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으른 님의 시에 이어 @달빛한조각 님의 시에도 '행복'이라는 단어가 들어있어 연결감을 느끼게 되네요. 시가 몽글몽글 참 예쁩니다. 소소한 일상의 한 조각을 눈으로 가득 담아 부드럽고 고운 언어로 차분히 적어내려가신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실은 우리들 이야기만 하기에도 시간이 많지 않은 걸 우리는 잘 알아요."라는 문장에 고개를 주억거리게 됩니다. 남의 이야기, 세상 이야기보다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삶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 편안하네요. 나태주 시인님이 말씀하시는 오늘의 약속을 저도 지키고 싶어집니다:)
오늘 지금 여기 이 공간에서 우리의 이야기들, 필사로 행복해지는 밤입니다.ㅎㅎ
평안한 시간들 보내세요~☆
시가 참 좋네요. 산산조각이 났다고 생각했던 시간의 저에게 돌아가 읊어주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어... 이 시의 마지막 부분은 읽다가 살짝 울컥했어요. 다정하고 따스한 손길에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산산조각이 나면 /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 산산조각이 나면 /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가 있지" 저는 이렇게 산산조각 나버린 무언가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관계'가 떠오르는데요. 관계라는 게 좋을 때는 유리처럼 단단하지만, 자칫 실수로 깨지거나 금이 가면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다 최근에 읽었던 한 권의 책에서 관계를 조금 더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는 문장을 만났던 기억이 납니다. 시의 내용과는 많이 멀어졌지만(샛길로 자주 새는 편) 그 문장도 조심스럽게 올려봅니다.
낱말의 장면들 - 마음이 뒤척일 때마다 가만히 쥐어보는 다정한 낱말 조각가깝지만 낯선 낱말들이 주는 위안과 용기의 순간을 담았다. 새로운 낱말을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낱말을 통해 익숙한 것들을 새롭게 보게 한다. “휴가지에서 주머니에 가득 담아온 신기하고 예쁜 돌멩이들처럼”(한수희) 이 책에서 나만의 특별한 낱말을 만날 수 있기를, 새로 얻은 언어의 조각만큼 오늘을 조금은 다르게 살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이 관계를 오랫동안 지킬 수 있을까? 지키긴 뭘 지켜. 관계는 누리는 거지. 돌아온 말이 마음을 크게 흔들었다고 했다. 나 역시 관계는 흠집이 나지 않게 지켜야 하는 것으로 여겼다. 어떤 관계든지 훼손되고 나면 되돌리기 어렵고, 긴시간 훼손되지 않기란 불가능하니 길어지면 모두 망가지는 거라고 생각했다.
낱말의 장면들 - 마음이 뒤척일 때마다 가만히 쥐어보는 다정한 낱말 조각 민바람 지음, 신혜림 사진
천천히 알게 되었다. 관계는 그런 게 아니었다. 훼손된 흔적을 지워야만 건강하게 지속되는 게 아니라, 시간 위에 함께 남기는 흔적 그 자체였다. 가시밭길 위에서 같은 경로만 맴돌더라도 그 시간이 쌓여 더 큰 연민과 사랑이 되기도 했다. 서로를 적으로 여기며 전쟁처럼 다퉜어도 그런 고난을 함께 헤쳐온 사람 역시 상대방이었다.
낱말의 장면들 - 마음이 뒤척일 때마다 가만히 쥐어보는 다정한 낱말 조각 민바람 지음, 신혜림 사진
'관계는 누리는 거지.' 최근에 사람을 만나고 기운이 빠진 체 집에 와서 유튜브를 실컷 봤는데요. 역시 유튜브가 최고긴 하다.... 싶었는데 이 문장 읽으면서 다시 마음 다잡을게요! 이런 저런 관계들을 누리고 있는 중이라고요 ㅎㅎ.
"이런 저런 관계를 누리고 있는 중이더라고요."라는 도리님 말씀에 제가 다 편안해지네요. 저도 관계는 누리는 것이라던, 민바람 작가님의 문장을 온전히 다 이해하지는 못 했지만(두렵기도 하고요), 너무 잘하려고 하다 되레 부딪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조금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진실되게 다가가려 노력하고 있답니다(그래도 여전히 어렵긴 합니다). 저야말로 마음을 단디 잡아야할 것 같아요. 여전히 넘어지고, 깨지고... 아직 가야할 길이 멀더라고요.
제가 다니는 도서관에 있는 시라 알고 있었는데 고호님 손글씨로 보니 반갑고 좋네요.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라니. 살아가는 게 조금 덜 무서워졌어요. 좋은 시 필사 감사합니다.
