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저도 서태지 팬은 아닙니다만 서태지 데뷔 방송 다음날 분위기를 기억합니다. 다음날 교실이 정말 말 그대로 뒤집어졌어요. 애들이 서태지 얘기밖에 안 하고 난리가 났습니다. 참 그 와중에도 저는 아싸였는지 주류가 좋아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어요. ㅎㅎㅎㅎㅎㅎㅎ
의외로 부드럽게 시작한다 싶었는데 역시 최승자 시인님 강렬하군요..! 이렇게 강렬하게 생각하진 못했는데 저한테도 이런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강하게 점을 찍고 계속 그 마음 주변을 휘몰아치고 싶은 그런 마음이요.
오늘 시는 이병률 시인의 <한달>이라는 시입니다. 시를 읽으면서 손톱이 다시 길어질때까지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손톱을 잘라준 사람에 대한 그리움의 크기가 손톱에 양분을 제공한다면 일주일마다 손톱을 손질해야 할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듭니다.
손톱을 자르는 것에도 이토록 깊은 감상이 담길 수 있다니 역시 놀랍습니다. @달빛한조각 님 말씀처럼 손톱이 다시 길어질 때까지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저도 문득 궁금해집니다. 머리카락처럼 사람마다 자라는 속도가 다를 것 같기도 해요(아니면 시의 제목처럼 한달?). "자라는 것까진 좋은데 왜 그걸 또 잘라내야 하는 것이야."라는 시인님의 문장에서 아쉬운 마음이 잔뜩 느껴져 마음이 폭 내려 앉았습니다. 이 시를 읽다가 아주 어릴 때, 아빠가 제 손톱을 잘라주셨던 기억도 떠올랐어요. 행여나 연한 살이 찝힐까 봐 손톱깎이로 조심조심 또각또각 잘라주셨던 그 모습이요. 마침 오늘 아침에도 (스스로) 손톱을 깎았는데, 이제는 집안일을 자주 하다보니 긴손톱이 거슬려 항상 바싹 깎아버리는 것 같아요(하핫).
여행과 감기의 시간차 공격으로 오랜만에 찾아왔어요...!! 밀린 글들 열심히 복습해야겠네요 ㅎㅎ 오늘 시를 읽다가 고양이들의 우다다를 누군가가 일필휘지로 방 안에 뭔가를 쓰는 것 같다고 해서 좀 웃었어요. 뭘 그렇게 쓸 게 많은지 일필휘지가 너무 잦네요...(이마짚)
으아... 시가 너무 귀여워요. 우아한 고양이 한 마리를 눈으로 가만히 따라가는 느낌입니다. "정성스레 털을 고르는 고양이는 붓을 씻고 있는 것 같다"는 문장이 유독 사랑스럽게 읽혔어요. 고양이의 날렵한 몸짓을 일필휘지로 표현한 것도 재미있네요. 저는 오늘 출근길에 길냥이 한 마리를 만났답니다. 치즈냥이 였는데요. 저를 발견하고는 신중한 운필로 보폭을 맞춰 걷는가(걸어주는가) 싶더니, 갑자기 일필휘지로 사라져버렸던...(돌아와ㅠㅠ) 아니 근데, @밍구 님도 여행과 감기의 시간차 공격을 당하셨군요ㅠㅠ 이 공간에도 감기로 고생하셨다가, 회복하고 돌아오신 분들이 몇 분 계셔서 토닥토닥 약이라도 전해드리고 싶어요. 잔여감 없이 말끔하게 회복하실 수 있기를 바라요:)
어제 약속한 조온윤의 시입니다. 사실 저는 시인의 다른 시들을 더 애정하는데요,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의 엮은이인 안희연, 황인찬 시인은 이 시를 조 시인의 원형으로 보았나 봐요. 시인의 첫시집, ‘햇볕 쬐기’라는 단어가 나오는 시이기도 하고 안시인이 뒷 표지 글도 적었으니 그 시각을 믿고 필사했습니다. 적으며 읽으니 놓친 부분도 보였어요. 천사와 신 보다 옆에 있는 이들의 친절, 환대에 기대는 모습의 대비 같은 부분이요. (사람,장소,환대의 시버전 이랄지.) ‘볕뉘’라는 단어가 쓰인 시인의 다른 시도 있는데 예전에 말한 ‘코모레비(일본어)’에 대응되는 국어가 쓰여서 또 좋았고요. 시집의 해설을 나희덕 시인이 해주셨는데 제 생각엔 조온윤이 나시인의 제자 같습니다. 창비 기념시선에 나란히 두 분 시가 실려있는데 서로 얼마나 뿌듯+의지가 될지. 공통의 아픔으로 오히려 연대하는 사람들의 따스함이 스며 있는 시집이 ’햇볕 쬐기‘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남은 날들은 조온윤과 그 주변의 시들을 적게 될듯 합니다.
