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sam]18.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읽고 답해요

D-29
어차피 삶은 대부분 잠자는 시간을 포함해 별다른 일 없이 지나간다. 인간에게 삶이 의미 있는 까닭은 그것이 한 편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첫째, 우리가 병들고 노쇠한 사람들을 돌보는 데서 가장 잔인하게 실패한 부분은 이것이다. 그들이 단지 안전한 환경에서 더 오래 사는 것 이상의 우선순위와 욕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이다. 둘째,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써 나갈 기회를 갖는다는 건 삶의 의미를 지속시키는 데 매우 본질적이고 중요한 부분이다. 셋째, 우리에게는 삶의 마지막 장에 남아 있는 가능성을 혁신적으로 바꾸기 위해 제도와 문화, 그리고 대화 방식을 변화시켜 나갈 기회가 있다.
우리는 주로 할머니의 추억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좋은 기억들이 많았다. 그녀는 자신이 신과 사이좋게 지내게 됐다고 말했다. 나는 그녀의 집을 나서면서 적어도 이번만은 일을 제대로 해냈다는 느낌이 들었다. 주얼 할머니의 이야기는 그녀가 마음속에 그리던 대로 끝나 가고 있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을 선택할 기회는 가질 수 있었다.
통증이 가라앉자 아버지는 다시 침착함을 되찾았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에는 변함이 없었다. 병원에서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다. 그 목표 말고 다른 길에 대해서는 전혀 대책이 없다. 아버지는 그런 병원에서는 자신에게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리커버) 중에서 교보eBook for SAMSUNG에서 자세히 보기 :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4808960519091?appLink=KEFS&sAppYn=Y&sPreloadYn=N
화제로 지정된 대화
8-3. 에필로그에서는 저자 아툴 가완디의 아버지가 등장합니다. 그는 시신을 화장한 후 갠지스 강에 재를 뿌리는 것을 원했습니다. 아버지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의사로 살았지만, 그의 마지막 희망은 어린 시절 자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었어요. 그의 유지는 단순한 장례 방식을 넘어 삶의 뿌리로 돌아가고자 하는 그의 깊은 염원을 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장례식에 대해 상상해 본 적이 있나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기를 원하시나요? 수목장이나 화장 등 자연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장례식에는 누구를 초대하고 싶으신가요? 장례식은 어떤 방식으로 어디에서 언제 열리게 되나요? 음식이나 음악까지 정해 놓은 분도 계시지요? 여러분이 상상한 미래의 장례식에 저를 초대해 주세요.
내가 죽고 난 후에 화장을 하고선 재를 풍경 좋은 곳에 뿌리라고 아이들한테 이야기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것이 불법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무덤이나 납골묘를 만들지 않고 뭔가 자연적인 방법을 택하고 싶어요. 요즘 같은 시대에 흔적을 남겨서 자자손손 관리하는 불편함을 주고 싶지는 않네요.
8-3 나이 장례식을 떠올리니 가슴이 먹먹해옵니다. 아직까지 아이들이며 가족에게 해주어야 할 것들이 많기에 그들을 떠난다는 것을 생각하고 싶지 않네요. 그래도 아주 먼 훗날의 모습이라 생각해본다면 평범한 장례식으로 조촐하게 마무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수목장을 원합니다. 그저 그저 자연의 한 부분처럼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공원에 산책하듯 와서 나무에 푸르름에 지친 마음을 풀고 가면 좋겠네요.
사실은 저는 그냥 아무도 모르는,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혼자 죽음을 맞이하고, 산짐승들의 먹이가 되거나... 혹은 그냥 땅에 썩어가거나...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지만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니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면, 장례식은 결혼식처럼 즐거운 분위기에서 오랜만에 친구들이 만나고 맛있는 음식이나 먹는 그런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고, 화장을 해서 재를 고향 집 마당에 뿌려줬으면 좋겠습니다.
[8-3] 유골을 뿌리게 될 사람이 세상에 남겨질 아들일 텐데... 아이와 저의 추억이 가장 많은 곳에 그리고 아이가 자주 올 수 있는 곳에 뿌려달라고 하려고요.
화장이 좋겠어요. 가능하다면 뼛가루는 뿌렸으면 합니다. 가족과 친척이 모여 놀러갔던 그 강이면 좋겠네요. 그때까지 살아있는 가족과 형제, 조카들이 참석해주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식은 작게, 음악은 좀 더 생각해봐야겠어요. 죽기 전에 글을 써둘 생각이에요. 유언이라기 보다는 편지에 가까운 글이고, 장례식 때 대표를 정해 읽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저의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자주 보던 바닷가에 화장해서 뿌려지면 좋을 거 같네요. 법적으로 문제 없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어린 시절 답답할 때 모래사장에 앉아 바다를 들여다보곤 했는데요. 그 모래사장에 일부가 되어서 어린 시절의 저처럼 외롭고 미약한 사람 곁에 있어주고 싶다는 상상을 방금 막 해봤어요. 장례식은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집에서 하고 싶네요. 제가 살았던 공간을 소개해주고 싶어요. 제가 좋아한 책장, 고심해서 붙여 놓은 포스터, 머리 맡에 있는 책과 개어있는 이부자리. 제가 살았던 공간에서 구체적으로 저를 상상해줬으면 좋겠네요. 영정 사진은 없었으면 좋겠고요. 제가 사진보다 실물이 낫거든요. 제 장례식에는 저의 죽음이 아쉬울 사람들이 오셨으면 좋겠어요. 직접 부고를 보내는 건 가족, 친척, 지금 연락하고 있는 친한 친구 몇몇이 떠오르네요. 한 때 들렸던 문학 오픈채팅방과 낭독방, 그믐에도 전해도 될까요? 저희 집으로 놀러 와서 맛있는 거 먹고 제가 어떻게 살았는지 구경하는 느낌이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들기름 막국수와 닭갈비, 만둣국을 좋아해서 자주 해먹는데요. 장례식 메뉴는 이 셋 중에 골라서 놀러 오신 분들이 저희 집에서 같이 만들어 먹어도 좋겠어요. 식재료는 준비해둘게요. 그러면서 제 친구들과 가족들이 서로 친구가 되어도 좋겠고요. 어릴 때 집 형편도 안 좋고 환경도 안 좋아서 집에서 생일 파티를 한 적도, 친구를 초대해본 적이 없어요. 그 당시 저에게 집은 숨겨야 할 공간이었거든요. 저는 그렇게 숨기고 싶지 않았는데 엄마께서 특히 숨어 살도록 하셨고요. 지금 살고 있는 공간은 사람을 초대할 수 있으니 그때 못 했던 파티를 해볼래요. 노래는 지금 제가 갖고 있는 앨범들을 틀어 놓으면 되겠어요. 정우님 1집(지금은 '꽃이 진다면'이 떠오르네요), 2집('허물'이 떠올라요.), 이문세님('깊은 밤을 날아서', '옛사랑') 노래, 아이유('바람꽃'(이 노래는 앨범에 없어서 그냥 틀어야겠어요), 'unlucky') , 이승윤님 2집('꿈의 거처'), 잔나비(나의 기쁨 나의 노래), 장기하님(공중부양 앨범), 쳇 베이커님. 제 취향들을 마음껏 자랑하는 자리가 되겠어요.
