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저도 이 책 읽었습니다. 작년에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올랐던 책이라 관심이 생겨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19년 만에 다시 주목받았던 책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꽤 두껍다 생각하며 읽었는데, 술술 잘 읽혔어요. 등장인물들의 색채도 굉장히 선명하고, 어떤 면에서는 좀 기괴하기도 했고요. 노골적인 신체묘사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책에서 유독 반복됐던 "OO의 법칙이었다."라는 문장이 입에 붙어 한동안 독서모임 분들이랑 그 문장으로 장난쳤던 기억도 나네요. 이 필사모임에서도 @으른 님 덕분에 다시 만나니 반갑습니다!
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연해

연해
오늘의 시는 <만나서 시쓰기>라는 산문시입니다. 굉장히 길죠?
하지만 쓰면서 좋았답니다. 왜냐하면, 이 시집에서 유일하게 이해할 수 있는 시를 만난 것 같았거든요(푸핫). 그동안 제가 필사했던 안미옥 시인님의 시 중에 가장 잘 읽히면서 친근했어요.
시의 문장들도 그래요. 삶의 곳곳에 시가 함께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의 방안에, 천장에, 서랍 속에, 화장실 문에. 거창하지 않게, 일상에 묻어나게, 언제 어디서나 읽어볼 수 있게끔 말이죠. 시 이야기만 했는데 생활을 알게 된다는 문장도 좋았습니다. 마치 이 공간에 모인 우리들 같았거든요. 서로의 필사를 읽고 시를 나누면서 삶도 함께 나누고 있죠. 자연스럽게 이 모든 게 연결돼요. 너무나 자연스럽게요.
"점심에 만나요. 환해져요."라는 마지막 문장에서는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점심은 견디지 않아도 되고, 점심은 고여 있지 않고, 점심은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있기에 점심에 만나자고 말하는 화자의 목소리가 생명력있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저도 점심 약속이 저녁 약속보다 좋더라고요ㅋㅋ 오늘은 저와의 점심 약속이 있답니다(혼밥 애정합니다).
오늘은 6월 1일이에요. 새로운 한 달이 시작되었답니다.
다들 이번 한 달도 건강하고 무탈하시기를 바라요:)


GoHo
점심에 만나요~
각자의 밥상머리에서~~ㅎ
좋은 달 되세요~☆

연해
"각자의 밥상머리에서"라는 말, 입에 쫙쫙 붙는데요(하하하).
저는 @GoHo 님의 댓글을 읽다가 갑자기 이 시집이 떠올랐습니다. 말장난처럼요.
몇 달 전에 읽었던 시집인데, 굉장히 독특하고 기발하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신머리제42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작 박참새 시인의 『정신머리』가 민음의 시로 출간되었다. 그 어느 때보다 상당한 수준에 오른 작품이 많았다고 평가한 올해 김수영 문학상 투고작 가운데서도 박참새의 『정신머리』는 활화산처럼 들끓는 에너지로 심사위원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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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서가
이런 산문시(?)도 너무 좋네요. 그냥 에세이처럼 읽혀요. ^^

연해
오, 저도요! 안미옥 시인님의 시집을 필사할 때마다 약간(과연 약간일까)의 모호함이 계속 있었는데, 이번 시는 그게 좀 덜했어요. 에세이처럼 술술 잘 잃히더라고요.
GoHo
네잎 클로버는 찾는게 아니라..
이끌림을 당하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 눈길을 끌어당기는 듯한..
오늘.. 우리는 서로 인연.. 입니다..♧


연해
으아? 사진에 담겨있는 네잎클로버는 직접 찾으신 건가요? 세상에, 세상에!!
시의 제목과 함께 실물(?)까지 담아주시다니 감동이에요.
"작은 행복이라도 기뻐할 줄 아는 봄과 같은 사람이 오면"이라는 문장이 마음에 콕 들어옵니다. 저도 그런 분들의 해사한 미소를 보고 있자면 덩달아 기분이 좋더라고요. 사소한 것 하나에도 기뻐할 수 있다는 건, 또 하나의 재능이 아닐까 종종 생각합니다.

달빛한조각
6월의 첫날 그동안 제가 읽어보고 싶었던 시집이 도착했어요. 기념으로 시집 속 많은 시들 중에서 <농밀>이란 시를 필사해보았습니다. "별이 바람에 흔들릴 때면 당신 눈동자가 흔들린거라 믿게 되었습니다"라는 표현이 눈에 콕 박히더라구요. 6월의 첫날 모두들 사랑 가득한 한달 보내시길 바라요~😀



bookulove
저도 이 시집 사두었어요!! 필사해주신 시 보니 더 기대되네요 ㅎㅎ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시인 이병률의 일곱번째 시집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이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601번으로 출간되었다. 사랑이라는 명명하에 바닷빛과 하늘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테두리와 낮은 채도의 소라색 바탕이 겹쳐진 이번 시집은 마치 파블로 피카소가 절친한 친구의 자살 이후 짙은 푸른색만을 고집했던 청색시대(1901~1904)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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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한조각
ㅎㅎ 또 나누고픈 시 있으면 필사해볼게요~~😄

새벽서가
기대되닌 시집이라 올려주실 다른 글들도 기대됩니다.

