 나서 직접 해보니 곁에 아무도 없었던 작은 사람을 발견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매번 그렇거든요. 구조보다 구조에 끼여 사는 사람을 미워하고 한심해 하다가 그곳에 놓였을 때야 그 사람의 분투와 외로움를 알아채서요. 그래서 저에게 마지막 행 '나는 나에게 안내자가 되어준다'는 희망보다 의지였어요. 이제는 구조를 알았으니까, 그러면 그것대로 살아남자는 의지. 연해님의 작은 사람은 화자와 화자 안에 작은 사람을 투영해서 보신 거 같은데 제가 이해한 게 맞을까요? 같은 시도 각자의 몸을 통과해서 각자의 버전의 시가 되는 거 같아 신기하고 재밌어요. 도리ver, 연해님ver!
으아, 세상에. 이렇게 정성스러운 설명이라니, 감동입니다. @도리 님! 저의 해석은 도리님이 말씀하신 것이 맞아요. 제대로 이해해 주셨습니다. 이 또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도리님의 말씀을 읽고 보니 제가 놓친 부분도 눈에 들어오네요. "구조보다 구조에 끼여 사는 사람을 미워하고 한심해 하다가 그곳에 놓였을 때야 그 사람의 분투와 외로움를 알아채서요."라는 문장에서 특히 더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마지막 행이 희망보다 의지였다는 말씀, 구조를 알았으니 그것대로 살아남자는 의지도. 한 마디, 한 마디가 참 귀하게 읽힙니다. 도리님 말씀처럼 같은 시도 각자의 몸을 통과해서 각자의 버전으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시의 매력이 아닐까 싶고, 제가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다시 돌아볼 수 있어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에요:)
옛날 일기는 읽으면 다 생각이 나니까 읽기 싫었다 무거워서 시작할 수 없었으니까 나는 그만 깊어지고 싶지 않아요 영원을 본 적 없어요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재구성, 안미옥 지음
이 부분도 와닿네요 ㅎㅎ. 그 전에 기록한 걸 다시 들춰보진 않는다고 말했는데 그 이유가 이렇습니다. 다시 보려면 조금 많이 지나야 되더라고요. 그때의 내가 잊혀져야 보고 싶어져요.
저는 일기를 매일매일 쓰진 않고, 다이어리는 매일매일 꾸민답니다! 일기는 다이어리를 꾸미고 더 쓰고 싶은 말이 있을 때 쓰곤 합니다 :) 초등학생 때는 숙제로 일기를 많이 쓰곤 했는데, 얼마 전 그때 일기를 다시 보니 먹는 얘기밖에 없더라고요..^^...
세상에... 사진 클릭했다가 깜짝 놀랐어요. 오밀조밀 빼곡한 스티커와 일정들이 너무너무 귀엽습니다! 5월에 행사가 많으셨군요. 맛있는 음식도 많이 드셨고요(웃음). 저도 어릴 때, 다이어리 꾸미기에 굉장히 진심이었는데, 그때의 추억들도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으른 님의 다이어리를 보고 나니, 다가오는 하반기에는 오랜만에 다시 도전해 볼까 싶어요. 일상의 소소한 행복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자두>라는 소설을 아주 인상깊게 읽었는데, 그 작가의 새로운(?) 소설인 <계절은 짧고 기억은 영영>을 읽고 필사하기로 했어요. ^^
저는 이주혜 작가님 이렇게 두 권에서 읽었었는데 넘 좋았어요 ㅎㅎㅎ 새로 필사하시는 소설도 궁금했던 책인데 필사하시는 부분 눈여겨봐야겠네요 ㅎㅎ
누의 자리한국문학의 새로운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의 열여덟 번째 안내서. 꾸준히 여성과 가부장에 대한 시선을 던져온 작가 이주혜의 두 번째 소설집 『누의 자리』가 출간되었다.
소설 보다 : 가을 2023독자에게 늘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전하는 특별 기획, 『소설 보다 : 가을 2023』이 출간되었다. 《소설 보다》는 문학과지성사가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 홈페이지에 그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계절마다 엮어 출간하는 단행본 프로젝트로 2018년에 시작되었다.
부지런히 필사해서 올릴게요. ^^
오, 새로운 책으로 필사를 이어가시는 새벽서가님의 발걸...아니, 손걸음이라고 해야 할까요(이게 무슨 말이야). 잘 시간이 지나서 횡설수설하기 시작했습니다. 아, 아무튼 그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일기라고 해서 글쓴이와 글 안의 화자가 반드시 같은 기호로 일치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라는 문장도 눈에 콕 들어옵니다. 이번 필사에서도 문장 앞에 귀여운 책갈피 표시가 함께하고 있네요.
