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오, 이렇게 또 두 권의 새로운 책을 추천해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똑같은 시를 읽어도 오늘 느끼는 바가 있고 내일 또 다른 기분이 드는 게 시의 매력이라는 말씀도 정말 공감됩니다. 물론 저의 부족한 이해력이 톡톡히 한 몫을 하는 것 같은 느낌도 지울 수는 없지만요(하핫). 저도 이 모임에서 매일 시를 필사하고 제 감상을 이어 쓰면서 횡설수설하고 있다는 생각을 꽤 자주 하는데(거의 상념투성이), 그래도 그 순간이 뭔가 좋더라고요. 왠지 모를 몽롱함(?)도 있고요.
ㅎㅎㅎ 저도 필사를 하면서 여기다가 횡설수설 중이랍니다. 원래는 소설 속 기억하고 싶은 글귀를 적을 생각으로 필사노트를 만들었는데, 어느덧 보니 시 필사가 많아졌더라고요. 세상엔 참 많은 시가 있을텐데 제가 다 읽어볼 순 있을까요?ㅎㅎ
하핫, 찌찌뽕입니다:) 저도 필사모임을 하며 모임분들이 다양한 시집을 필사해 주시는 걸 볼 때마다 같은 생각을 했어요. 세상에 좋은 시들이 이보다 훨씬 많을 텐데, 과연 이 많은 시들을 내가 다 읽어볼 수는 있을까. 아니 더 나아가서는 존재조차 알 수 있을까... 그래도 시를 읽는 감각만큼은 놓지 않고 꾸준히 정진(?)하려 합니다. 그리고 @달빛한조각 님의 시인으로서의 행보도 더더 기대되고 응원하고 싶어요!
오늘의 시는 <갈증의 구조>라는 시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 제목을 잘못 보고 <갈등의 구조>라고 착각한 거 있죠? "예감이란 깃털처럼 가볍지만 / 우리를 넘어뜨리는 것은 그 깃털이다"라는 문장에 유독 공감했는데, 갈증의 구조라는 제목처럼 옅었던 갈증이 서서히 짙어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보통 균열도 그렇게 시작되지 않던가요. "가령, 왜 비 오는 날은 늘 빨래하는 날인가"라는 문장에서 웃음이 났다가 "두 번씩 빨아 더욱 깨끗한 나의 이불들"이라는 문장에서 더 웃음이 났습니다(푸핫). 너무 현실적인 얘기 같았어요. 왜 빨래하는 날에는 자꾸 비가 오는 것인가, 일기예보에는 화창하다고 하더니! (라고 말했다) 그렇게 제 옷은 두 번 빨아 더욱 상큼하고 깨끗해질 거라고 토닥거려봅니다. 여름은 날씨 변수가 많아 빨래하기가 유독 더 힘들다는 속상함도 한 스푼 담아보고요.
"가령, 왜 비 오는 날은 늘 빨래하는 날인가"라는 문장 너무 재밌네요ㅋㅋㅋㅋ대학시절 자취하던 친구가 빨래 하는 날이면 항상 비가 와서 쟤가 빨래하는 날만 피해서 빨래하면 된다 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ㅎㅎㅎㅎ친구한테도 이 시를 전해줘야겠어요!
맙소사ㅋㅋㅋ 친구분의 빨래 난이도가 매번 상당히 높으셨겠어요. 날씨의 요정을 비껴가는 능력!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당신이 옳다' 울림과 떨림으로 공명하고 공감 하는 날~☆
엇, 이 책은 제 인생책 목록에도 들어있는 책인데! 여기서 만나니 너무 반가워요. 오랜만에 이 책의 문장을 만난 것도요.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한 건 심리적 CPR이며, 적정심리학에 대한 개념을 알아갔던 기억도 납니다. tmi지만 이 책을 책을 읽고, 우연히 알게 된 공감인이라는 비영리단체에서 마음벗으로 봉사활동을 했던 적도 있었죠. 지금은 서울시 예산을 받지 못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 같지만, 당시에는 '속마음산책'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화자와 청자가 서울숲을 걸으며 일상공감자가 되어가는 과정이 꽤나 큰 치유의 경험이 됐던 기억이 납니다. @GoHo 님의 마지막 문장, "공감 혹은 공명이다"가 다시금 떠오르네요:)
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타인의 시선과 기대에 부응하려 발버둥치고, 갑질 하는 조직에서 억지 미소로 참아내고, 성공과 효율을 좇는 사회의 기준에 허덕이고, 관계의 고단함 속에 내 마음은 뒷전이 될 때… 우리는 존재 자체로 존중받지 못한 채 각자의 개별성은 무시된다.
