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1. 속도의 안내자⭐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40년 넘게 살았으면서 말에 얽힌 추억이 딱히 떠오르는 게 없네요. 지금 아내랑 데이트하던 시절 경마장에 가봤고, 어렸을 때 부모님이랑 같이 제주도에 가서 조랑말을 타본 기억이 흐릿하게 납니다. 말은 아니지만 말 닮은 환상의 동물이 우르르 나오는 애니메이션 『마지막 유니콘』을 좋아하고... 음... 끝이네요. 경마장에서 오래 일하신 이정연 작가님이 말 이야기, 말과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이 모임에서 조금씩 풀어주시면 좋겠습니다. ^^ 아, 제가 겪은 일은 아니지만 지난해 어린이대공원에서 얼룩말이 탈출했던 사건이 기억나요. 이것도 깊이 생각하면 동물원의 존재와 환경에 대해 고심하게 되지만 뉴스를 듣고 저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기분 좋게 웃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많은 분이 <속도의 안내자> 북클럽 첫날임에도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네요. 29일, 뜨겁게 의견을 나눠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저도 모임지기 지영 님이 올린 질문에 간단히 답하려고 합니다. 말은, 제가 태어난 해의 상징 동물입니다. 여러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말은 팔자 사나운 동물, 드센 동물이라 여겨져 어릴 때, 심지어 스무 살이 넘어서도 저란 사람이 기가 세지 않을까 어찌 보면 불필요한 걱정을 들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그러다 입사했습니다. 그것도 마사회, 그러니까 보통 사람들이 경마장이라고 부르는 곳에 들어갔죠. 입사 동기 마흔두 명 중 단 여섯 명이 여자였는데, 회사에서는 여성을 이렇게 많이 뽑은 게 처음이라며 걱정이 많았어요. 그러곤 열두 해 넘게 회사에 다니다 퇴사했습니다. 홍보팀에서 주로 근무했고, 그때 기자들과 회사 홍보대사들을 따라다니며 도핑검사소와 경마장 곳곳을 취재했고요. 그래서 그때 보고 겪은 것을 바탕으로 <속도의 안내자>를 써서 수림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이 정도면 말과 인연이 엄청난 것 아닌가요? 말은 매력적인 동물이에요. 경주마도 승용마도 외관은 여느 생명체가 따라갈 수 없이 아름답고, 그에 반해 엄청나게 예민해서(혹은 겁이 많아서) 많은 것을 감각하는 동물이죠. 드세다, 팔자 사납다는 것도 요즘의 관점으로 보면 남들보다 많은 것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존재라 아주 훌륭한 장점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요. 경마(베팅)의 위험이 걱정된다면 근거리에 있는 승마장에서 말이 질주하는 장면을 경험하시면 어떨까 추천합니다. 말도, <속도의 안내자>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하고 바라며, 질문에 답변을 마칩니다.
마사회의 여성 입사 비율이 이렇게 떨어질 줄은 처음 알았네요. 경마하러 오는 사람들 중에 험한 분들이 많아서 남자를 선호한다는 얘기는 얼핏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험한 고객의 문제가 아니라 경직된 조직 분위기 때문에 남성을 선호했습니다. 지금은 과거보다 많은 여성 지원자가 입사하고 있고요.
저도 말띠인데 중국에선 여자 말띠가 엄청 복받은 띠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저도 제 띠라서 그런지 누가 뭐라든 말띠 좋아합니다. 아들이 2~3일 차이로 뱀띠로 태어났는데 좀 아쉽습니다. 원래 예정일이었음 같은 말띠였을 텐데 말이죠. 그리고 지금 일산 사는데 오마/마두/백마 등등의 단어가 많이 쓰여서 물어봤더니 예전에 말을 키우던 동네라고 하네요
@망나니누나 제가 입사한 게 2001년인데, 지금은 여성 입사 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당시만 해도 정규직 공채 입사에 여성을 거의 안 뽑았거든요. 그 때문에 여자 선배가 많지 않았어요. 여자 동기 한 사람은 마사회 최초 여성 수의사였어요. 사회도 직장 상황도 많이 달라졌죠. 직장 분위기도 역시 많이 바뀌었고요.
글을 읽다보니 고민되네요... 띠 얘기를 해야할지, 말 얘기를 해야할지...
전 2014년생 말띠예요 꽥!
헉... 작품 이야기를 부탁드립니다. 제목이 왜 "속도의 안내자"인가, 표지는 무슨 의미인가 등등 작가님께 물어보신다거나... (땀 삐질;;;)
@장맥주 제목은 소설을 중반 정도 읽으면 나와요. 그래서 대답은 책 속에서 찾으시면 좋겠네요. 표지는 염색체를 그린 겁니다.
네! 감사합니다. 제목은 중간에 나오는 거 알고 있었는데 표지는 염색체인 줄 몰랐습니다. (바보) ^^;;;
아니에요. 제목이 소설의 스포일러라 자세히 설명을 못했어요. 잘 찾아보세요.
앗, 제가 제대로 읽지 못한 걸까요? 오늘 부모님 댁에 내려와 있는데 내일 오후에 집에 가자마자 찾아보겠습니다!
금방 찾으실 거예요. 어쩌면 별 게 아니라 실망하실 수도요.
못 찾았습니다, 작가님. ㅠ.ㅠ 저는 ‘속도의 안내자’에서 속도를 ‘(노화) 속도’로 이해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6장 제목이 ‘안내자들’이니까 두 단어가 연결되어 ‘속도의 안내자’가 나오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제목이 중간에 나온다는 거 알고 있었다’는 말씀도 6장 제목 말씀이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저의 뇌피셜 속에서) 채윤 등등이 하는 일을 ‘전달’이나 ‘관리’라고 표현하지 않고 ‘안내’라고 한 것도 시니컬하면서 엉큼해서 좋다고 생각했고요. 저만의 엉뚱한 해석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속도가 일차로 ‘노화 속도’를 가리키면서 동시에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적절한 속도’를 의미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뒤의 ‘안내자’도 등장인물들이 아니라 바로 과학기술 발전 속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작가 자신을 가리키는 말일 수 있겠네! 뭐 그런 생각까지 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혼자 펼쳤더랬습니다. ^^;;;
저도 한참 헤매다 찾았어요. 203쪽 자세히 보세요. 안내자랄까, 하는 문장입니다.
앗!!!!!! ^^;;; 아 창피해...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작가님.
둘 다 하시는 걸로ㅎㅎ
와아, 말에 대한 에피소드들 많이 나누어주셨군요! @지혜 님이 전해주신 마두금 이야기, @yesto 님이 전해주신 영상전시 이야기가 새롭고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마두금이라는 악기의 모양을 지금 찾아봤는데, 머리 부분에 말 머리 장식이 인상적이에요. 초원지대에서 유목민 생활을 한 몽골인에게 말이 얼마나 가까운 생명체였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여러 이야기 즐겁게 와닿네요. :ㅇ
즐겁게 말(馬)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정연 작가님께 뜬금없이 질문을 드려봅니다. 주인공이 마사회 알바생이라는 설정을 먼저 정하시고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시다 바이오공학을 둘러싼 일그러진 욕망이라는 주제에 이른 걸까요, 아니면 반대로 주제를 먼저 정하시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다 주인공을 마사회 알바생으로 정하신 걸까요? (이런 거 여쭤봐도 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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