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은 시라 여러 번 읽고 또 읽었습니다. '왼손등에 난 상처가 오른손의 존재를 일깨운다', '한 손으로 다른 손목을 쥐고' 이 부분에서 너무 안타까웠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그럼에도 살아가기 위해 그 손목을 쥐여줄 다른 손, 위로가 필요하겠구나 생각이 들어 쓸쓸하면서도 위로가 되는 시였습니다. 연해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모순적인 상황들 속에서 앞으로 나가고자 하는 마음과 좌절과 위로가 전부 느껴지네요. 이 시를 쓰신 시인님에 대해서도 궁금해집니다. 이 시집에 수록된 다른 시들도 읽어보고 싶어 관심 책에 저장해뒀네요 ㅎㅎ
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으른

연해
이토록 정성스러운 감상을 남겨주시다니... 너무 감사합니다. @으른 님 말씀을 읽고, "쓸쓸하면서도 위로가 되는 시였습니다"라는 문장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저도 이현승 시인님은 이번 시집을 통해 처음 알게 됐어요. 이 시집 첫 장에 "우리는 상처를 만드는 사람이면서 치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상처를 받은 사람이면서 자신을 힐난하는 데 그토록 많은 시간을 바친다"는 문장이 있었는데, 이번 시도 그 문장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수식어를 계속해서 붙여주고 싶었어요.
관심 책에 저장해 주셨다니! 제가 다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꾸벅).

도리
오랜만에 필사 남기네요. 필사방 덕에 안미옥 시인 시를 잘 읽고 있어요. 저는 시집을 뒤적이면서 그 순간 마음에 와닿는 시를 필사해서 공유하고 있는데요. 지금은 <내가 찾는 단어>가 맘에 와닿네요.



도리
넘어질 땐 꼭 약한 쪽으로 넘어지는 법이라던데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안미옥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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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계단에는 쓰여 있었다
"걸려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너 자주 이마가 빨개
울지도 않고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안미옥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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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그냥 넘어지는 게 아니구나
뭐에 걸려 넘어지는 거지
그게 뭔지 잘 생각해봐
네 발일 수도 있잖아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안미옥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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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그래도
약함이 악함이 되지 않도록 하자,
다짐을 한다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안미옥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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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오, 오랜만에 도리님의 필사를 만나니 기쁩니다. 저도 같은 시집을 필사해서(이제는 다른 시집을 필사하고 있지만요) 이 시도 기억납니다.
도리님의 필사로 다시 읽을 때는 그때보다 더 집중해서 읽었어요. 문장 수집으로 남겨주신 문장들도 새롭게 읽힙니다.
"그래도 약함이 약함이 되지 않도록 하자, 다짐을 한다"라는 문장이 유독 눈에 들어오네요.
GoHo
'엎드린 등을 쓸어 줄 어둠이 필요하다'
다정도 병인 양.. 중 / 이현승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안미옥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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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정말 오랜만에 또 글을 남기러 왔어요! 지난 주부터 계속 야근이 이어지다 보니 필사할 시간도 여유도 없지만, 그래도 틈틈이 써 두었던 내용을 사진으로 남깁니다. 예전에는 문예지에 발표한 작품들도 꾸준히 찾아서 읽곤 했는데 지금은 1년에 한 번 읽는 것도 버겁네요.
단행본만 읽다가 이렇게 문예지에 발표한 신인 작가님의 등단작을 읽으니 더욱더 싱그럽고 신선한 느낌이 들어요. 박소민 작가님의 단편 <떠오르지 않으려고>를 읽었는데 참 좋네요. 하루 빨리 첫 소설집이 나오기만을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연해
너무나 오랜만에 보는 닉네임에 반가운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야근으로 많이 바쁘셨음에도 책과의 소통을 이어가셨다니 다행이고 기쁩니다. 문예지의 작품들을 1년에 한 번 읽는 것도 버겁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계속 이렇게 읽고 쓰는 감각을 잃지 않으시는 것 자체만으로 충분히 좋은 것 같아요.
지난번에 필사해 주셨던 글씨체도 정말 고르고 예쁘다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클릭해 읽으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떠오르지 않으려고"라는 제목은 입체적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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