햇볕 쬐기창비시선 470권. 조온윤 시인의 첫 시집. 삶을 향한 사려 깊은 연민과 꾸밈없어 더욱 미더운 언어로 온화한 서정의 시 세계를 보여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어둠을 빛 쪽으로 악착같이 밀며 가는 시편들을 통해 세계 속 선함의 자리를 한뼘 더 넓히고자 한다.
약속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람ㅎㅈ 님. 이 방에 계신 분들은 어쩜 이렇게 사려 깊고, 약속도 잘 지켜주시는지 정말 감동입니다:) 필사해 주신 시는 한 문장, 한 문장이 너무나 섬세하고, 다정하게 느껴져 조온윤 시인님의 『햇볕 쬐기』라는 시집을 찾아보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요. 미리보기로 살짝 펼쳐봤는데, 다른 시들도 결이 참 고와요. 저도 기억해뒀다가 읽어야겠습니다. 이번 시가 조온윤 시인님의 원형이라는 말씀도 정말 좋네요. "매일 빠짐없이 햇볕 쬐기 / 근면하고 성실하기 / 버스에 승차할 땐 기사님께 인사를 하고"라는 문장들과 "눈을 떠보니 곁에는 낯선 사람들이 있고 / 겨드랑이가 따뜻했던 이유는 / 그들의 손이 거기 있었기 때문"이라는 문장들이 좋았습니다. 어제 @바람ㅎㅈ 님 댓글에 비슷한 답글을 남겼던 것 같은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를 위해 묵묵히 일하시는 분들, 선의의 손을 뻗는 분들을 존경합니다. 누군가의 친절과 호의, 다정함, 선량함 등을 글로 접하며 다시금 인류애를 느낄 수 있어 잔잔한 감동이 떠나질 않네요. 그리고 일전에 '코모레비'의 뜻을 말씀해 주셨던 기억도 납니다. 그에 응하는 한국어가 있지만 생각나지 않는다고 하셨던 것까지도요. '볕뉘'였군요! 이렇게 또 새로운 단어를 알아갑니다:)
요즘이 볕뉘가 어여쁜 시기 같아요. 공원 산책이라도 나가서 볕뉘 아래 야외 독서하면 좋을 때. 주변에 다정한 손들도 느끼면서요.
지난번에 이어 오늘도 낮에는 낮잠 밤에는 산책에 수록된 시로 골랐습니다. 시가 길어 일부분만 필사를 할까 생각하다가 마음에 드는 문장이 많아서 전체를 필사하게 되었습니다. '웃는 표정을 걸어놓고 나는 울었다'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울고 있는 화자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보세요, 여기가 이미 바닥이에요/뛰어내릴 수도 없는 반지하 창문에 박힌 노란 달' 삶이 바닥까지 떨어졌지만, 그렇다고 죽을 수도 없죠... '잠들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죠/눈을 감았다 뜨면 내일이 올 것 같아서' '불면을 건너면 불안/죽고 싶은 것과 살고 싶지 않은 것은 달라요/둘 사이의 공백을 견디는 게 삶이죠' 저도 불면증이 심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유가 위의 문구랑 똑같았어서 시를 읽으며 놀랐답니다. 내일이 오는 게 싫고 무섭고 두려웠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잠들지 않으면 다음날의 하루가 피곤해 힘들 것을 알았기에 자고 싶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밤마다 불안 속에서 그냥 편하게 잠들게 해달라고 하기도 했었죠. 이 시를 읽고 힘들었을 때의 생각도 나고, 화자의 상황이 너무 안타깝기도 하여서 눈물이 났네요.. 오늘은 조금 슬픈 시였답니다!
