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달빛한조각 님의 이번 글을 읽고 놀랐던 포인트가 여러 개 있는데요.
우선 제가 어제 다녀온 독립서점에서 <파도시집선>이라는 걸 처음 알았어요(심지어 그 서점도 첫 방문이었죠). 앞표지에 음각으로 빼곡하게 새겨진 이름들이 뭘까 가만가만 보다가 책방지기님의 설명문을 봤어요. 등단한 시인이 아니더라도 매 분기마다 제시된 주제에 맞춰 시를 투고하고, 작품이 선정되면 실릴 수 있다는 게 정말 멋지다 생각했죠. 마치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새겨진 시 작품 공모전처럼요.
근데 @달빛한조각 님이 그 시집선에 작품이 선정되셨던 시인분들 중 한 분이고, 어제 마침 그 시를 필사해 주셔서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파도시집선>의 존재를 알게 된 날, 그 시접선의 시인님을 만나다니, 마치 저와 운명처럼 엮... (죄송합니다)
너무 반갑고 기뻐서 바로 답글을 달고 싶었지만, 오늘 제 개인적인 일정(친오빠의 결혼식)이 너무 바빠 이제야 답글을 달게 되었어요. 이 감격을 전하고 싶어 얼마나 꾹꾹 참았던지. 어제 서점에서 찍었던 인증샷도 첨부해 봅니다. 서가 맨 왼쪽 위에 색색별로 나란히 놓여있는 책들이 <파도시집선>입니다. 가장 오른쪽에 놓여 있는 하늘색 책이 014<새벽>이었던 것 같아요.
시의 문장들도 참 고와요.
정성스러운 손길을 꾹꾹 눌러 담아 편지를 쓰고도, 부치지 못하는 조심스러움이 시의 한 문장, 한 문장 안에 깊이 담겨 있어 좋았습니다.
"나의 바람이 담긴 편지지들을 / 새벽바람에 실어 보낸다"라는 문 장에서 마음이 포근해지기도 했어요. 시의 제목처럼 나의 바람이 새벽바람을 타고 잔잔하게 흘러가 상대에게 닿을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도망가지 마시어요(속닥).
시 너무 잘 읽었습니다.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