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중고 온라인 북클럽 5월 모임

D-29
굉장히 복잡한 딜레마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주연의 입장에서 자신이 결백하다면 그 결백함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이때 과연 거짓된 증언을 이용해서라도 상황을 벗어나는 것이 옳을까? 그런데 만약 내가 정말 죽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언제나 그랬듯 분노는 이성을 마비시켰다.
[큰글자도서] 죽이고 싶은 아이 91p, 이꽃님 지음
그거 알아? 나는 네가 이렇게 찾아오는 것도…… 좋아. 네가 있으면 외롭지 않으니까.
[큰글자도서] 죽이고 싶은 아이 103P, 이꽃님 지음
삶은 성공과 승리로 가득 차 있었고 그런 김 변호사를 모두가 부러워했다. 그런데 지금 철없는 계집애 하나가 겁도 없이 자신을 모욕하고 있었다.
[큰글자도서] 죽이고 싶은 아이 111p, 이꽃님 지음
어느 순간부터 엄마가 절 무서워했거든요. 엄마가 절 무서워하는 게 좋았어요. 그래야 저를 절대로 버리지 못할 테니까. 엄마가 싫어하는 걸 하면 이상하게 화가 나면서도 안심이 됐어요.
[큰글자도서] 죽이고 싶은 아이 121p, 이꽃님 지음
사실 주연은 확신을 느끼고 싶은 것 같다. 난 평소에 자랑을 못 할 만한 존재는 버리는 엄마의 '예외'일까? 사랑받고 있는 걸까? 그건 어디까지지? 엄마가 어디까지 날 봐주고 버리지 않을까? 이래도 날 안 버릴까?라면서, 일부로 엄마의 선호와 반대되는 일을 하고 속을 긁는다. 그건 엄마에게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엄마는 날 사랑해서 버릴 수 없다는 확신을 갖고 싶어서..아마 그건 엄마의 미덥지 못한 행동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엄마는 나한테 사랑한다는 말도 잘 안하고, 맨날 뭘 잘하라고만 하고..가뜩이나 아빠도 그래서 내가 사랑받는 존재하는 확신이 없는 상태. 그래서 애정결핍이 생기고 강박과 불안으로 더 비뚤어지고 못된 짓을 한다. 그래도 엄마아빠 반응은 영 미덥지 못하다. 사랑이 의심스럽다. 그래서 서은이 더 간절했을 것이고 그래서 더 못살게 굴었을 것이다. 서은은 엄마보다 날 좋아할 확률이 높아보이니까 그만큼 더 못살게 굴고, 내가 이만큼 사랑받는구나 넌 엄마아빠와 달리 날 절대로 버릴 수 없겠구나! 게다가 넌 가난한데 내가 옷도 주고 돈도 주고 네 유일한 친구니까!(약간의 우월심 포함) 그래서 그런 못된 짓을 한 후에는 기분이 좋아져서 이중인격마냥 서은한테 잘해주고..아마 서은도 오락가락하는 상대하기 힘든 친구밖에 없어서 같이 불안이 전염됐을 것 같다..
프로파일러의 주연이에게 한 서은이를 친구로서의 우정말고 좋아했냐는 질문...맞는 것 같다. 친구로서의 우정이라기에는 너무 무겁고, 집착과 소유욕이 섞여있다. 이게 성적으로 좋아했냐는 말인지 확신은 못하지만(뒤의 사춘기와 성 정체성에 대한 내용이 일종의 복선일지도 모르겠음) 일단 확실하게 우정은 아니다. 그것보다는 스토커나 전애인이 가질 법한 좀 음습하고 질척질척한, 당하는 사람은 골치 아프고 잘못 걸렸다 싶은 사랑이다. 솔직히 나는 이걸 사랑으로 부르고 싶지도 않다. 뉴스, 소설 속 스토커와 전애인이 할 법한 이런 걸 보통의 사람들은 사랑을 가장한 집착,정신병이라고 부른다..프로파일러가 애써 순화해서 사랑이라고 말했지 사랑은 주연 입장에서나 그렇게 주장 가능하고 서은 입장에서는 친구 잘못 사귐. 친구가 나한테 집착한다..ㅠㅠ 망했다 잘못 걸렸다ㅠㅠㅠ일 것이다.
