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들레르 산문 시집 <파리의 우울> 읽기 1

D-29
학대받은 늙은 창녀의 젖꼭지는 무엇을 의미하는 건가요?
키메라 그림입니다.
5) 이중의 방 시인은 두 개의 방에 살고 있군요. 마치 우리같은 보통사람처럼요. "몽상을 닮은 방"은 예술이 있고 시간은 흐르지 않고... 하지만 "누추한 방"에는 시간이 있고 편집장의 독촉이 있고 .... "오! 그렇구나! 시간이 다시 나타났구나....." "그렇다! 시간이 군림한다. 놈이 그 포학한 전제권력을 다시 탈환했다" "땀 흘려라 그래, 이 노예야! 살아라 그래, [...]" ㅎㅎㅎ 우리도 이중의 방에 살고 있지요, 다중의 방일지도 모르지만....
8) 개와 향수병 시인들에게 편집장은 어떤 존재일까요? 재미있습니다. 그러다가 살짝 불쾌해집니다. 돼지에게 진주 목걸이가 아니라, 개에게 향수병이라.... 꽃을 주었더니, DDong을 주지 않았다고 짖어댄다는 장면은 씁쓸하면서 웃음이 나는 장면입니다. "내 슬픈 인생의 어쭙잖은 길동무, 그대마저도 저 대중들과 다를 바 없구려." 나도 혹시 향수 냄새를 싫어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뒷통수가 뜨거워지는 아침입니다. ㅎㅎㅎ
@ICE9 시메르 Chimère, 키메라 Chimera의 프랑스어 발음. 기괴한 괴물을 어깨에 지고 갑자기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사람들은, 도시의 익명적인 군중들을 알레고리로 형상화한듯 합니다. 시메르, 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짓누르고 있는 그 무엇, 일듯 합니다. 특정한 것으로 규정할 수는 없는 것.
늙은 창녀의 학대받은 젖꼭지는 무슨 의미일까요? 또 어떤시에서 나오는건가유
시집 《악의 꽃》에 실린 첫번째 시 <독자에게> 의 시구입니다. 황현산 선생님의 번역으로 보면 "고릿적 갈보의 부대끼고 남은 젖가슴을 핥고 빨아대는 가난한 탕아처럼, 우리는 길목에서 은밀한 쾌락을 훔쳐 말라붙은 귤을 짜듯 자못 힘차게 쥐어짠다." 고릿적 갈보의 부대끼고 남은 젖가슴, 말라붙은 귤은 생기가 다 빠져버려 거의 쾌락을 주지 못하는 대상이에요. 그래도 말라붙은 귤을 짜듯 쾌락의 남은 한 방울이라도 마셔보려 하는 거죠. 권태에 빠져 눈앞의 쾌락에 탐닉하는 걸 멈추지 못하는 모습이 그려지네요.
오 ! 나의 동료여 나의 형제여 나의 위선자여! 너희는 안다 늙은 창부의 학대받은 젖꼭지를 핥고 물어 뜯으며 거짓눈물로 마음의 때가 씻겨나갔다고 착각을 하며 물담배를 피곤 단두대를 꿈꾼다는걸 너희는 안다 이 완고하고 비겁한 나의 친구들이여!
앗...다른 시인가 봅니다.
우리 독자가 즉 모든 인간이 이처럼 난봉꾼과 같다라는 뜻인가유?
