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어느 날 두 사람은 자신들의 삶이 얼마나 위태로워졌는지를 깨닫게 해 준 사건을 겪었다. 벨라 여사가 감기 증상을 보이다가 귀에 물이 찼는데, 고막이 터지면서 청력을 완전히 잃은 것이다. 소리는 두 사람 사이를 이어 주던 유일한 끈이었다. 눈이 안 보이는 데다 기억력에도 문제가 있었는데, 청력까지 잃고 나니 두 사람은 어떤 종류의 의사소통도 할 수 없게 됐다. 손바닥에 글씨를 쓰는 방법을 시도해 봤지만 벨라 여사는 그걸 인식하지 못했다. 심지어 극도로 단순한 문제들, 예를 들어 옷을 입히는 것조차 그녀에게는 악몽처럼 혼란스러운 일이 됐다. 감각이라는 닻을 잃게 되자 그녀는 시간 감각까지 잃었다. 점점 극심한 혼돈에 빠졌고, 때로는 망상에 사로잡히거나 불안 증세를 보였다. 더 이상 아내를 돌볼 수가 없었다. 그는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으로 지칠 대로 지쳐 갔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p.96,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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