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앗, @밍구 님도 이 시의 문구에 공감하셨군요! 뭔가 말장난 같기도 했는데(그래서 혼자 있고 싶다는 건지 혼자가 아니라서 좋다는 건지), 상황에 따라 갈대처럼 흔들리는 마음처럼 까다롭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근데 저도 제가 했던 말이 흑과 백처럼 이분법적으로 딱 가를 수 없어 종종 혼란이 찾아옵니다. 제가 한 말에 제가 넘어지기도 하고요. 혼자 있고 싶은데 혼자인 건 싫은 마음도 있고요(이건 또 무슨 말인지). 왠지 자기반성을 하게 되는 시이기도 했어요(하하하).
저희 엄마가 항상 시멘트 사이에 민들레, 바위에서 자란 나무 등등 척박한 곳에서 자란 식물을 보며 이런 곳에서 꽃이 핀다고 언급하곤 했는데요. 이런 엄마 맞춤 그림책을 찾아서 선물로 보내고 필사 사진을 뜯어냈(?)습니다. 읽어보니 좀 마음 아픈데요. 아무튼 꽃도 주워서 예쁘게 꾸몄다네요~
틈만 나면최근 국제 무대에서 연이어 찬사를 받고 있는 이순옥 작가는 《틈만 나면》을 통해,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들풀의 생명력에 주목하고, 들풀처럼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진한 위로와 안부를 건넨다.
그래서 들풀들이 들꽃들이 하늘을 우러러 당당히 싹의 틔우고 꽃을 피우나 봅니다.. 사람들은 자꾸 고개를 떨구는 일들이 많아지는데요..
위로가 되기도 하고, 힘이 나기도 하는 말이네요...!! 읽자마자 너무 좋아서 저도 바로 옮겨 적어놨어요!
하하, 필사 사진을 뜯어냈다는 말씀에 살며시 웃었습니다. 어머님 필체를 다시 만나니 기쁘고 좋아요. 책 선물을 하시는 도리님의 마음도요. 저희 엄마도 작은 풀, 꽃, 나무 등을 좋아하시는데, 좋아하는 게 생기면 꼭 그걸 공부로 연결지어 자격증을 따버리곤 하시죠(덕분에 지금 직업과 전혀 관련 없는 조경관리사 자격증이 있더랬죠). 좋아하는 마음을 깊이 담는 것과 지식적으로 갈구하는 마음은 또 다른 결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꼭 주인공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나만의 세계에서 꿈을 꿀 수 있다는 문장이 반짝반짝 빛나네요. 신기하게도 어제 남자친구와 비슷한 얘기를 나눴던 기억이 나요. 주인공에 대한 주제였는데요. 가족들과도 연결되는 내용이었죠. 원가족의 품 안에 살 때 저는 늘 오빠의 들러리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지금 와 생각해 보니 그럼에도 제 인생 속에서는 제가 계속 주인공이었으니까, 그걸로 족하다는. 되레 제가 주인공이 아니라 책임감(부모님의 기대치)을 내려놓을 때도 많았던 것 같아요. 이 부분은 오빠에게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부분이죠. 다행히(?) 오빠는 주인공 재질을 타고난 에너자이저지만요ㅋㅋㅋ 쓰고 보니 제 tmi만 잔뜩이네요(죄송합니다). 생화로 디테일까지 살려주시는 어머님의 센스! 더더 실감나는 한 편의 필사입니다:)
부분 발췌..
의자가 권력을 상징하는 도구로 출발했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다양한 책을 필사해 주시니 저의 상식(?)도 덩달아 확장되는 것 같아 감사하다는 말씀도 전해보고 싶어요. 이 글을 읽다 보니 갑자기 학교라는 공간이 굉장히 답답하게 느껴지네요.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곳은 개인의 의지에 따라 자발적으로 중간중간 일어날 수 있는 자유가 허락되지만(덕분에 오늘은 연차를 내고 휴식 중입니다) 학교에는 정해진 규칙이 훨씬 더 촘촘하니까요. 앉아만 있게 하는 환경도 힘들지만, 내내 서 있는 환경 또한 굉장히 마음 아픈 것 같습니다. 대학생 시절,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1년 정도 했던 적이 있는데요. 그곳은 의자가 없어서 파트타임인 저는 4시간 동안 한순간도 앉을 수가 없었죠. 당시에는 어려서 별생각이 없었는데(손님이 많은 곳이라 쉴 틈이 없었거든요) 지금 와 생각해 보니 괜히 씁쓸하기도 하고. 물론 더 힘든 환경에서 고생하시는 분들도 많지만요.