오늘의 시는 <신축>이라는 시입니다. 제목을 보고 제가 상상했던 이미지가 있었는데, 시의 문장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습니다. '말'에 대한 이야기였죠.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말이 튀어나왔고, 사람들은 그걸 선물 혹은 천사의 말이라고 합니다. 지켜야 한다고도 말합니다. 저 또한 제가 알지 못하는 어떤 말이 입 밖으로 흘러넘치듯 쏟아져 나온 경험을 생각해 봅니다. 그 말을 반드시 했어야 했을까도 생각해 봅니다. 나이가 들수록 침묵이 길어집니다. 삼키는 말도 많아집니다(그래서 글이 이렇게 길어지나...). 제가 아는 말과 모르는 말, 알고 있지만 차마 하지 못한 말 등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이 깊어집니다.
오늘 하루 흔들리지 않는 삶들이 되시길~☆
꽃들의 숨소리가 정갈하다는 표현이 너무 신비롭네요. 뭔가 정령 같기도 하고요. 제가 생각하는 꽃들의 숨소리는 왠지 부드럽고 나긋나긋할 것 같아요. 비록 우리의 삶은 꽃보다 더 흔들릴 때도 많지만, 가식 없이 맑을 수 있도록 세상이 더 안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조심스레 담아봅니다. @GoHo 님의 남은 오늘 하루도 흔들리지 않는 무탈한 하루 되시길 바라요:)
연해님 답글 읽고 얼른 시 읽고 왔습니다. 시도 좋고 남겨주신 글도 좋아요.
오늘 필사는 미셸 투르니에의 산문 일부인데, 내용이 낯익어서 찾아보니 집에 있는 책이었어요. 미셸 투르니에는 제게는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소설로 더 익숙하긴 한데...ㅎ 뒷모습이 진짜라는 말에 뜨끔하네요. 우스갯소리인데 제가 정말 기이하게 뒷모습만 뚱뚱해서ㅋ 남편이 농담으로 늘 '당신은 당신 뒷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에 고마워하'라고 했거든요. 근데 이번에 우연히 제 동생이 제 뒷모습을 찍어서 보내준 거예요. 정말 충격받았어요.ㅡㅡ;;
'등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맞아요.. 진실이 아닐지는 몰라도 거짓말은 하지 않죠..
오, 저는 미셸 투르니에라는 작가를 @하뭇 님 덕분에 처음 알았습니다. 말씀하신 소설들도 생소하네요. 이렇게 또 알아갑니다:) 필사해 주신 문장들 중 "등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는 문장이 흥미롭게 읽힙니다. 저도 제 뒷모습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종종 연인이 사진으로 찍어주곤 하거든요. 하뭇님 남편분과의 일화를 읽다 보니 저희 두 사람의 모습도 떠올라 살짝 웃음이 났어요. 동생분도 그 대열에 합류하셨군요. 이렇게 예고편만 주시면, 어떤 모습이신지 궁금해지는데 말이죠(호호).
얼마 전에 꾸준히 핫한 작가인 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소녀』를 읽었는데,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 더 좋다는 평이 꽤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 책도 조만간 읽어보려고 해요 ㅎㅎㅎ
맡겨진 소녀2009년 데이비 번스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애정 없는 부모로부터 낯선 친척 집에 맡겨진 한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말없는 소녀」 또한 세계 관객들의 열렬한 호평을 받으며 올해 5월 3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2023년 4월 국내에 처음 소개된 『맡겨진 소녀』로 국내 문인들과 문학 독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은 클레어 키건의 대표작. 자신이 속한 사회 공동체의 은밀한 공모를 발견하고 자칫 모든 걸 잃을 수 있는 선택 앞에서 고뇌하는 한 남자의 내면을 그린 작품이다.
저도 두 권 다 읽었는데 둘다 좋지만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 더 좋았어요. 가슴에 묵직한 돌덩이를 던진 것 같은....
앗! 저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내일 봅니다. 영화 제목은 『말없는 소녀』로 되어있던데, 네이브 시리즈온에 있더라고요. 근데 클레어 키건이 핫한 작가였군요! 연인이 이 두 책을 읽고, 좋았다고 하길래 관심이 있었는데 여기서 또 만나니 반갑네요.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말없는 소녀1981년, 아일랜드의 한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어린 소녀 카이트는 가난으로 당장 그녀를 돌볼 수 없게 된 그녀의 어머니에 의해 당분간 거의 남이라고 할 수 있는 먼 친척 부부에게 맡겨지게 된다. 영문도 모른 채 생전 처음 본 부부와 함께 살게 된 카이트는 새로운 환경이 낯설기만 하다. 자신을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아내 에이블린과는 그런대로 잘 지내지만, 무뚝뚝한 남편 션은 이 모든게 못마땅해 보인다. 하지만 그런 션도 카이트의 순수함에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하고, 어느새 이들 사이엔 떼어놓기 힘든 특별한 우정이 싹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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