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엎드린 등을 쓸어 줄 어둠이 필요하다' 다정도 병인 양.. 중 / 이현승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안미옥 지음
정말 오랜만에 또 글을 남기러 왔어요! 지난 주부터 계속 야근이 이어지다 보니 필사할 시간도 여유도 없지만, 그래도 틈틈이 써 두었던 내용을 사진으로 남깁니다. 예전에는 문예지에 발표한 작품들도 꾸준히 찾아서 읽곤 했는데 지금은 1년에 한 번 읽는 것도 버겁네요. 단행본만 읽다가 이렇게 문예지에 발표한 신인 작가님의 등단작을 읽으니 더욱더 싱그럽고 신선한 느낌이 들어요. 박소민 작가님의 단편 <떠오르지 않으려고>를 읽었는데 참 좋네요. 하루 빨리 첫 소설집이 나오기만을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너무나 오랜만에 보는 닉네임에 반가운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야근으로 많이 바쁘셨음에도 책과의 소통을 이어가셨다니 다행이고 기쁩니다. 문예지의 작품들을 1년에 한 번 읽는 것도 버겁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계속 이렇게 읽고 쓰는 감각을 잃지 않으시는 것 자체만으로 충분히 좋은 것 같아요. 지난번에 필사해 주셨던 글씨체도 정말 고르고 예쁘다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클릭해 읽으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떠오르지 않으려고"라는 제목은 입체적이기까지! "다정한 공룡에게도 채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종국에는 채워야만 하는 일 인분의 허기가 있다."라는 문장이 마음에 콕 들어옵니다. 왠지 모를 쓸쓸함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어제는 조금 슬픈 시였어서, 오늘은 조금 경쾌하게 느껴지는 시를 필사해 봤습니다 ㅎㅎㅎ 저는 이 시를 읽으면서 시골 한적한 여유로운 마을에 자전거를 타고 우편을 배달하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그려져서 흐뭇했습니다. 이 시에서 느껴지는 경쾌하면서도 한적한 특유의 속도와 '페달은 밟으라고 있는 거예요'부터 이어지는 위로의 말들이 너무 좋았던 시였습니다.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은 딱 적당한 자전거 속도로, 때론 구름을 보며 견디고, 차가 오면 비켜주며어디든 갈 수 있는!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고 싶네요 ㅎㅎ
와, 이 시는 읽으면서 계속 기분 좋은 웃음이 납니다. @으른 님 말씀처럼 정말 경쾌해요. 약간 코미디 같기도 하고요? "왜 어른들은 언제나 슬픈거죠? / 어릴 때 너무 웃어서 그래, 하하"라는 문장에서는 진심으로 빵 터졌답니다. 그렇구나, 어릴 때 많이 웃어서 그렇구나(끄덕끄덕). 저는 "페달은 밟으라고 있는 거예요"라는 문장이 약간 소리치는 느낌처럼 읽혔어요. "아이고, 이 답답한 사람아! 페달은 밟으라고 있는 거지, 밟아! 밟으라고!" 약간 요런 느낌? 쓰고 보니 너무 다그치는 것 같은데(ㅋ), 유쾌한 느낌이었답니다. @으른 님의 마지막 문장도 너무 좋네요.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달리고 싶어집니다:)
ㅎㅎ서태지라면 그 당시에는 아주 유명한 분이시지요?? 하나하나가 논란과 관심이 집중 되었던거 같아요. 전 당시 연예인에게 별로 관심이 없는 편 인데도 굉장히 눈에 띄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2017년도엔가 BTS와 같이 공연한 적이 있었는데 BTS분들이 큰아버지라고 부르는게 굉장히 신기해 보였어요.. 세월의 무상함이라니!! 수십년 째 대한민국의 대표 mc로 유재석님이 핸드폰하면 애플이나 삼성처럼 당시의 대표성 같은 느낌이었던거 같아요^^
<여름 장미> 햇살의 귀족 분홍 장미 우아한 미소가 꿀보다 진하다 신비로운 정원 왕가의 향기 태양의 마법사도 사랑에 취해 장미의 품에 안긴 정오의 햇살이 황금 밀알처럼 속삭인다 - 도서관 풍경 -
강렬한 태양 아래 아직 곱게 얼굴을 내밀고 있던 장미들이 떠올라 이 시를 골라봤어요. 예전에는 장미하면 굉장히 화려한 느낌이었는데 아파트나 주택들 사이에 늘어진 장미덩쿨은 좀 정겨운 느낌도 들더라구요^^
시구가 간결하면서 고급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아한, 신비로운, 왕가 등의 단어들 덕분인 것 같기도 합니다. @거북별85 님 말씀처럼 저도 예전에는 장미를 떠올리면 화려하고 쨍한 느낌이 강했는데요. 요즘은 아파트 산책로나 길에서 마주하는 장미꽃 울타리를 보면 왠지 더 친근하고, 따뜻하게 보이더라고요. 어렸을 때, 장미꽃 접기 놀이 한다고 손을 새빨갛게 물들이던 것도 생각나고요. 아직 장미의 계절이니 길가에 핀 장미들을 더 많이, 가득 눈에 담고 싶어집니다:)
<첫 눈> 흐린 하늘을 새하얀 솜사탕 같은 눈발이 날리고 있다 처음으로 땅을 내딛는 처녀비행의 짜릿함 그 속에는 따스함도 포함한 아주 작은 떨림도 함께 - 달의 위로 -
이번 주 부터 더 더워졌지요? 그래서 왠지 차가운 눈발이 살짝 생각나서 <첫 눈>이 끌리더라구요. 정말 눈에는 따스함도 아주 작은 떨림도 설레임도 있는 것 같아요^^
겨울에 이 시를 읽었다면 춥다고 느꼈을 텐데, 여름에 읽으니 이토록 시원할 수가! 방금 막 점심 산책을 다녀와서 '덥다 덥다' 속으로 되뇌는 중이었는데, 이 시를 읽으면서 상쾌한 기분까지 들었어요. 따스함과 작은 떨림, 설렘에 상쾌함까지 살포시 더해봅니다:)
오늘도 조온윤의 시입니다. 헌혈을 하며 직선과 곡선, 원주율을 떠올리며 ‘둥글게 둥글게~’ 같은 노래를 연상시키는 생각을 하는 시인이 착하지만은 않은 사람이라는 걸 ‘상냥한 사람이 되기까지 고통스러웠을 수도 있다’는 문장에서 가늠해 봅니다. 제가 시집 수록작 중 제일 먼저 마음에 담았던 시예요.