저도 종종 하게 되는 고민(고민한들 크게 의미는 없지만요)을 담은 시를 필사해봤어요. 저는 고양이와 부모님보다는 나중에, 그외 사랑하는 사람들보다는 먼저 떠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잠정적 결론을 내보았는데, 역시 시에서 나온 것처럼 동시에 떠날 수 있으면 제일 좋겠네요.
이번 시는 반려동물이 없는 저에게도 굉장히 와닿는 시입니다. 밍구님의 잠정적 결론과 지금의 바람에 대한 말씀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요. "사랑하는 사람도 사랑하는 고양이도 언젠가는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라는 문장이 너무 아립니다. 저는 아직까지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 아끼는 사람들보다는 제가 먼저였으면 해요. 그들의 부재를 오롯이 견딜 자신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남겨지는 것보다 떠나는 걸 택하는 게 대체로 그동안 제가 취했던 방식이기도 했고, 조금 다른 얘기로 이별을 통보하는 것도 늘 제쪽이었죠. 그럼에도 동시에 고통 없이 떠날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감사할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너무나 조심스럽고 생각이 깊어지는 주제네요.
저도 남편한테(저보다 연상) 나보다 빨리 죽으면 안된다고 밤마다 얘기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요. 옥시토신 호르몬이 남성의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유튜브 영상을 보고 저는 매일 뽀뽀6초, 포옹20초 남편 장수 프로젝트를 개시했습니다. ㅋㅋ 아니면 반대로 제 수명 줄이기를 위한 단명 프로젝트도 해야 동시에 세상을 뜰 수 있으려나요. 이런 생각할 바엔 살아있는 동안 좋은 추억 많이 만드는게 최고 같기는 해요.
옴마야, 뽀뽀 6초, 포옹 20초의 남편 장수 프로젝트라니! 너무 낭만적이네요. @바람ㅎㅈ 님. 제 기분이 덩달아 몽글몽글... 해지려고 했는데, 갑자기 단명 프로젝트라뇨, 동시에 세상을 뜰 수 있다뇨ㅋㅋㅋㅋ 다 된 로맨스에 스릴러 뿌리기. 확 바뀐 장르에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두 분 모두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만수무강하시고요! (응?)
드디어 참여해 봅니다...
앗! 안녕하세요. @박소해 님! 첫 필사라니, 정말 정말 감사하고 환영합니다:) 필사해 주신 시는 제가 처음 접해보는 시인데요. "음지식물이 처음부터 음지식물은 아니었을 것이다."라는 첫 문장부터 강렬한 메시지가 느껴집니다. 음지식물을 인간의 모습에 비유해 결국은 인간 또한 자연에 속하는 존재임을 다시금 느끼게 되고요. 무력해지기보다 순응하고 받아들이는 상황들이 있는 것 같아요. 조금 더 낙관의 자세로 삶을 바라보고 싶어지기도 하네요.
유난히 힘들었던 날 제 마음에 들어왔던 시인데요, 같이 나누고 싶어서 필사를 해봤습니다. :-)
'그늘을 견디는 연습' 그늘진 여운이 자꾸 들여다 보게 하네요..
네 속을 열어보고 싶어 그 안에 들어가 겨울잠을 자고 싶어 쌀알처럼 무수한 빛으로 가득 채워주고 싶어 네가 고개를 들 때마다 들리겠지 물결에 부딪는 자갈 소리처럼 나의 반쪽은 나의 반쪽을 미워할 줄 모르니까
햇볕 쬐기 「반려식물」 부분, 조온윤 지음
햇볕 쬐기창비시선 470권. 조온윤 시인의 첫 시집. 삶을 향한 사려 깊은 연민과 꾸밈없어 더욱 미더운 언어로 온화한 서정의 시 세계를 보여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어둠을 빛 쪽으로 악착같이 밀며 가는 시편들을 통해 세계 속 선함의 자리를 한뼘 더 넓히고자 한다.
