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챌린지] 1. 한낮의 우울

D-29
700쪽이 넘는 벽돌책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입니다. 첫 번째 책은 앤드루 솔로몬의 『한낮의 우울』입니다. 1,028쪽입니다. 앤드루 솔로몬의 『부모와 다른 아이들 1, 2』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했더니 주변 독서가들이 이 책을 추천해줬습니다. 저 역시 솔로몬처럼 우울증으로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우울감에 시달리건 그렇지 않건, 독자에게 자기 내면을 이해하는 기회를 줄 책 같습니다.
『한낮의 우울』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시려는 분들은 가급적 2004년판이 아닌 2021년 개정판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2021년판에 100여 쪽 정도가 더 추가되어 있습니다. 국내 출판사가 2004년판을 만들 때 내용을 누락한 건 아니고, 그 사이에 저자가 한 챕터를 더 썼습니다.
책 표지를 본 아내의 말: “표지부터 우울하게 생겼네.” 무슨 일러스트인 줄 알았는데 영국 화가 유언 어글로우의 작품이군요. 예전 판 표지는 프란시스코 고야의 그림을 가져온 것이었는데, 저는 그 그림이 더 좋네요. 개정판 그림도 나쁘지 않지만.
동감입니다~
허걱! 반... 반갑습니다...?
허걱! 반... 반갑습니다...?
〈모임지기의 말〉에도 썼지만 앤드루 솔로몬의 『부모와 다른 아이들』 정말 강력 추천합니다. 논픽션을 잘 써서 사상가가 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책도 매우 두껍습니다. 1, 2권 모두 벽돌책입니다.
17쪽,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잃은 것에 대해 절망할 줄 아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17쪽, [정신이 건강한 상태에서 우리는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고 일을 사랑하고 신을 사랑하며, 이런 열정들은 우울증의 반대인 활기찬 목적의식을 제공한다.]
18쪽, [슬픔은 상황에 걸맞은 우울함이지만 우울증은 상황에 걸맞지 않은 슬픔이다.]
26쪽, [마음의 병은 진짜 병이며 이것은 몸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의사를 찾아가 위경련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이런 말을 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 이상 없습니다. 우울증 때문이지요!” 우울증이 위경련까지 일으킬 정도로 심각하다면 진짜 해로운 것이며 치료가 필요하다.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아무 이상도 없습니다. 폐기종 때문이지요!” 하면서 넘겨 버릴 의사는 없다.
26~27쪽, [육체와 정신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종종 화학이 동원된다. 의사가 우울증을 “화학적 작용”이라고 말할 때 환자가 안도감을 보이는 것은 충분한 근거가 있는 슬픔과 난데없는 슬픔을 구분하고 완전한 자아가 시간을 초월하여 존재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화학적이라는 단어 자체가 일이 싫다거나 늙어 가는 것이 걱정스럽다거나 사랑에 실패했다거나 가족을 미워한다거나 하는 스트레스성 불만에 대해 사람들이 갖는 부담감을 덜어주는 듯하다. 화학적이란 단어는 사람들을 죄책감으로부터 유쾌하게 해방시켜 준다.]
밑줄 긋고 싶은 대목이 참 많은 책이네요. 어렵지도 않고... 주석을 빼면 800여 쪽인데, 수월하게 완독할 것 같습니다. 우울증을 걸린 적이 없는 분들도 재미있게 읽으실까요? 저는 지금까지는 무척 재미있습니다.
33쪽, [우리는 행복에 대해서는 항상 그 덧없음을 느끼는 반면 우울한 감정에 빠져 있을 때는 그 상태가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느낌을 갖는다.]
37쪽, [우리는 전에는 치료 가능한 것, 쉽게 조절될 수 있는 것을 성격이나 기분으로 취급했지만 이제는 병으로 취급한다. 난폭성도 치료약이 나오는 즉시 병이 될 것이다.]
38쪽, 우울증 환자들이 ‘벼랑 끝에서 떨어진다’는 표현을 쓴다는 대목. 제 경우에는 젖은 솜 같은 게 몸에 얹힌 기분, 코와 입 바로 앞에 투명한 벽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47~55쪽, 팔리 누온의 사례 정말 몸서리가 쳐지네요. 인간의 잔악함에 분노해야 할까, 아니면 그 모든 걸 이겨내려는 힘에 경탄해야 할까.
저자의 첫 번째 우울증 삽화 고백을 읽으며... 저는 저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때 한창 방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촬영일이 되면 그냥 씻고 나가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잘 녹화하고 오곤 했습니다. 아내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제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줄 몰랐고요.
저도 저자처럼 그때 밖에 나갈 일이 없으면 영 몸을 움직이기 귀찮아서(라기보다는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서) 잘 안 씻었습니다. 물론 무기력증이 원인이었지만 당시 저희 집에 뜨거운 물이 잘 안 나온 탓도 조금 있었던 것 같아요.
앤드루 솔로몬이 먹었던 약은 발륨과 자낙스였군요. 제가 먹었던 약은 렉사프로와 아빌리파이였습니다.
저한테는 그 약들이 잘 받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약간 플라시보 효과만 있었던 거 같아요. 어쨌든 용기를 내서 병원에 갔고 약을 처방 받았다는 사실 자체로 조금 나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게 아닌가 싶네요. 그 사실을 우울증으로 고생한 다른 작가와 이야기하다가 알게 되었는데, 그 분은 약을 먹고 나니 너무 행복해져서 문제일 정도였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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