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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
처음 표지를 봤을때 죽이고 싶다라는 강렬하고도 극단적인 제목과 반대로 잔잔하게 슬픈듯한 표지가 왠지 사연이 있어보여 인상깊게 느껴졌다
네가 그랬니? 주연의 엄마는 지친 얼굴로 그렇게 물었다.
[큰글자도서] 죽이고 싶은 아이 p.12, 이꽃님 지음
아이가 처음 살인자로 내몰리고 있을 때 분명 그 아이의 엄마는 혼란스럽고 믿고 싶지 않으면서도 본인의 아이가 실제로 그랬는지 물어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 보자마자 지친 얼굴로 네가 그랬냐고 물어보는 건 마치 이미 범인이라고 단정지은 것처럼 느껴지고 아마 주연도 같은 감정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뒤로 이어지는 확신하고, 비난하는 말들에서 절대 주연과 부모의 관계가 좋지는 않을 거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었다.
가족마저 주연에게 등을 돌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주연의 엄마도 처음엔 자신의 딸이 그랬을 리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주변에서 들리는 진실이 아닌 말들에도 엄마 역시 지쳐갔을 것이며 결국 딸에게 해서는 안되는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날, 왜 아무 말도 못 하냐고 다그치던 그날, 주연이 하고 싶었던 말은 딱 한 가지뿐이었다. 아니라고 하면 믿어 줄 거예요?
[큰글자도서] 죽이고 싶은 아이 14p, 이꽃님 지음
만약 그날 주연이 아니라고 말을 했다면, 엄마는 주연의 말을 믿었을까? 아마 아니었을 것이다. 나에게 이런 상황이 온다면 내 의견을 피력하는 것과 침묵을 고수하는 것 중 어떤 것이 맞는 선택일까? 과연 내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까?
주연의 주변인물들은 대부분 이 사건과 주연에 대해 지나치게 편향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주연이 언젠가 그럴 줄 알았다는 말과 평소에 주연의 모습에 대해 악의적으로 말하는 부분에서 마치 주연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이런 주변 환경으로 인해 주연은 침묵을 지키는 시간이 길어지고 타인을 불신하는데 이른다.
독자와 주인공을 다른 등장인물들처럼 동일하게 무지한 상태로 만들고 주어진 정보도 부정확하게 만들어 상황에 대해 감정적으로 참여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든 글의 구성이 인상깊었다.
근데 주연아, 다른 사람들은 다 너라고 하는데, 왜 그러는 것 같아?
[큰글자도서] 죽이고 싶은 아이 29p, 이꽃님 지음
많은 생각이 휘몰아쳤다. 정말 왜 그랬던 걸까. 증거가 있어서? 하지만 그것이 확실하다는 보장은? 어쩌면 주연이 서은을 죽였다고 믿음으로써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각색하는 즐거움을 얻고 싶은 것이 아닐까?
유리한 증언. 거짓말로 둘러싸인 유리한 증언……
[큰글자도서] 죽이고 싶은 아이 66p, 이꽃님 지음
굉장히 복잡한 딜레마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주연의 입장에서 자신이 결백하다면 그 결백함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이때 과연 거짓된 증언을 이용해서라도 상황을 벗어나는 것이 옳을까? 그런데 만약 내가 정말 죽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언제나 그랬듯 분노는 이성을 마비시켰다.
[큰글자도서] 죽이고 싶은 아이 91p, 이꽃님 지음
그거 알아? 나는 네가 이렇게 찾아오는 것도…… 좋아. 네가 있으면 외롭지 않으니까.
[큰글자도서] 죽이고 싶은 아이 103P, 이꽃님 지음
삶은 성공과 승리로 가득 차 있었고 그런 김 변호사를 모두가 부러워했다. 그런데 지금 철없는 계집애 하나가 겁도 없이 자신을 모욕하고 있었다.