@바람ㅎㅈ 님 필사 보고 시요일에서 다시 읽어본 시입니다. 안희연 시인이 시집 뒤표지 글을 적었단 이유만으로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ㅎㅎ
햇볕 쬐기창비시선 470권. 조온윤 시인의 첫 시집. 삶을 향한 사려 깊은 연민과 꾸밈없어 더욱 미더운 언어로 온화한 서정의 시 세계를 보여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어둠을 빛 쪽으로 악착같이 밀며 가는 시편들을 통해 세계 속 선함의 자리를 한뼘 더 넓히고자 한다.
2년 전에 이 시집을 읽었는데요, 그 때 쓴 기록에 ‘봄날의 햇살’같은 시라고 적어뒀었네요. bookulove님께도 좋은 만남일 수 있길요. 조시인님은 정말 시의 화자처럼 수줍으면서도 나누는 분이셨습니다. 뒷얘기는 내일 필사에 붙일게요.
<시치미 떼 듯 생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 고 정 순- 사실 내게는 몇 가지 초라한 능력이 있어요. 내다 팔아도 500원도 받지 못할 능력이죠 태양이 정수리에서 스카이콩콩을 타는 무더운 여름날, 열 일곱 살 나는 음악실에 앉아 있었어요. 당시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문득 생각났어요. "너처럼 성실한 사람이라면 긴 여행을 견딜 수 있을거다!" 가난이 생활 곳곳에 습기처럼 배어 있던 유년의 어느 날, 지금의 나보다 젊은 엄마의 등이 보여요. 작업을 시작하는 순간, 모든 세간살이가 나를 향해 손짓해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일랑 집어치우고 자기들하고 놀자고 말이야. 나의 집중력은 오늘도 고작 까치발 신세야. 비싼 커피값은 무능한 작가의 기회비용이란걸 이제 알겠지? 그래도 나, 아직 이 짓을 계속하고 싶어. 내게 새처럼 부리가 있다면 주어진 시간을 잘게 쪼개어 이 일을 계속하고 싶어. 자잘하게 부서진 조각들을 모아서 주고 싶어. 나처럼 울고 웃는 누군가에게 말이야. 누구처럼 잘 팔리는 그림책을 만들라는 충고를 들은 적이 있어요. 나는 화가 날 만도 한데 이상하게 웃음이 나더라구요. 그림책 안에서 서로의 개별성을 존중하라고 말하면서 정작 그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그러지 못하고 있구나, 속으로 살짝 비웃었죠.
지난 주에 만난 그림책 작가님의 산문집이다.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다. 처음 알게 된 작가님인데 이런 분을 이제서야 알다니! 라는 생각에 좀 죄송했다. '세상에는 아직도 훌륭하고 좋은 작가님들이 정말 많이 계시는구나'란 생각이 또 한번 들었다. 자가면역질환으로 오랫동안 힘들다고 하시는데 그래도 그림책에 대한 자신의 길을 포기하지 못하고 묵묵히 가시는 분이셨다. 같이 북토크를 들은 딸친구 엄마가 이렇게 힘드신데 왜 이길을 계속 가시나요? 라는 질문을 했는데, 어느 순간 이런 질문들이 작가님들에게 얼마나 무의미할까란 생각이 들었다. 왠지 범인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아닐까? 가끔 나도 실력에 비해 인지도가 낮으신 작가님들을 봬면 안타까운 마음에 잘 팔리는 책을 써야 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또한 좀 무례한 생각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책과 작가님을 또 알게 되어 귀한 시간이었다. 요즘같은 열악한 출판시장에서 이 안에서도 더 열악한 그림책을 고수하며 묵묵히 '인디언 기우제'처럼 이 길을 가시겠다는 말씀이 묵직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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