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기] 안온지기와 함께하는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페스트를 읽으며 특히나 공감이 갔던 캐릭터가 있으셨나요?
리유가 주인공이었음에도 저는 그 주변 인물 중 하나인 코타르가 꽤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자살에 실패해 리유와 만나게 된 인물이었죠. 처음엔 단순히 자살소동으로 등장하고 마무리되는 인물인 줄 알았는데, 페스트 시기를 이용해 거대한 부를 손에 쥐는 인물이더군요. 시기를 잘 이용한 것인지, 마침 그 시기에 특수를 누렸던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생각해봐야할 문제지만 우리가 겪은 코로나 때에도 있었던 사람들과 코타르라는 인물이 겹쳐지더군요.
그러나 페스트가 종료되고 나서는 자신의 수입이 다시 나빠지면서 난동을 피우는 인물이 됩니다. 어쩌면 페스트가 질병이 아니라, 인간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어떤 정신적 문제가 질병인 것 같다고도 느껴졌어요. 사실은 질병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았고, 우리는 그저 늘 질병을 안고 살아왔지만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라고요. 마지막 총기 난동까지해서 코타르는 등장 회수에 비해 확실히 강렬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조세프 그랑을 보고 대개는 소시민인 우리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그저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하고 자신의 권리가 침해되어도 그 권리를 회복할 주장도 하지 않는 보통의 우리를 말입니다. 카뮈는 그랑을 보잘 것없고 존재도 없는 영웅, 가진 것이라고는 약간의 선량한 마음과 우스꽝스럽기한 한 이상밖에 없는 영웅이라고 하고 있네요. 그래서인지 보건대 멤버 중에서 페스트에 걸리고도 회복한 유일한 인물입니다. 페스트 상황에서도 묵묵히 시청서기로서의 일 그리고 보건대의 일 또한 자신이 쓰고 싶은 문장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생각했던 그랑이 개인적으로는 잔과 다시 만나 진솔한 대화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랑과 리유가 묵묵히 자신이 하던 것을 계속 이어하는 것에서, 비슷한 인물이라고도 생각되었습니다.
랑베르의 갈등이 참 인간적이었어요! 저런 상황에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갈등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이익만 생각할 지, 본인의 이기심을 버리고 윤리적인 행동을 따라야 할지, 누구든 충분히 할 수 있는 갈등인 것 같아요
저는... 칼같이 탈출합니다ㅋㅋ 일단 나부터 살고나서 다른 사람의 문제를 걱정해야죠ㅋ
그렇다, 인간이 소위 영웅이라는 것의 전례와 본보기를 세워 놓고 싶어 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리고 반드시 이 이야기 속에 한 사람의 영웅이 있어야 한다면, 서술자는 바로 이 보잘 것없고 존재도 없는 영웅, 가진 것이라고는 약간의 선량한 마음과 아무리 봐도 우스꽝스럽기만 한 이상밖에는 없는 이 영웅을 여기에 제시하고자 한다.
페스트 p184,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그들은 130이 910에 비해서 훨씬 적은 수라는 점에서 페스트보다 몇 점 더 앞지른 것이라고 상상하는 모양이다
페스트 p.153 민음사,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진실을 진실로 보이게 하되 진실이 작아보이게 만드는 것. 정치와 언론이 잘 이용하는 것들 중 하나라고 생각되어 문장을 가져와봤습니다. 페스트가 확산되자 사망자 수 발표를 일주일 910명에서 하루 130명으로 바꿉니다. 다를 게 없죠. 그런데도 우리는 130이라는 작은 숫자만 보고 이 병이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다고 여깁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마지막 질문 남겨볼게요! 인류는 코로나와 페스트, 그리고 그 이전에도 다양한 질병 재난을 겪어봤으며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미래에는 과거의 재난에 대한 대비와 태도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페스트는 우리 곁에 움츠린 채 살아서 어느 순간 다시 발현할 것이라는 책의 마지막 부분이 떠오릅니다. 어떤 재난이나 그 어떤 절망의 순간에도 인류는 항상 같은 모습일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처음에는 아닐거야라며 간과하다가 자신은 그 사실과 관계없는 것처럼 행동하다가 자신의 일이 되었을 때는 몸부림치며 슬픔에 포효하겠지요. 그러다가 극복하고 마치 무슨 일이 있었냐는듯 똑같은 일상을 살아갈 것입니다.
맞습니다. 페스트의 마지막 부분에 페스트는 종식된 것이 아니고 움츠린 채 숨었다는 얘기가 나오지요. 큰 재난조차 인간의 의식을 다음 단계로 넘기기엔 역부족인 걸까요. 이번 코로나 사태만 보더라도 기술만 발달했을 뿐 인간이 지닌 의식수준은 페스트 때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보였거든요.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재난을 대비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재난 시 어떻게 해야한다는 교육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때뿐인 것 같아요! 그래서 재난이 일어나게 되면 또다시 반복되는 그런 상황이 되는 것 같아요. 정부에서 좀 더 체계적으로 재난에 대한 대비책를 마련을 해두면 좋을 것 같아요
정부의 신뢰성 회복과 시민의식의 향상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날이오면, 이런 재난 앞에서도 더 나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요. 21세기에 들어선 지금도 양쪽 모두가 만족스러울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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