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우선 저부터 답해보자면 저는 주로 가사가 없고, 잔잔한 음악을 틀어두곤 합니다. 빗소리나 풀벌레 소리가 담겨있으면 더 좋고요. 저는 집에 tv가 없는데요. 혼자 살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치우고 싶은 것이 tv였어요.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이른 아침 뉴스를 시작으로 늦은 밤까지도 텔레비전은 늘 꺼지지 않았는데, 필요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음에도 습관적으로 틀어두시는 게 싫더라고요. 그래서 독립하면서는 주변 환경을 다 적막으로 만들고 싶었죠. 하지만 막상 이사와서 이곳에 살아보니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이웃집에서 내는 생활 소음이 꽤나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건물 구조더라고요. 그래서 방을 무음에 가깝게 만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방음실이 아닌 이상 그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기에 되도록 귀에 자극이 가지 않는 잔잔한 BGM을 선호하는 편이랍니다(장황하다 장황해). https://youtu.be/7voSN82FGF0?feature=shared https://youtu.be/Z7ChmPHuUxE?feature=shared
저도 남편이 눈을 뜬 아침부터 눈을 감기 직전까지 티비를 거실에도 안방에도 틀어놔요. 그래서, 저는 주로 제서재에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저도 막내가 대학에 가면 한국에서 한 두해정도 지내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가장 기다려지는게 티비 없는 집에 들어서능거였거든요? 그런데, 연해님의 글을 읽고나니 이곳의 단독주택과 달리, 생활소음이 심각한 한국에서 내가 견뎌낼까,라는 궁금증이 갑자기 생기네요.
오, 새벽서가님도 tv없는 집을 꿈꾸고 계시는군요! 저도 독립하고 tv 없이 산지가 5년이 넘었는데 너무 쾌적해요. 정신이 맑다고 해야 할까요. 가끔 광고보면 너무 낯설더라고요. 광고가 이렇게 세련됐구나... 싶어서요ㅋㅋㅋ 저는 미국에 살아본 적이 없어, 한국과의 생활소음이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단독주택에서 사시다가 이곳, 특히 서울로 오시게 된다면 흠... 저도 지방에서 오래 살다가 처음 서울 올라왔을 때, 혼잡한 그 사거리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합니다. 적응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래도 서재가 있으시다니, 너무 좋은데요! 책쟁이들의 오랜 꿈이 아닐까요. 나만의 서재(꺄).
친정집은 강북 한복판이라 저와 아이들이 한국에 갈 때마다 첫 1-2주는 그 소음에 적응하느라 힘들어하긴 합니다. ^^; 저는 티비를 보지 않아서 그걸 무슨 재미로 보나 싶기는 해요. 하하
엇, 저도 그 동네 살아요(속닥).
필사만 할 때는 피아노나 첼로 연주곡을 주로 듣습니다. 제가 다루는 악기들이다보니 더 친근해서 아닌가 싶네요. 독서와 필사를 병행할 때는 파도 소리, 바람 소리, 비 오는 소리들을 작게 켜둡니다. 그런데, 이상기후여서인지 지난주 화요일 폭풍우를 시작으로 일주일째 비가 거의 매일 오다시피하고 있어서 창밖의 비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필사 하고 있습니다.
어머어머, @새벽서가 님 피아노와 첼로를 연주하시는군요! 새벽서가님의 닉네임을 볼 때마다 고요하고 잔잔한 새벽의 풍경이 떠오르는데, 닉네임과도 굉장히 잘 어울리는 우아한 악기들 같아요. 필사하실 때도 피아노나 첼로 연주곡을 들으신다니 낭만적입니다:) 악기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저도 다룰 줄 아는 악기가 몇 개 있답니다. 근데 앞서 말한 조용한 음악을 좋아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소리가 큰 악기들이에요. 중고등학교 때 동아리 활동으로 사물놀이를 계속 했었거든요(하핫). 저는 장구수였는데, 꽹가리랑 징도 종종 (신명나게) 쳤답니다. 우리 가락이라 그런가, 흥겨워서 그런가, 최근에도 어떤 행사에 갔다가 사물놀이패를 봤는데, 여전히 좋더라고요(들썩들썩). 미국의 날씨도 심상치 않군요. 확실히 옛날보다 비가 자주, 그것도 많이 내리는 것 같아요. 그래도 빗소리를 배경음 삼아 차분한 마음으로 필사를 이어가고 계신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피아노는 어머니의 꿈을 이뤄드리기 위해 아주 어린 나이때부터 했었던 악기에요. 하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멈춘후에 아이들을 낳은 30대 중반까지 건드리지도 않았어요. 어릴때 엄한 선생님, 교수님들께 수업 들으면서 너무 질리고 지겨웠거든요. 제아이들이 태어난 후에 집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놀고 싶어서 다시 피아노를 시작했고, 첼로는 바이올린을 하던 큰아이, 첼로를 하던 작은 아이와 함께 연주해보고 싶은 욕심에 시작했지만 요즘은 중단 상태에요. 수술한 팔목과 팔꿈치에 무리가 많이 가서요. 재활치료 꾸준히 하고 다시 시작하려고 계획중입니다. ^^