보여지기에는 시가 길지만, 한 구절 한 구절 와닿는 문장이 많아 전혀 길다고 느껴지지 않는 시였어요. 저는 "죽고 싶은 것과 살고 싶지 않은 것은 달라요 / 둘 사이의 공백을 견디는 게 삶이죠"라는 문장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불안들"이라는 제목과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간중간 @으른 님의 솔직한 감상을 담아주신 문장들도 너무 좋네요. 불면증이 심했던 때가 있으셨다는 말씀에 마음이 먹먹해지기도 했어요. 내일이 오는 게 싫고 무섭고 두려웠다는 말씀에서도요. 잠들면 내일, 그렇다고 잠을 자지 않을 수는 없는, 숨 막히는 막막함과 불안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형이 되신 것 같아 괜찮아지셨냐는 안부도 조심스레 건네고 싶어집니다. 슬픈 시, 하지만 마음에 와닿는 시. 시가 길어 필사하기 힘드셨을 텐데, 이렇게 좋은 시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가 참 아프면서도 공감이 가는 내용이네요... 아마 지금을 살아가는 누구라도 한번은 느꼈을 감정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ㅜㅜ
오늘의 시는 <다정도 병인 양>이라는 시입니다. 모순적인 상황을 잘 나타낸 느낌이 들었어요. "삶은 늘 경고인지 위로인지 모를 손을 내민다"는 문장에서 특히 더 그랬습니다. 시작해보나마나 뻔한 실패를 향해 걸어가는 서른두 살의 주인공에게도 위로는 필요하고, 왼손에게는 오른손이 오른손에게는 왼손이 필요하다 말합니다. 꼭 이루어내지 못할 일이라도 일단은 해보고자 하는 마음, 거기서 오는 낙담 그리고 위로. 시인님의 문장들이 저에게는 그런 흐름으로 닿았어요.
'엎드린 등을 쓸어 줄 어둠이 필요하다' 때론 이런 어둠과 외로움과 쓸쓸함에 침잠하는 시간도 필요한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마음껏 움크리고 있다보면 일어서고 싶을 때가 생기거든요.. 공감 꾸욱~~
침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저도 공감 꾸욱:)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삶이 너무 평탄하기만 하면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적당한 시련과 고난, 역경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야 더 단단해지고, 성장하고, 그러면서 깨닫는 지점도 있을 테고요. 마음껏 웅크리고 있다보면 일어서고 싶을 때가 생긴다는 @GoHo 님의 말씀처럼요. 다만 그 낙차가 너무 심하지는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너무 좋은 시라 여러 번 읽고 또 읽었습니다. '왼손등에 난 상처가 오른손의 존재를 일깨운다', '한 손으로 다른 손목을 쥐고' 이 부분에서 너무 안타까웠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그럼에도 살아가기 위해 그 손목을 쥐여줄 다른 손, 위로가 필요하겠구나 생각이 들어 쓸쓸하면서도 위로가 되는 시였습니다. 연해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모순적인 상황들 속에서 앞으로 나가고자 하는 마음과 좌절과 위로가 전부 느껴지네요. 이 시를 쓰신 시인님에 대해서도 궁금해집니다. 이 시집에 수록된 다른 시들도 읽어보고 싶어 관심 책에 저장해뒀네요 ㅎㅎ
이토록 정성스러운 감상을 남겨주시다니... 너무 감사합니다. @으른 님 말씀을 읽고, "쓸쓸하면서도 위로가 되는 시였습니다"라는 문장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저도 이현승 시인님은 이번 시집을 통해 처음 알게 됐어요. 이 시집 첫 장에 "우리는 상처를 만드는 사람이면서 치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상처를 받은 사람이면서 자신을 힐난하는 데 그토록 많은 시간을 바친다"는 문장이 있었는데, 이번 시도 그 문장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수식어를 계속해서 붙여주고 싶었어요. 관심 책에 저장해 주셨다니! 제가 다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꾸벅).
오랜만에 필사 남기네요. 필사방 덕에 안미옥 시인 시를 잘 읽고 있어요. 저는 시집을 뒤적이면서 그 순간 마음에 와닿는 시를 필사해서 공유하고 있는데요. 지금은 <내가 찾는 단어>가 맘에 와닿네요.
넘어질 땐 꼭 약한 쪽으로 넘어지는 법이라던데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안미옥 지음
계단에는 쓰여 있었다 "걸려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너 자주 이마가 빨개 울지도 않고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안미옥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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