계절은 짧고 기억은 영영“섬세하게 벼린 언어”로 “우리 사회의 유별난 젠더불평등과 그 불감증의 벽을 깊숙이 가르고 지나가는”(신동엽문학상 심사평)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온 작가 이주혜가 두번째 장편소설 『계절은 짧고 기억은 영영』을 펴냈다.
열심히 이어가겠습니다, 손걸음(?). ㅎㅎ
' 내 밖으로 내가 나올 짬이 없는 것입니다..'
하... 이 시를 읽으며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 후련해졌어요. 감사합니다. @GoHo 님.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 가슴까지 침묵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 분위기가 늘 잔잔하다고 하여 / 마음이 항상 평화로운 것은 아닙니다" 라는 문장들 덕분에 특히요. 시인님이 말씀하시는 건 사랑이지만, 저는 제 삶에 빗대어 생각하게 됐어요. 어제 퇴근 전, 팀장님과 긴 면담(?)을 했는데요. 제가 평소에 회사에서 말수가 거의 없는 편이라, 정말 오랜만에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거든요. 최근 팀 내 하나의 이슈가 있는데 그것에 대한 제 생각이 궁금하셨나 봐요. 네네, 저는 그 이슈에 대해 계속 혼자 속으로만 생각하고, 꾹꾹 누르면서 (화를) 삭히고 있었는데, 이 시의 문장처럼 입이 터져버린 거죠. 다 말하고 나니 머리가 다 어지럽더라고요. 팀장님도 속이 다 시원하다고 하셨고요ㅋㅋㅋ 평소에도 이렇게 말 좀 해달라고. 보통 별 생각이 없거나 할 말이 없어서 침묵하는 게 아닌데, 가끔 저는 이렇게 오해를 삽니다. 어떤 말들은 해봤자 닿을 것 같지 않아 애써 침묵하거나 먼저 포기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아 또 쓰다 보니, 시에 대한 감상이 너무 제 사견으로 길어졌네요. 죄송합니다(흑흑).
연해님의 상황에 많이 많이 공감합니다.. 생각하느라 바쁠 수도 있는데.. 먼저 '의견이.. 생각이.. 어때요?' 라고 물어봐줄 수도 있는데.. 그쵸? ^^ 말 보다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담고 있는 말도 들릴텐데요.. 우리 화이팅해요~^^bb
<시를 잊은 그대에게> 책에 수록된 방정환 시인의 <형제별>입니다. 추가로 책에 수록된 문장도 인상깊어서 적어 봤습니다. 예전에 사람의 꿈과 별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어쩌면 책에서 소개한 모순적인 속성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밝은 빛을 낸다는 속성.
시를 잊은 그대에게 (리커버)한양대학교의 문.이과 통합 교육의 일환인 '융복합 교양 강좌' 중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 읽기 강좌, 정재찬 교수의 '문화 혼융의 시 읽기' 강의의 내용을 바탕으로 집필한 '시 에세이'다. 정재찬 교수의 강의는 매 강의마다 학생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한양대 최고의 교양강의로 선정되었다.
오, 짧은 시인데도 별이 담겨 있어 그런가, 여러 생각들이 올라오네요. 추가로 필사해 주신 설명 덕분에 이 시와 별에 대해서 더 깊이 생각할 수 있었어요. "별이 멀지 않거나 멀더라도 빛이 없었으면 이런 일이 없을 터"라는 문장에서 특히요. 꿈과 별이 닮아있다는 말씀도 인상 깊네요. 제 지인 중에는 길잡이별이라는 단어를 자주 쓰던 분이 계셨는데요. 그게 어떤 의미로는 그분의 꿈(여기서 말하는 꿈은 밤에 꾸는 꿈이 아니라 목표에 가깝습니다)과도 닮아있는 것 같았거든요. 감상이 이처럼 다채로우니 시를 읽는 재미가 더해지는 것 같아요. 근데 @아스파탐 님의 이번 필사는 패드(탭)에 쓰신 디지털 손글씨 같네요(아니라면 죄송합니다). 저는 디지털 기기에 쓰면, 아직 터치펜 감촉에 익숙하지 못해 글씨가 삐뚤빼뚤 엉망이 되곤 하는데, 올려주신 필사본은 고르고 눈에도 잘 들어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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