시를 읽으면 항상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시는 부모님이 떠오르기도 하고, 또 어떤 시는 아주 오래된 옛 친구가 떠오르기도 하고, 가끔은 첫사랑이 떠오르기도 한답니다. 얼굴도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고 추억만 떠오르는 그런 아주아주 어린 시절의 소꿉친구가 떠오르기도 해요. 그리고 좋은 시를 만나면 이 필사 모임이 생각나구요! 모임에 소개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요.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얼굴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 모임을 너무 사랑하고 있어요^^
@연해 님 다음 필사 모임도 열어주실 거죠...? ㅎㅎㅎ 🥰
저도 동감입니다^^ 그러다 그믐의 필사모임 전문가로~~^^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둘러보는 게 제가 근 몇년간 힘들었던거 같아요~ 그래서 시의 느린 반짝임을 잘 찾아내지 못하는것 같구요~ㅜㅜ 하지만 쓰지 않던 근육도 자꾸 연습하다 보면 생기겠죠! 연해님과 다른 분들의 따뜻한 글들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날, 이 부분에 대한 공지도 살포시 드리려 했는데 먼저 물어봐 주셔서 약간의 예고편(?)만 살포시 드려봅니다. 약간의 재정비(제 삶에 대한 부분을요) 후에 다시 돌아오려 합니다. 당장은 날짜를 기약하기 어렵지만요. @bookulove 님의 질문에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말씀도 전해봅니다. 다음을 물어봐 주시는 건 그만큼 이번 모임이 좋았다는 방증이니까요:) (이렇게 또 감동받습니다)
우와 이 시는 저도 제 필사노트에 적어두고 싶어져요. 저는 요즘따라 보고 싶은 사람이 참 많은데, 보고 싶은 이들에게 안부편지 한통씩 보내고 싶어지네요 ㅎㅎ 이 시와 함께..
마음이 몽글몽글해져요
으아... 감사합니다. @으른 님:) 좋은 시를 만나면 이 필사 모임이 생각난다는 말씀 정말 정말 감동이에요. 이 모임을 너무 사랑하고 있다는 말씀도요. 이렇게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 모임이지만, 모두 함께 이 공간을 따스하게 채우고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는 말씀도 살포시 담아보고 싶답니다. 저도 이 문장이 가장 좋아요. 시의 제목과 다르게 농담같지 않고요ㅋㅋㅋ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그 아름다움을 전하고 진심으로 나눌 수 있다는 공간이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이 시를 볼 때마다 마지막 연이 갑자기 왜 나왔는지, 제목이 왜 농담인지 궁금했지만 차마 교수님께 물을 수 없었죠. 1,2연만으로도 좋지만요.
오늘의 시는 <까다로운 주체>라는 시입니다. 이 시에 등장하는 '당신'이 실은 화자가 아닐까 싶었어요. 당신은 종종 웃는 편인데, 화를 내거나 깔깔깔 웃겨죽으려 할 때도 "나는 당신이 외롭다"라는 문장에서 특히 더 그랬어요. "나는 외롭다"를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는지. 혼자 있고 싶다고 느끼면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당신 또한, 실은 화자인 거죠(제 생각). "포기를 받아들이는 것만이 / 삶을 지속하는 유일한 조건이 된다."라는 문장에서 가만히 고개를 주억거리게 됩니다.
시를 다 읽고 나서 제목을 다시보니까 시와 제목이 찰떡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자주 하는 생각이라서 그런지 '당신은 혼자 있고 싶다고 느끼면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는 구절이 특히 와닿네요:)
앗, @밍구 님도 이 시의 문구에 공감하셨군요! 뭔가 말장난 같기도 했는데(그래서 혼자 있고 싶다는 건지 혼자가 아니라서 좋다는 건지), 상황에 따라 갈대처럼 흔들리는 마음처럼 까다롭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근데 저도 제가 했던 말이 흑과 백처럼 이분법적으로 딱 가를 수 없어 종종 혼란이 찾아옵니다. 제가 한 말에 제가 넘어지기도 하고요. 혼자 있고 싶은데 혼자인 건 싫은 마음도 있고요(이건 또 무슨 말인지). 왠지 자기반성을 하게 되는 시이기도 했어요(하하하).
저희 엄마가 항상 시멘트 사이에 민들레, 바위에서 자란 나무 등등 척박한 곳에서 자란 식물을 보며 이런 곳에서 꽃이 핀다고 언급하곤 했는데요. 이런 엄마 맞춤 그림책을 찾아서 선물로 보내고 필사 사진을 뜯어냈(?)습니다. 읽어보니 좀 마음 아픈데요. 아무튼 꽃도 주워서 예쁘게 꾸몄다네요~
틈만 나면최근 국제 무대에서 연이어 찬사를 받고 있는 이순옥 작가는 《틈만 나면》을 통해,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들풀의 생명력에 주목하고, 들풀처럼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진한 위로와 안부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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