인관관계를 매우 중요시 여기는 듯한 육개장님의 생각이 드러나는 듯 하네요
서은아, 어디 있어? 나 좀 위로해 줘. 괜찮다고 말해 줘, 제발. 다 괜찮다고, 부탁이야… 서은을 찾던 주연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 찰나, 주연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친구를 그리워하던 눈은 이제 원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게 다 박서은 너 때문이야. 너만 아니었으면, 너만 안 죽었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텐데.
[큰글자도서] 죽이고 싶은 아이 이꽃님 지음
읽으면서 약간 무서웠던 구절이다. 순식간에 돌변해서 아예 다른 류의 말을 내뱉는 주연. 이를 통해 현재 주연이 얼마나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고 이러한 주연의 화법을 오랫동안 겪어왔을 서은의 마음은 감히 체감하기 어려웠다.
이 부분에서 저는 주연이가 정신적으로 많이 무너진 것 같아서 걱정되었는데.. 이런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어차피… 안 믿어 줄 거면서.
[큰글자도서] 죽이고 싶은 아이 147p, 이꽃님 지음
책의 초반에서 후반까지 다양한 타인에게 주연이 지속적으로 하는 말이다. 주연을 믿어주는 친구는 서은뿐이었다. (주연의 말을 빌렸다) 만약 어린 시절 주연에게 무조건적인 믿음과 사랑을 주는 주변인이 곁에 있었다면 주연과 서은의 관계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랬다면 애초에 이 책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주연이가 자신을 믿어준 유일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서은이도 실은 주연이의 비위를 맞춰주고 물질적인 이익을 취하려 했다는 사실이 씁쓸하네요..
저는 주연이 지쳐서 한 말이라고 생각해요. 주연은 끊임없이 진실을 주장(나 범인 아님)했지만 사실 본인도 기억이 안나서 확신은 못하겠고, 가뜩이나 기억도 안나는데 갑자기 변호사는 거짓말하라고 들들 볶고, 대중들은 비난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욕하는데 기억 안나니까 내가 억울한지 진짜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는지도 모르고..다들 그렇다고 하니까 어쩌면 맞을지도 모르는데 의미가 있나...믿어달라는 말도 이젠 함부로 못하겠다는 생각에 체념하고 뱉은 말 같습니다.
내가 주연의 상황이라도 이런 말을 했을 것 같다. 가족을 포함해 주변 사람들은 내 말에는 관심 없고 사건의 결말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내 이야기에는 관심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나라도 점점 입을 다물게 될 것 같다.
죄가 있으면 벌을 받아야죠. 암요. 헌데 그 학생에게 진짜 죄가 있는지 없는지를, 아니 경찰도 아니고 판사도 아닌 양반들이 왜 결정한답니까?
[큰글자도서] 죽이고 싶은 아이 158p, 이꽃님 지음
우리 사회가 하고 있는 일이다, 라는 생각이 처음 보자마자 들었습니다. 매일 아침저녁 뉴스로 크고 작은 범죄 이야기가 나오고 우리는 그걸 보면서 아니 --년형이라고? 저게 말이 돼? 에휴 못된 X! 이러잖아요. 근데 사실 우리는 거기에 대해 왈가왈부할 권한도 없고 말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괜한 에너지 소모일뿐이죠. 어쩌면 그 사람을 주변인과 마음 편하게 욕하면서 약간의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고요. 근데 저는 이 책을 읽고도 계속 뉴스보면서 범죄자를 비난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저는 우매한 대중에서 벗어날 수 없나 봅니다.ㅜㅜ
더 큰 부조리는 더 큰 카타르시스를 만들기 때문에 해어나오기 쉽지 않죠, 하지만 위 문당수집이 비판하는 내용처럼 적법하지 못한 처분의 방식도 거대한 부조리기에 이를 비판하다보면 중도점을 찾을 수 있게되더라구요.
정말 우리가 뉴스를 볼때마다 하는 생각들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범죄를 저지른 악랄한 대상은 사실 우리의 머릿속 상상이 아닌가 의심해봐야 하는 것 같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부분이 분명하게 존재하고 우리보다 더욱 정확한 조사와 판결을 내려주는 사람들의 결론에 좀 더 믿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은 범죄자가 아니므로 최소한 우리를 포함한 사회의 사람들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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