[큰글자도서] 죽이고 싶은 아이 111p, 이꽃님 지음
어느 순간부터 엄마가 절 무서워했거든요. 엄마가 절 무서워하는 게 좋았어요. 그래야 저를 절대로 버리지 못할 테니까. 엄마가 싫어하는 걸 하면 이상하게 화가 나면서도 안심이 됐어요.
[큰글자도서] 죽이고 싶은 아이 121p, 이꽃님 지음
사실 주연은 확신을 느끼고 싶은 것 같다. 난 평소에 자랑을 못 할 만한 존재는 버리는 엄마의 '예외'일까? 사랑받고 있는 걸까? 그건 어디까지지? 엄마가 어디까지 날 봐주고 버리지 않을까? 이래도 날 안 버릴까?라면서, 일부로 엄마의 선호와 반대되는 일을 하고 속을 긁는다. 그건 엄마에게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엄마는 날 사랑해서 버릴 수 없다는 확신을 갖고 싶어서..아마 그건 엄마의 미덥지 못한 행동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엄마는 나한테 사랑한다는 말도 잘 안하고, 맨날 뭘 잘하라고만 하고..가뜩이나 아빠도 그래서 내가 사랑받는 존재하는 확신이 없는 상태. 그래서 애정결핍이 생기고 강박과 불안으로 더 비뚤어지고 못된 짓을 한다. 그래도 엄마아빠 반응은 영 미덥지 못하다. 사랑이 의심스럽다. 그래서 서은이 더 간절했을 것이고 그래서 더 못살게 굴었을 것이다. 서은은 엄마보다 날 좋아할 확률이 높아보이니까 그만큼 더 못살게 굴고, 내가 이만큼 사랑받는구나 넌 엄마아빠와 달리 날 절대로 버릴 수 없겠구나! 게다가 넌 가난한데 내가 옷도 주고 돈도 주고 네 유일한 친구니까!(약간의 우월심 포함) 그래서 그런 못된 짓을 한 후에는 기분이 좋아져서 이중인격마냥 서은한테 잘해주고..아마 서은도 오락가락하는 상대하기 힘든 친구밖에 없어서 같이 불안이 전염됐을 것 같다..
프로파일러의 주연이에게 한 서은이를 친구로서의 우정말고 좋아했냐는 질문...맞는 것 같다. 친구로서의 우정이라기에는 너무 무겁고, 집착과 소유욕이 섞여있다. 이게 성적으로 좋아했냐는 말인지 확신은 못하지만(뒤의 사춘기와 성 정체성에 대한 내용이 일종의 복선일지도 모르겠음) 일단 확실하게 우정은 아니다. 그것보다는 스토커나 전애인이 가질 법한 좀 음습하고 질척질척한, 당하는 사람은 골치 아프고 잘못 걸렸다 싶은 사랑이다. 솔직히 나는 이걸 사랑으로 부르고 싶지도 않다. 뉴스, 소설 속 스토커와 전애인이 할 법한 이런 걸 보통의 사람들은 사랑을 가장한 집착,정신병이라고 부른다..프로파일러가 애써 순화해서 사랑이라고 말했지 사랑은 주연 입장에서나 그렇게 주장 가능하고 서은 입장에서는 친구 잘못 사귐. 친구가 나한테 집착한다..ㅠㅠ 망했다 잘못 걸렸다ㅠㅠㅠ일 것이다.
인관관계를 매우 중요시 여기는 듯한 육개장님의 생각이 드러나는 듯 하네요
서은아, 어디 있어? 나 좀 위로해 줘. 괜찮다고 말해 줘, 제발. 다 괜찮다고, 부탁이야… 서은을 찾던 주연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 찰나, 주연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친구를 그리워하던 눈은 이제 원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게 다 박서은 너 때문이야. 너만 아니었으면, 너만 안 죽었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텐데.
[큰글자도서] 죽이고 싶은 아이 이꽃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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