와... 피아노와 첼로에 담긴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님의 꿈을 이뤄드리기 위해 아주 어린 나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셨다는 말씀에, 괜히 울컥하기도 했어요. 질리고 지겨웠다는 말씀에서도요. 하지만 아이들 덕분에 다시금 피아노를 시작하시고, 첼로까지 배우셨다니, 너무나 다정한 엄마네요:) 처음 필사모임 신청하셨을 때, 양팔꿈치와 손을 수술하신 뒤로 필사양이 줄었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재활치료 꾸준히 잘 받으시고, 자녀분들과 함께 행복하고 따사로운 연주 시간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벌써 유월이라니! 저는 필사할 때 노래 안 들어요. 원래도 집중력이 안 좋아서 한 번에 여러 감각이 자극되는 게 싫더라고요. 제가 있는 공간은 이웃집 소음이 울려 퍼지진 않고 그냥 들려서 그냥 듣고 있습니다. 허허.
맞아요. 벌써 6월이 되었습니다(여름여름). 도리님은 배경음악 없이 필사에 집중하시는군요! 한 번에 여러 감각이 자극되는 게 싫다는 말씀도 공감됩니다. 이웃집 소음에도 인자하게(?) 반응하시는 모습에 제 마음도 넉넉해지는 기분이에요. 하지만 저는 오감 중에서도 청각이 가장 예민한 편이라,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소음에 굉장히 취약하더라고요(흑흑). 그래서 차라리 잔잔한 배경음을 제 손으로 틀어놓게 됐다죠. 앗, 그리고 지난번에 추천해 주신 아니 에르노의 『한 여자』도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답니다. 저는 『단순한 열정』만 읽어봤었는데, 이 책은 그 책과는 전혀 결이 다른 것 같아 신기했어요. 좋은 책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단순한 열정 (무선)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권. 프랑스의 문제적 작가 아니 에르노가 1991년 발표한 <단순한 열정>은 연하의 외국인 유부남과의 사랑을 다루며 그 서술의 사실성과 선정성 탓에 출간 당시 평단과 독자층에 큰 충격을 안겨준 작품이다.
우와! <한 여자> 읽고 계시는 군요. 영광입니다. 아니 에르노 책은 어려워서 모임을 통해 반강제적으로 읽었었는데요. 뭔 소린지 잘 모르면서 겨우 겨우 읽고 났는데 묘하게 종종 떠오릅니다. 언젠가 저도 다시 읽어야겠어요. 연해님에겐 어떠실지 궁금해지네요 ㅎㅎ
에고, 저야말로 영광이죠. 좋은 책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의 이해력이 부족해서 좋은 책인지를 제대로 알아보고 있는지는 자신이 없...(하핫). 장난이고요. 천천히 짚어가며 읽어가고 있습니다. 다 읽고 나면 또 나눌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요:)
저는 피아노 협주곡 좋아해서 주로 피아노 협주곡 들어요 ㅋㅋㅋ 그런데 집중하다 보면 음악이 안 들리더라고요… ㅎㅎ
@bookulove 님도 새벽서가님과 취향이 비슷하시군요. 집중하다 보면 음악이 들리지 않으실 정도라니, 이 또한 놀랍습니다(엄청난 집중력!).
저는 음악을 듣지는 않아요. 필사하는 문구에 집중하려 하는편...
오, @달빛한조각 님도 @도리 님처럼 필사에 오롯이 집중하시는군요! 한 가지에 몰입하시는 두 분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전 대분분 출근해서 모닝필사.. 그래서 주로 사람소리 들어요~ㅎ
오, 출근해서 필사하신다는 말씀도 새롭고 놀랍습니다. 다들 혼자만의 공간에서 필사하실 거라 상상했어요(저는 그런 편이라). 사람소리ㅋㅋㅋ 이 또한 새롭고 좋네요.
저는 유튜브에 클래식플레이리스트를 골라 듣는데, 요즘 이 채널의 곡들이 좋더라고요. 조용하고 잔잔한 편이라 책 읽거나 필사할 때 듣기 좋아요. https://www.youtube.com/@temporubato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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