시 <독자에게> 맞네요. 당시 프랑스가 제2제정기였는데, 그 전에 숱한 혁명을 거치면서도 체제가 달라지지 얺는 걸 겪은 뒤라서 권태, 무기력이 당시 사회에 퍼져 있었다고 해요. 모든 인간이 난봉꾼 같다고 말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당시 프랑스 사회에 권태가 퍼져 있음을, 권태에 빠져 쾌락에 탐닉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그리고 있어요. 문학작품이든, 사람이든, 여행지든 처음부터 다 알 수는 없어요. 천천히 하나씩 알아가는 거지요. 설레는 마음으로 연애하듯 하나씩 읽어보세요. 그 시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면 그만큼 비밀을 품고 있는 거지요. 비밀을 품은 여행지를 대하듯 탐색해보세요. 또한 시 해석은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읽는 사람들마다 경험과 시각이 달라서 다른 해석이 가능해요. 모든 사람이 사과를 좋아하는 건 아니잖아요. 사과가 맛있다는 사람도, 맛없다는 사람도 있고 그 이유도 제각각이잖아요. 비밀을 풀어간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읽어보세요.
보들레스 문학 학회나 모임 없나요 ㅎㅎ 온라인채팅으로 는 소통의 한계가 있네유
그의 시를 잘 감상하고 싶은데 초심자라 어려운과 한계가 있군요 ㅎㅎ
황현산 선생님 번역의《파리의 우울》에는 주해가 있어서 참고하실 수 있어요.
궁금한것도 많고 어렵기도 하군요 🤩🤩
저는 보들레르가 인간을 죄스럽고 비겁하고 위선적인 인물로 그리고 있는점이 비단 프랑스 사회만을 한정해서 이야기 한것 같지는 않군유🤩🤩
4번 <장난꾸러기>. "새해의 폭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대도시의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을 "폭발"로 표현한 것 같습니다. 19세기 프랑스에서는 새해 첫날이 크리스마스보다 더 큰 명절이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옷을 잘 차려입고 가족이나 친구들을 방문하고 선물을 주고받았다고 해요. https://shannonselin.com/2017/12/new-years-day-paris-1800s/ "탐욕과 절망이 들끓는 진흙과 눈의 혼돈". 진흙과 눈이 뒤섞여 지저분한 거리, 수많은 사람들의 "탐욕과 절망이" "진흙과 눈"처럼 뒤범벅이 된, 혼란스러운 대도시의 거리가 마음속에 그려집니다. 이 시구에 감탄하면서 프랑스어 원문을 찾아보았습니다. 원문에서는 진흙과 눈으로 뒤섞인 거리를 먼저 그립니다. 그 위로 마차가 지나가고, "장난감과 봉봉과자가 번쩍거리고", 그 위에 수많은 사람들의 "탐욕과 절망"을 잔뜩 뿌려놓습니다. 원문에서는 이미지를 차곡차곡 쌓아 입체적인 그림을 세우는 느낌이 들어요. 황현산 선생님의 번역에서는 "진흙과 눈", "탐욕과 절망"이 뒤범벅이 된 "혼돈"이 강조되는 느낌이 들고요. "들끓는"이라는 시어는 프랑스어로는 grouillant(우글거리는, 붐비는, 들끓는)입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들끓다"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1) 한곳에 여럿이 모여 수선스럽게 움직이다, (2) 기쁨, 감격, 증오 따위의 심리 현상이 고조되다. "탐욕과 절망이 들끓는"이라는 시구는 '대도시의 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바글거리고' '그들의 탐욕과 절망의 감정이 끓어오르는'이라고 중의적으로 해석해도 될 것 같아요. 150여 년 전 프랑스 시인이 쓴 시에서 현 시대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빈부의 차이, "채찍"에 시달리는 "나귀"처럼 구속과 억압에 시달리며 "종종걸음을 치"며 살아가는 사람들, 타인에게 과시하려고 "넥타이로 끔찍하게 목이 조여, 완전 신품 양복 속에 감금당한 멋쟁이 신사"처럼 스스로 노예가 된 사람들, "탐욕과 절망이 들끓는" 도시 거리는 그 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탐욕과 절망이 들끓는 진흙과 눈의 혼돈
파리의 우울 <장난꾸러기>,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지음, 황현산 옮김
@숨쉬는초록 혼자 읽었을 때는 무심히 넘어갔던 시구가 선생님의 해설을 읽으니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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