이 책도 떠올랐어요. 읽지는 못했지만 살아있을 때 온라인으로 하는 장례식이라? 흥미롭더라고요.
나의 장례식에 어서 오세요『나의 비거니즘 만화』로 2만이 넘는 독자를 성공적으로 ‘비거니즘’veganism의 세계로 안내한 보선의 신작 그림에세이. 2021년 4월 12일, 보선은 ‘장례식’을 올렸다. 보선은 이런 ‘별스러운 이별 의식’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었을까? 그리고 무엇을 얻었을까?
아직 고통을 견딜수 있을때, 진통제에 취하지 않았을때, 정신이 아직 명료한 상태일때 아끼는 사람들을 한명씩 불러 개인적인 인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추억들을 나눠보는 시간을 가지는게 제게는 가장 이상적인 장례식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마지막 순간에는 이미 의식이 없기도 하지만 저 자신의 기억들과 함께 하면서 그래도 잘 살았다고 생각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평생을 함께했고, 가장 내밀한 기억들을 품은 나 자신과 마주하고 싶다는 바램이기도 하구요, 죽은 뒤의 장례식은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니 굳이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마음이에요. 화장을 하고 남은 짐도 없이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는 완전한 소멸을 꿈꿉니다.
상상으로는 상여를 타고 싶네요. 상여를 따르는 모든 사람이 나의 죽음을 기려주겠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럼 좀 살다 가는 것 같이 느껴질 것 같은데, 내가 그런 인간 관계를 맺었나 하고 반성하며 상상을 마칩니다. 현실적으로는 수목장을 원합니다. 장례식은 없어도 되고... 그러니까 무엇을 입고 무슨 관에 들어가고 그런 건 중요하지 않고 그냥 조용히 자연의 일부로 내 육신이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내 영혼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지만.....
저는 죽음까지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마무리했다는 가정 하에 제 장례식은 즐거운 분위기에서 하고 싶네요 결혼식처럼 제가 남긴 사진과 동영상도 틀고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제가 알던 지인들이 먹어 보며 저를 추억하는 그런 자리 그래서 제장례식에 틀 음악 플레이리스트도 만들고 있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마무리■■■■ 2024년 뜨거운 여름, 우리는 죽음이라는 주제로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진솔한 경험과 생각들을 나누며, 서로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참여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합니다. 2014년 미국 출간 이후 큰 화제를 모았던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이듬해 부키 출판사를 통해 한국에 소개되어 많은 독자들에게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생각을 던져준 책입니다. 그믐북클럽은 이처럼 신중한 큐레이션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위한 성찰과 고민에 도움이 되는 책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의미 있는 책과 소중한 만남이 함께 할 그믐북클럽에 꾸준한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그믐북클럽 18기는 7월 18일 종료됩니다. 진도가 조금 늦으신 분들도 시간이 있으니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완주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다 읽었습니다. 너무 좋은 책이네요. 그믐북클럽 덕분에 읽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답하지 못한 질문지가 생겼어요. 쉽지 않은 질문인데요. 시간 들여서 대답해두어야겠습니다. 감사해요!
[마무리] 사람들에게 막연했던 죽음은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경험하며 굉장히 가까이 그리고 무겁게 다가옵니다. 죽음을 안다는 것,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구체화시키는 시간들을 갖게 하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늦게 나마 다 읽었네요. 6장을 읽을 즈음부터 떠나간 어머니가 떠올라서 읽기가 힘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떠나시기 전에 이 책에 담긴 글을 읽어두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모임을 열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혼자서는 완독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계속 읽어야지 했던 책이었는데 그믐북클럽 덕분에 이렇게 완독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나온지 좀 지난 책이다 보니까 계속 미뤄지기만 했는데 신간이 아닌, 의미있는 예전 책들을 북클럽에서 다루니 정말 좋네요. 아주 좋은 책이었고, 몇번 더 읽고 싶은 책이었고, 저 자신에게도 무척 의미있었고, 주변에도 계속 권해주고 싶은 책이기도 했어요.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생생히 겪어본 사람일수록 이 책의 의미과 내용은 정말 무게있고, 깊이 있게 다다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뭄북클럽 덕분이네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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