연해
6월의 첫날 읽어보고 싶었던 시집이 도착하고 그 시집을 필사하는 마음이라니, 너무 좋네요!
<농밀>이라는 시의 문장들도 참 곱습니다. @달빛한조각 님이 말씀하신 문장도 좋고, "당신 눈 속에 반사된 풍경 안에 내 모습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라는 문장도 좋았어요. 사랑하는 상대를 통해 나를 더 사랑하는 느낌도 들었거든요.
이 시집은 제목에도 눈길이 가는데요.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에서 끝난다는 게 흥미로웠어요.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있나요? 라고 이어질 것 같았는데, 약간 아쉽기도 하고 열린 결말 같기도 해서 더 인상 깊었습니다.
"사랑 가득한 한 달 보내시길 바라요"라는 @달빛한조각 님의 마지막 문장에, 제 마음도 사랑으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기분이에요. 오늘도 내일도, 이어질 그 다음의 하루들도 사랑이 충만한 시간들로 가득하시길 바라요:)

달빛한조각
덕담 감사합니다~ ㅎㅎ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적>이란 제목을 처음 본 순간 저는 뭔가 독백 같다는 느낌을 받았답니다. 단순하게는 사랑하는 "사람"만 떠올렸는데, 시에서의 의미는 조금 더 넓고 큰 사랑을 얘기하고 있는것 같아요. 조만간 시집 속 <누군가를 이토뢰 사랑한적>을 필사해 올려볼게요~

연해
시에서의 사랑은 조금 더 넓고 큰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는 말씀이 인상 깊어요. 표제작에는 어떤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궁금궁금합니다.
@달빛한조각 님의 글씨체로 필사해 주실 표제작을 천천히 기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

연해
“ "먹어, 입맛 없어도 그냥 먹으라고. 뭐가 먹기 싫어. 아침엔 밥을 꼭 먹어야 되는 거야."
식사 메뉴에 대한 아이의 결정권이 없다. 정작 엄마 자신은 영 입맛이 없다며 커피 한잔으로 속을 달래면서, 아침부터 먹는 느끼한 볶음밥을 거부하는 아이에게 몸에 좋은 게 다 들어 있는 천상의 맛, 영양 가득 볶음밥을 거부할 권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우리가 그랬듯이 아이들도 무력감과 분노를 느낀다. 아이는 쉽사리 감정을 처리하지 못하고 그저 오랜 무력감을 한 번 더 저장할 뿐이다. 아이가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아이의 경계선, 결정권을 지켜주는 일은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해준다. 그러므로 제발 상냥한 폭군이 되어 모든 것을 제 맘대로 하지 말자. 부디 경계선을 지켜주는 엄마이면 좋겠다. ”
『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김지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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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 친밀감이란 공유와 밀착만 가지고 형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공유와 경계선이 균형 있게 지켜질 때 형성될 수 있다. 경계선을 무너뜨리며 딸을 통제하는 방식은 내 어머니가 그녀의 어머니에게, 또 그 어머니가 그녀의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정신적인 유물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이 대물림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인식하고, 질문하며, 질문에 대한 답변을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 한 경계선 침범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
『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김지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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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른
오늘 꺼내 본 책은 '이상 작품집'인데요,, 오래 전에 여행 가기 직전에 교보문고에 들려 책을 샀던 기억이 있습니다. 작은 책이라 이동 중에 읽기 좋겠다는 생각으로 샀었는데, 조금 읽다가 이해가 되지 않아 덮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도 시들을 읽어도 읽어도 도무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아 이해할 수 있는 시는 딱 하나 '거울'이었습니다.
내면의 나와 겉으로 보여지는 나에 대해 정말 잘 표현한 시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나'와 내면의 '나'가 불일치할 때의 괴로움, 쓸쓸함, 고독감 등이 느껴졌습니다.



이상 작품집 (미니북)천재 작가 이상의 시, 수필, 소설을 수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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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서가
저는 그래서 시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직관적이지 않고, 자기들망 아는 비밀을 나와는 공유하지 않고 따돌리려는것처럼 느껴져서요. 그런데, 요즘 시를 읽기 시작하면서 예전과는 다른 느낌인데, 으른님처럼 저도 이상 작품집은 힘들었어요.

연해
오, 저도 이상 시인님의 시는 너무 난해해서 암호해독하는 마음으로 읽어나갔던(이걸 읽었다고 표현할 수 있을지) 기억이 납니다. 필사해 주신 시는 그나마(?) 저도 이해가 어느 정도는 가능한 것 같아서 기뻤습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나와 내면의 나가 불일치할 때의 괴로움, 쓸쓸함, 고독감 등이 느껴지셨다는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져요. 저도 이 시를 읽으면서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보는, 거울 밖의 내가 서로 다른 인물처럼 느껴지기도 했거든요. 또 다른 인격(?)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저는 첫 줄도 마음에 닿았는데, 거울 속에 소리가 없다는 표현이 생경한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거울 속의 소리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았거든요.
매일 거울을 들여다보는데도 가끔은 그런 날이 있습니다. 아침에 화장을 할 때는 보통 제 앞면(?)만 보는데, 어떤 날 뒷머리 스타일을 보려고 거울을 한 개 더 가져와 옆과 뒤를 살필 때가 있는데, 그때의 제가 굉장히 낯설어요. 익숙해진 앞모습과 달리 옆모습과 뒷모습은 자주 들여다보지 않아 더 그런 것인데요. 제가 아닌 타인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남들에게 보여지는 제 모습은 또 이런 모습이겠구나 싶어 묘하더라고요.
제가 기억하는 이상 시인님의 난해한 시 두 편은 사진으로 첨부해봅니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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