햇볕 쬐기창비시선 470권. 조온윤 시인의 첫 시집. 삶을 향한 사려 깊은 연민과 꾸밈없어 더욱 미더운 언어로 온화한 서정의 시 세계를 보여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어둠을 빛 쪽으로 악착같이 밀며 가는 시편들을 통해 세계 속 선함의 자리를 한뼘 더 넓히고자 한다.
이번 시도 한 문장 한 문장이 정말 섬세하게 느껴집니다. 헌혈에 담는 마음이 참 깊어요. 저는 빈혈이 심해 헌혈을 해본 적은 한 번도 없는데, "상처를 솜으로 막아 피를 굳게 하는 동안엔 / 모두가 조금씩만 아파주면 / 한 사람은 아프지 않을 수도 있지 않냐고"라는 문장이 유독 따뜻하게 다가왔어요. @바람ㅎㅈ 님이 제일 먼저 마음에 담았던 시라고 하시니, 더 친근하게 읽힙니다. 그리고 이 시는 저도 필사해서 제 연인에게 선물로 전해주고 싶어졌어요. 제 연인은 저와 달리 아주 건강한(?) 사람이라 주기적으로 헌혈을 하고 있는데, 한 번은 궁금해서 이것저것 물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헌혈의 종류(전혈, 혈소판, 혈장 등)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다 다르다는 것도 처음 알았죠. 좋은 시 필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웬일인지 병원 가는 날이 끊이지 않네요. 얼마 전 시어머니의 병원 투어로 양평에서 구리, 구리에서 광화문, 광화문에서 강남까지 대장정을 마치고 왔는데. 어제는 제 도수치료로 오전에 방문했던 정형외과를 오후에 또 가게 됐어요. 아이가 배드민턴을 치다가 넘어지면서 발목을 삐었다고 전화가 와서 헐레벌떡 뛰어나갔네요. 근데 병원에서 느닷없이 필라테스 선생님도 만나고 ㅎㅎㅎㅎ 아프지 않고 살 수 있는 날이 행복입니다.
에고ㅠㅠ 하뭇님, 지난번에 시어머님 병원 투어를 말씀하셨던 기억이 나는데, 정말 여기저기 대장정이었군요. 이번에는 하뭇님의 도수치료에 자녀분의 발목까지ㅠㅠ "아프지 않고 살 수 있는 날이 행복입니다."라는 말씀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싶어집니다. 저도 일단 몸이 아프면 만사가 다 귀찮고 싫어지더라고요. 하뭇님과 곁에 계신 소중한 분들 모두 모두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오늘 더 큰 일이 생겼어요. 와... 오늘 병원은 그저 아이의 구강 검진과 스케일링일 뿐이었는데, 치과에서 엑스레이 찍어보니 아이의 잇몸 안의 이 상태가 매우매우 심각. 인터넷 유머 게시판에서나 보던 이 상태를 제 아이에게서 볼 줄은 몰랐네요. 온 가족이 심란해졌어요. 수술에 교정에.... 몇 년은 걸릴 것 같은데. 애는 얼마나 힘들고 아플거며...ㅠㅜ 너무 속상하네요
아이고ㅠㅠ 어떤 위로의 말씀을 감히 어떻게 드려야 할지 너무나 심각한 일이네요. 제 주변에도 치과 치료에 큰돈 쓰시는 분들이 꽤 계시더라고요. 제 또래도 그렇고, 더 나이대가 있으신 분들도요. 수술에 교정에 앞으로 몇 년은 더 걸린다니... 자녀분도 너무 고생 많으실 것 같아요. 속상한 그 마음에 힘내시라는 말을 건네기조차 조심스럽지만, 가족분들과 부디 이 시기를 잘 견뎌내시길 바랄게요.
칼릴 리브란 하면 자동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그 뒤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위대함에 견주어 보면'이 줄줄 외워질 정도로 유명한데 의외로 다른 시는 잘 몰랐어요.😅
오, 저는 하뭇님 덕분에 이분을 처음 알았습니다. 찾아보니 《예언자》라는 책이 굉장히 유명하네요. 20세기에 영어로 출간된 책 가운데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으로 기록된다고. 기쁨과 슬픔이 결국은 같은 것이라는 걸, 의미하는 것 같기도 했어요. 이 글을 가만히 읽다가 조금 뜬금없는 예시도 하나 떠올랐는데요. 좋아하는 상대가 생기면 처음에는 장점으로 보였던 것이 나중에는 단점이 된다고. 그렇다면 이건 상대가 변한 것인지, 상대를 바라보는 내가 변한 것인지...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제 마음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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